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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이 충남도청 프레스센터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지난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이 충남도청 프레스센터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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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청의 프레스센터 브리핑룸 운영방식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도민들과 시민단체의 기자회견은 불허한 반면, 도의원이나 특정 정당 등의 행사는 허용하면서다. 앞서 충남도인권센터도 브리핑룸 이용제한 조치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충남도 측은 코로나19 방호 규정상 공무원이 아닌 민원인에게 개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충남도청은 2017년 12월 기자실을 통합 개편하면서 개방형 브리핑룸을 운영해왔다. 도민 누구나 예약하면 기자회견을 열 수 있었지만, 지난해 초부터는 코로나19 방역 차원에서 도청 공무원과 언론인으로 이용을 제한하고 있다. 그러나 도의원과 충남도정을 지원하는 일부 사회단체 등에는 기자회견 공간을 제공해 불공평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27일 민주당 소속 충남도의원들이 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양승조 충남도지사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 도의원 29명이 대거 참석해 '충남도가 방역을 고려하고 있는 게 맞냐'는 비판이 거세진 것. '세계 여성의 날'인 3월 8일에는 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회(위원장 김연 충남도의원)가 브리핑룸을 빌려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성 후보 공천 비율을 40% 이상으로 확대하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푸른 정의당 충남도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은 2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도의원들은 지역구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다. 시민단체에 비해 방역을 더욱 철저히 하고 있다는 보장도 없다"며 "심지어 (일반 당원이 포함됐는데도 불구하고) 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회는 브리핑룸을 이용했다. 이는 명백한 차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자회견 인원을 일부 제한하더라도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선에서 시민단체에게도 기자회견을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진숙 충남도인권위원장은 "충남인권센터도 인권침해라는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충남도는 이를 개선하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가 제한적으로 용인되는 것은 평등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짚었다.

앞서 이진숙 위원장은 지난해 6월 11일 '충남도의 브리핑룸 이용제한 조치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다'는 취지로 충남도인권센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에 도인권센터는 '충남도인권보호관 결정'을 통해 표현의 자유가 침해됐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인권센터 측은 결정문을 통해 "2020년 프레스센터 사용현황을 보면 6월 23일까지 모두 65차례 기자회견과 성명서 발표 등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사례는 없었다. 게다가 경상북도와 울산광역시, 세종특별자치시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민간에게 프레스센터나 브리핑룸을 개방하고 있다. 충남도의 조치는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충남도는 여전히 브리핑룸 개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충남도청 공보실 관계자는 "코로나19 충남도 방호 규정상 민원인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확산사태가 완화돼야 브리핑룸 개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도의원들의 기자회견과 관련해서는 "외부에서는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면서도 "충남도의원들의 경우 단순 민원인이 아니다. 업무상 임기제 공무원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충남인권위원장은 "충남도는 도민의 민원을 처리하는 곳이기도 하고, 도민이 주인이기도 한 곳이다"라면서 "브리핑룸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도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만약 방역에 문제가 있다면 충남도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명확한 방역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원인은 브리핑룸 사용이 안 되고 도의원은 된다는 논리가 과연 코로나19 방역과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민간인과 도의원을 가리는 것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태그:#충남도의회 , #코로나19 , #충남도 프레스센터 폐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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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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