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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공무원 출신으로 선출직 공직자로 당선된 이들이 있다. 한 명은 국회사무처 사무차장 출신으로 전북 익산갑에서 국회의원이 된 김수흥 더불어민주당 의원이고, 다른 한 명은 국회사무처 법제처장 출신인 김한근 강릉시장(국민의힘 소속)이다. 국회 공무원의 사회적 영향력 확대를 보여주는 현상으로 해석될 수 장면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최근 '막말'과 '갑질' 논란을 빚고 있다.

'갑질' 논란 불거진 국회 공무원 출신 국회의원

김수흥 의원의 경우, 지난 23일 전북 익산시에 있는 국가 식품클러스터를 방문한 자리에서 막말과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29일 국가 식품클러스터진흥원 노조는 "김 의원이 진흥원을 방문해 처음으로 만난 자리에서 이사장이 도대체 누구를 만나러 갔기에 국회의원이 왔는데 부재중이냐, 두고 보겠다며 으름장을 놨다"라고 주장했다. 또 특정 직원에게 "당신 낙하산이다"라고 매도하고 공개적으로 인격 모독을 줬다고 성토했다. 특히 오해가 있다고 설명하는 직원에게는 발언을 아예 금지시키기까지 했고 그래서 아무도 국회의원이라는 권력 앞에서 해명할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하고 수치심을 참고 당해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이라면서 "제가 전국을 다니며 열정을 바쳐 얻은 노하우와 경험을 말해줬던 것이다. 국회의원이 고향 발전을 위해 그런 얘기도 못 하면 어떡하나"라고 항변했다. 

그는 이사장이 현장이 없던 것과 관련해 "(진흥원 측에서) '이사장님이 양해 전화를 하실 거다'라고 하길래 '전화 오는지 한번 두고봅시다'라고 얘기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당신 낙하산이냐' 등 인격 모독을 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진흥원에 전문가들이 없기 때문에 '사업본부장님도 낙하산입니까'라고 물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여론의 도마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당선 직후에 대한민국헌정회를 통해 전직 국회의장에게 차량과 사무실 및 집기를 제공하고, 임기 만료 후 4년간 운전기사 1명과 비서 1명을 각각 두게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일각에선 '전직 국회의장에 대한 과잉 예우' 법안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강릉시장

김한근 강릉시장은 폭언 논란에 휩싸였다. 회의에 참석하거나 결재를 받으러 온 공무원들에게 "얼마 받아먹었어요?" "영혼이 없다" "남대천(강릉의 하천 이름)에 가서 뛰어내려" 등의 폭언을 했다는 다수의 증언이 제기됐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악의는 없었고, 공익 입장에서 당부를 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26일 "시기적으로 촉박한 일을 하다 보니까 화가 나서 격한 언성으로 혼내는 일이 있었다. 일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이 과거 관행에서 탈피해서 업자들 입장에서 하지 말고, 시민과 공익 입장에서 업무하라는 당부를 한 것이다. 개인적인 감정에서 야단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이어 "일과 관련해서, 높은 질책을 하다 보니까 심한 언동으로 직원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경우도 있었을 것(이다). 악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오해가 없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귀를 더 크게 열고 더 많은 소통하겠다. 향후에는 이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시장 역시 논란에 휩싸인 전례가 있다. 2018년 '불법 인사' 혐의로 강릉지역 시민단체에 의해 고발당한 이래, 2019년에는 본인의 집무실에서 무료로 독감예방 '황제접종'을 맞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자가격리자를 지원하기 위해 즉석밥, 라면, 햄, 참치 등이 들어간 긴급식량 세트 1000박스를 제작, 지급하면서 시장 직명과 자신의 이름을 적은 서한문을 넣어 지급해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이에 대해 정의당 강원도당은 "힘든 시기에 자신의 이름 알리기에 혈안이 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된 국회 공무원 출신 인사들의 지금을 보면서 씁쓸한 마음을 지울 수 없다.

태그:#국회공무원, #선출직, #갑질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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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학 박사,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였고, 그간 <오마이뉴스>와 <프레시안> 등 여러 매체에 글을 기고해왔다. <이상한 영어 사전>, <변이 국회의원의 탄생>, <논어>, <도덕경>, <광주백서>, <사마천 사기 56>등 여러 권의 책을 펴냈다. 시민이 만들어가는 민주주의 그리고 오늘의 심각한 기후위기에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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