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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늑하고 잔잔한 주말농장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진이다.
▲ 힐링이 느껴지는 주말농장 분위기 아늑하고 잔잔한 주말농장의 분위기가 느껴지는 사진이다.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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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귀찮게 직접 농사를 지어? 사서 먹지?"
"도시에서 농사를 어떻게 해?"
"농사는 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도시에서 농사를 짓지 못한다는 말은 다 옛말이다. 도시화로 인해 농촌들은 점점 사라지고 있고 농부들도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농사를 취미로 갖게 되는 사람들은 증가하는 것이 요즘 추세이다. 나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도시에서 살았지만, 농사라는 일차 산업이 어색하지 않다. 유치원을 다닐 때부터 아파트 단지 앞 주말농장에서 갖가지의 농작물을 키우며 자라 왔기 때문이다.

'주말농장'이란 도시 근교에 다양한 작물을 기를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10평 남짓의 텃밭이다. 텃밭 가꾸기는 더 이상 시골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주말농장을 이용한다면 누구나 시티 파머가 될 수 있다. 주말농장을 통해 도심을 벗어나 자연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매력이다. 주말농장을 직접 체험해 보면 주말농장의 더 큰 매력을 알 수 있다.

체험을 통해 얻게 되는 배움

주말농장을 통해 계절에 알맞은 작물을 키우고 재배하면서 자연 속에서 배움을 느낄 수 있다. 주말농장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이 스스로 텃밭을 가꾸어 나가야 한다. 작물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좋은 텃밭 조건을 알아야 하고 사계절이 존재하는 우리나라는 월별 기후가 다르므로 기후에 알맞은 농작물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작물마다 적절한 농작물을 선택했다면 기본적인 농사법 또한 익혀야 한다. 작물마다 가지고 있는 특성이 매우 다양해서 작물마다 농사를 짓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부가적으로 주말농장 준비물과 퇴비 및 제초제 사용법 등 주말농장을 위해 필요한 지식은 무궁무진하다. 성공적인 주말농장을 위해 노력하다 보면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텃밭의 적절한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서부터 농작물을 선택하고 키우는 과정까지 모두 배움이 되는 것이다.

불규칙한 채솟값을 대비

최근 대파 가격이 유례없이 급등하면서 집에서 직접 파를 키워 먹는 '파테크'가 유행이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는 일정하지 않고 그 영향으로 인해 농작물들의 가격은 폭등하기도 하며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요즘 많은 사람이 집에서 키트를 이용해 직접 간단한 작물들을 수확하기도 하지만, 집은 농작물을 키우기 위한 환경이 제대로 조성되어 있지 않아 키울 수 있는 작물에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

주말농장을 이용해 먹을 농작물을 자급자족한다면 불균등한 채솟값에 덜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대파, 상추, 부추와 같은 작물은 한번 씨를 심으면 계속해서 작물이 자라나기 때문에 더군다나 경제적이다. 농사는 어떤 산업보다 환경 요인에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주말농장을 이용하여 농작물을 기른다면, 채솟값 폭등에 대비할 수 있다.
 
직접 주말농장에서 기른 채소들
▲ 직접 주말농장에 기른 채소들 직접 주말농장에서 기른 채소들
ⓒ 안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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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직접 키운 채소나 과일을 먹음으로써 음식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다. 요즘, 대량 생산을 위해 농약이나 비료를 무분별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보기 좋은 채소를 만들기 위해 방부제와 같은 다양한 약품을 사용한다. 어쩔 수 없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출처도 모르는 약품을 사용한 음식을 먹게 된다. 주말농장의 목적은 건강한 먹거리의 생산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먹거리가 대부분이다.

얼마 전 중국에서 김치 공장의 비위생 문제로 큰 논란이 일어났다. 나는 지난번 겨울에 주말농장에 배추 모종을 심어 유기농 배추를 수확했고, 그 배추로 직접 김장을 담갔다. 직접 배추가 나고 자라는 과정에서부터 김장하는 과정까지 모두 참여했기 때문에 음식의 위생 상태에 대한 불안감이 전혀 없었다. 건강하지 못한 음식을 먹어 생기는 부작용과 불안감을 고려해 보았을 때, 주말농장에서 수확한 건강한 먹거리를 먹는 것은 건강, 실리 등 다양한 방면으로 도움이 된다.

주말농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 '책임감'

주말농장이라는 단어 때문에 주말에만 시간을 할애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최소 주 1회는 텃밭에 방문해 주어야 하며, 자주 방문할수록 좋다. 농작물들은 기후와 환경에 민감하므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농작물들은 금방 죽게 된다.

초반에는 대부분의 주말 농장주 분들이 꾸준히 나와 농장을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장마가 지나고 난 후 잡초들이 무성해지면 많은 농주 분들은 주말농장을 포기하기 시작한다. 포기한 농장들은 어느 순간 더 이상 복구할 수 없을 정도로 황폐해진다.

나도 장마 기간이 지나고 여름에 너무 덥다는 이유로 한 달간 주말농장의 관리를 소홀히 한 적이 있다. 내 키보다 크게 자란 잡초에 매우 놀랐고 '포기해 버릴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농장을 복구하기 시작했지만, 농장을 완벽히 복구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주말농장에서 '책임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 주말농장을 단순히 취미로 한다는 이유로, 귀찮다고 해야 할 일을 미루거나 농장을 방치한다면 주말농장은 죽게 된다. 책임감을 느끼고 주말농장을 가꾸어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주말농장을 하는 방법

주말농장은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방법들로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운영하는 농업과 관련된 사이트에 방문하면 주말농장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창원시에서는 약 7평의 면적의 주말농장을 공개추첨을 통해 무료로 분양하고 있다. 주말농장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공공기관뿐만 아니라 사적 기업에서도 소유지를 이용해 주말농장을 운영하기 시작하고 있다. 

주말농장의 목적은 많은 식자재를 수확하려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 먹을 정도의 양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자급자족하는 것이 대부분 주말농장 농주들의 목적이다. 최근 바쁜 도시 속에서 잔잔한 힐링을 느끼고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기 위해 주말농장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손수 가꾼 채소를 먹으면 즐거움과 보람을 느낄 수 있게 된다. 행복의 땀을 흘리는 도시의 농부가 되어 힐링을 느끼고 싶다면 주말농장에 관심을 가지고 도전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태그:#농업, #주말농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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