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강원도 슈퍼 사장님 차태현 조인성의 <어쩌다 사장>이 어느새 방영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영업 7일차 고군분투해준 프로골퍼 박인비 가족에 이어 22일엔 배우 윤시윤, 동현배가 새 알바생으로 등장해 8일차 영업에 적극 나서는 내용이 소개되었다. 지난 2017년 KBS <최고의 한방>으로 호흡을 맞추면서 차태현과 친분을 쌓은 이들은 슈퍼 영업 기간 사상 최대 매출액(?)인 66만원을 벌 정도로 맹활약을 펼친다. 

윤시윤은 능수능란하게 설겆이 등 허드렛일을 담당해주는가 하면  신용카드 결제도 큰 어려움 없이 처리해준다.  동현배는 유니폼 삼아 동대문 시장에서 사온 할머니용 겨울옷을 완판시키면서 가게 영업에 일조한다.  시골 슈퍼라고 만만히 생각했다가 몰려오는 손님에 당황하기도 했지만 두 사람은 좋은 호흡 속에 적절히 대처하며 훈훈하게 하루 일과를 마무리 지었다.

​그런데 언제나 그렇듯 잔잔하게 웃음짓게 만드는 <어쩌다 사장>의 이날 방송에선 말미에 담긴 이들 출연자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의외의 울림을 선사했다.  연기자 후배의 고민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을 섞어 조언하는 선배 차태현, 조인성의 즉석 인생 상담이 바로 그것이다.

"누구지...개그맨인가?"  아직은 인지도 부족한 배우 동현배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차+조사장을 비롯해서 슈퍼 일손을 돕기 위해 찾아온 윤시윤만 하더라도 남녀노소 알만한 대표작(제빵왕 김탁구)을 지닌 유명배우들이다. 반면 그와 함께 출연한 동현배는 뚜렷히 시청자들의 기억에 남은 존재는 분명 아니었다. 그저 사람들에겐 그냥 인기가수 태양(빅뱅)의 형일 뿐. 가게에 찾아온 손님들도 윤시윤은 반갑게 맞아줬지만 동현배는 "저분 개그맨인가?"라고 생각할 정도로 낯선 인물에 불과했다.

​이른바 '인지도 굴욕'을 겪긴 했지만 그래도 동현배는 90도로 인사하고 씩씩하게 자신의 이름을 소개하면서 정성을 다해 손님들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어진 저녁 식사 시간. 그는 선배 차태현, 조인성 등과 술 한잔 기울이며 현재 마음 속 지닌 자신의 고민을 조심스럽게 꺼내본다.  

차태현의 표현을 빌자면 "<최고의 한방>에 나온 윤시윤, 이세영, 김민재,  차은우, 보나 등 후배 배우들은 모두 잘 되었다. 현배만 빼고."  달리 부인할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기에 선배의 '팩트 폭력'에 그는 쓴 웃음을 지어 보인다. 지난해 OCN 드라마 <루갈> 이후 1년 가까이 연기 공백기를 맞으면서 동현배는 여러 고민을 지니고 있었다. 과거 그와 연극 무대에서 땀흘렸던 후배들이 지난해말 각종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게 되자 박수를 보내면서도 처음으로 배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연기대상 전무" 차태현의 고백...조인성의 격려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tvN

  
​이 말을 들은 차태현은 이에 공감하면서 자신의 경험을 소개한다. 아직까지 차태현은 연기대상, 남우주연상 같은 큰 상을 타본 적이 없다. 친구 장혁이 KBS <추노>로 대상을 받고 조인성도 남우주연상을 수상하는가하면 절친 김종국 역시 가요대상을 차지할 때 부러운 마음이 생겨났다고 솔직하게 이야기 한다. 물론 "김종국이 연예대상 받은 건 하나도 부럽지 않다"라는 말로 분위기를 화기애해하게 이끌어 나간다. 톱스타지만 차태현의 이런 고백은 누구나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음을 돌려 말하는 것처렴 비춰졌다. 

​여기에 조인성은 몇가지 조언을 덧붙여 "무명 배우" 동현배를 격려한다. "부러움이 생긴 건 긍정적인 신호다. 부러움을 억누르면 타인의 불행을 나의 행복으로 느끼기도 한다"고 말한다. 연기 선배들도 똑같은 고민을 수없이 해왔음을 전하면서 "확실한 건 너를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거야"라며 기운을 북돋아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어쩌다 사장> 방영 전후로 동현배는 새 MBC 드라마 <미치지 않고서야>에 캐스팅되어 한창 촬영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어찌보면 1년 가량 연기를 쉬었던 동현배에게 차태현, 조인성과의 만남은 예능 출연을 넘어 연기 인생 재도약의 좋은 기회가 된 것일지도 모른다. 여전히 "빅뱅 태양의 형"으로만 인식되어온 그였지만 이날 방송에서 만큼은 분명 재도약을 꿈꾸는 연기자 동현배였다. 한편 열심히 살겠다고 각오를 다지는 동현배에게 조인성과 차태현은 간단 명료한 말로 모든 상황을 정리해버린다.  

"그냥 살아..."    ​

하긴 인생이야기라는게 그리 특별한게 있겠는가. 딱 차+조사장은 딱 두사람 다운 조언으로 이날 방송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는다.  맛깔나는 라면, 각종 안주를 만들면서 주민들과의 교감을 나누던 <어쩌다 사장>은 '카운슬링' 예능 마냥 격려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 방송으로 잠시 동안 변신에 나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어색함 없이 시청자들에게 다가왔건 배우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사실은 우리도 경험해왔던 인생 속 경험과 비슷했기 때문이었으리라.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지난 22일 방영된 tvN '어쩌다 사장'의 한 장면. ⓒ CJ ENM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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