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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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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재보궐선거 때 '활짝' 웃었던 국민의힘이 단 2주 만에 '자중지란'을 겪고 있다. 박근혜·이명박 두 전직 대통령 사면 요구에 대통령 탄핵 자체를 부정하는 발언까지 나오면서 당 안도 시끄럽고, 밖에선 '입장을 분명히 하라'는 요구가 거세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23일 "최근 국민의힘에서 재보선 민심을 탄핵 부정과 사면 요구의 근거로 둔갑시키려는 망발이 잇따르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즉각 사과하고 당 차원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원조친박을 자랑하는 5선의 서병수 의원이 '탄핵은 잘못됐다'며 전면 부정하고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이 박형준·오세훈 두 시장은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다"며 "급기야 원내대표 경선에 참여하는 4인 모두 '빠른 사면'에 입장을 모았다"고 지적했다.

오 대변인은 "이쯤 되면 (탄핵 부정과 사면 요구는) '일각'이 아니라 국민의힘 전체의 의견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규정했다. 이어 "재보선 후 결과에 도취되지 않겠다며 자성하던 국민의힘이 선거 끝난 지 딱 2주 만에 속내를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모습에 시민들은 아연실색하고 있다"며 "정치권이 박근혜씨 사면을 그 어떤 정치적 거래나 정무적 논의의 대상으로 삼으려고 한다면 감당할 수 없는 국민적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4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사면 필요성을 주장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4월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사면 필요성을 주장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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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급한 불부터 끄려고 나섰다. 그는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사면은 대통령의 결단이고, 우리는 당이 공식적으로 사면을 요구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이 문제로 '도로한국당(박근혜 탄핵을 부정한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한다는 뜻)이냐'는 비판도 나온다는 질문에는 "그것과 우리 당이 (자유한국당 시절 기조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결코 연결될 수 없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재섭 비대위원도 회의 때 "당권주자, 대권주자로 불리는 분들이 하나된 목소리로 사면을 주장해 당론이 사면론으로 굳어지는 느낌이 든다"며 "하지만 당내엔 사면론에 부정적인 정치인들도 분명히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많은 젊은이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들이 가졌던 기대를 저버리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과거로 돌아가지 말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대세를 거스르긴 어렵다. 이제 우리는 과거를 넘어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청년연구모임 '요즘것들연구소(황보승희, 허은아, 하태경, 임이자, 이준석, 이영, 이양수, 이성권, 박민식, 김재섭, 김웅)' 역시 "탄핵 부정은 법치 부정이고, 우리 당의 길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냈다. 이들은 "우리 당이 지난 4년 간의 선거에서 전패한 것은 탄핵을 인정하지 않고 변화를 거부하는 것에 대한 국민의 질책이 컸다"며 "탄핵을 부정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자 이번 보궐선거에서 지지를 보내준 청년과 중도층에 대한 배신"이라고 진단했다.

태그:#박근혜 탄핵, #국민의힘,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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