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순자 역을 맡은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배우 윤여정이 26일(한국시간) 오전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영화제'에서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 ABC 생중계 화면 캡처

   "나는 그냥 재래시장이나 지켜야지 뭐~"

영화 <여배우들>(2009, 이재용 감독) 속 윤여정은 한류 스타 최지우를 보며 그렇게 말했다. 송혜교는 중국시장, 최지우는 일본시장에 진출해 한류스타 대접을 받는 현실을 접하며 내뱉은 대사였다. 10여 년이 지나 그때와 다른 상황이 벌어질 거라고 그는 예상이나 했을까. 윤여정은 영화 <미나리> 하나로만 해외에서 90여 개의 상을 받았다.

'아시아 배우로선 63년 만의 쾌거'라는 등 언론에서 연신 기사를 내왔지만 정작 윤여정은 "내가 무슨 올림픽 선수쯤 된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양이다"라며 아카데미 레이스에 과한 의미 부여를 일찍부터 경계했다. 지난 3월 중순,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로 확정된 직후 "이미 수상한 기분"이라며 벅찬 감정을 드러낸 그는 "매니저와 함께 축하할 건데 문제는 매니저가 전혀 술을 마실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 혼자 술을 마셔야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역시 윤여정다운 발언이다.

말과 행동을 이토록 일치시켜 온 배우가 있을까 싶다. 5년 전 영화 <죽여주는 여자> 인터뷰로 만난 그는 기자에게 "환갑 때까지 돈을 열심히 벌었다. 이젠 사치스럽게 살고자 결심했다"고 말한 바 있다. 돈을 신경 쓰지 않고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 감독과 마음껏 작업하겠다는 의미다.

그 덕인지 환갑을 넘기며 저예산 영화, 단편 영화, 심지어는 질색하던 예능 프로까지 가리지 않고 출연하며 '사치'를 부려온 그의 주변엔 적게는 십수 년, 많게는 삼사십 년 넘게 나이 차가 나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그들은 윤여정을 '친구'라 표현하길 꺼리지 않는다. 윤여정을 아끼고 응원해 온 사람들을 통해 그의 참 매력을 다시금 알아보고자 했다. 

[나영석 피디] "친한 누나가 올림픽 출전한 기분"
 
'윤식당' 윤여정, 노배우의 한식당 도전  배우 윤여정이 20일 오후 서울 영등포의 한 웨딩홀에서 열린 tvN 예능 <윤식당> 제작발표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윤식당>은 배우 신구, 윤여정, 이서진, 정유미가 복잡한 도시를 떠나 인도네시아 발리 인근 섬에서 7일간 작은 한식당을 운영하며 색다른 일상을 즐긴 이야기를 담은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이다. 24일 금요일 오후 9시 20분 첫 방송.

2017년 3월 진행된 tvN 예능 <윤식당>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 윤여정. ⓒ 이정민

 
"난 분명히 No! 라고 했다. 연기로 평가받을 때 칭찬이든 비평이든 불만 없는데 예능에 나온 내 실제 모습에 어떤 댓글이 달린다고 해봐. 얼마나 스트레스인가. '조용히 늙고 싶다'고 나 피디에게 말했었다. 그런데 그에게 함락당했다. 내 아들보다 한 살이 어린데 그의 진정성과 진지함에 반했다. 어서 배운 척하고 그걸 써먹는 사람이 아니더라." (2016년, 기자와의 인터뷰 중 http://omn.kr/pdx9)

명실공히 나영석 피디는 윤여정을 예능 세계에 빠뜨린 장본인이다. 윤여정의 공식적인 첫 예능 출연은 2009년 <무릎팍도사>지만, <꽃보다 누나>(2013)를 시작으로 <윤스테이>까지 무려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윤여정을 예능 프로에 서게 한 건 오롯이 나영석 피디의 공이라 할 수 있다.

4월 초 나영석 피디는 종영을 앞둔 <윤스테이>의 감독판 촬영을 위해 윤여정을 만났다. "(외국 언론과 인터뷰 하느라) 밤낮이 바뀌어 피곤해 죽겠다. 영어가 안 돼 짜증난다"며 투정할 정도로 나 피디와 윤여정의 사이는 깊다. 

"8년 전 <꽃누나> 첫 미팅 때가 기억난다. 오히려 제가 감사했던 게 '< 1박2일 > 너무 재밌게 봤다. 내가 당신의 팬'이라 하시더라. 여배우 중 가장 연장자 분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선생님의 솔직하고 가감 없는 언변, 통통 튀는 이미지가 매력이었지. 다행히 제가 하는 예능엔 일정한 틀이 없으니 어떤 상황에서 행동하는 걸 재밌어하셔서 지금까지 작업하시지 않나 싶다. 물론 <윤식당> 같은 경우 뜨거운 불 앞에서 장시간 요리하는 거 힘드시지. 그걸 또 선생님께선 대충 하지 않으신다. 

선생님은 프로젝트가 말이 되는지 당신이 할 만한 건지를 생각하신다. 제가 제안했을 때 마음에 안 드셔서 안 하신 것도 있다. 제가 하는 예능이 자연스러운 매력을 발산하게 한다고들 하는데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자연스러운 매력 발산은 맞지만 그렇다고 매력 없는 아무나 나와도 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시청자분들은 자연스러운 상황을 좋아하면서도 각 캐릭터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본다. 보면서 너무 밋밋하다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 되는데 그게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다.

일상에서 매력적인 사람이 TV 프로에서도 매력적일 가능성이 높다. 종종 연예인 중에선 일상과 연기하는 게 다른 사람도 있거든. 개인적으로는 앞뒤가 같은 사람을 좋아한다. 그래야 자연스러운 틀에서도 매력을 보일 수 있으니. 그 부분에서 여정 선생님은 너무 매력적이지. '나 힘들어, 피곤해' 하시면서도 위기나 힘든 부분을 또 재치있게 헤쳐가시거든. 사람들도 그 부분에서 즐거워하고 호감을 느끼는 것 같다. 제작진도 그런 매력에 반해서 지금까지 이어가고 있는 것이고."


생각을 분명하게 밝히면서도 모나지 않는 느낌을 주는 것. 나영석 피디가 꼽은 윤여정의 특별한 매력 중 하나였다. 결국 유머다. 나 피디는 최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윤여정의 소감 중 '고상한 척하는 영국 사람들에게 상을 받았다'는 발언을 예로 들었다. "연예인들이 보통 그런 발언을 카메라 앞에서 안 하는데 선생님은 재치있게 자유롭게 표현하신다"며 "선생님 같은 존재가 우리에겐 되게 고맙다"고 말했다. 

"가끔 주변에서 윤여정 선생님에 대해 물으면 하는 대답이 있다. 선생님이 들으면 기분 나쁘실 수도 있는데 만나면 희한하게 어르신이라기보단 친구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물론 선생님의 경력과 나이에 대한 존경이 있는데 그건 둘째 치고, 선생님을 만나면 이야기가 끊이질 않는다. 제가 연기자분들과는 사석에서 잘 안 만나는데 선생님과는 술도 먹고, 밥도 먹으며 대화할 기회가 많았다. 요즘 일어나는 사회 이슈도 가감 없이 그것도 유머러스하게 펼치신다. 사실 그 연배의 선생님을 만나면 할 수 있는 대화가 정해져 있는데 여정 선생님을 만나면 친구들과 나눌 법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그게 참 즐겁다."

끝으로 나영석 피디는 "친한 누나, 평소 같이 술먹고 놀던 사람이 올림픽에 출전한 것과 같은 일"이라며 윤여정의 미국 아카데미 행보에 대한 소회를 전했다. 그는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제가 늘 아는 윤 선생님이기에 인생의 큰 이벤트 정도로 즐겨주시고 돌아오셨으면 좋겠다"는 응원의 말을 남겼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 "동시대 사는 우리에게 용기와 자극 줘"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 컷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스틸 컷 ⓒ 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1966년 TBC 탤런트 공채 합격 후 시작된 배우 윤여정의 연기자 생활은 앞서 말했든 한 번의 단절이 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 전까지 그는 TV에선 장희빈 역할 등으로 표독스런 악녀의 대명사였고, 영화에선 김기영 감독의 <화녀>(1971) 이후 <충녀> <하녀> 같은 시리즈물로 파격적 광기의 대명사가 됐다.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나 미국에서 살던 그는 이혼 후 1980년 초 한국에 돌아오면서 다시 연기를 택했다. 당시 방송가는 그를 쓰는 걸 다소 꺼려했지만, 김수현 작가의 작품을 하게 되며 봇물 터지듯 여러 작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두 아이를 위해 말 그대로 닥치는 대로 연기했고, 그를 오래 아는 지인들은 '소녀 가장'과도 같은 연기자 생활을 했다고 말하곤 한다. 

심재명 명필름 대표는 1990년대 중후반부터 윤여정을 주목하며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뜸했던 영화출연을 성사시키려 <조용한 가족>(1998)을 제안했지만 불발됐다. 하지만 임상수 감독의 <바람난 가족>(2003), <그때 그 사람들>(2005)을 연이어 제작하며 한국영화 황금기로 불리던 2000년 초중반에 윤여정을 스크린에 등장시키는 데 역할을 했다. "연세가 무색할 만큼 젊은 생각을 가진 분"이라며 심재명 대표는 윤여정이라는 사람, 배우에 대해 전했다.  

"본인에게 영감을 주고 믿을만하다 싶으면 계속 연을 이어간다. 임상수 감독, 홍상수 감독, 이재용 감독이 대표적이지. 사실 <바람난 가족>이 되게 파격적이고, 임상수 감독 특유의 주제의식이 불편할 수 있잖나. 윤 선생님은 농담처럼 '집을 고쳐야 해서 돈이 필요했다'고 쿨하게 말씀하셨지만, 작품의 메시지에 동의하셔서 한 거지. 김기영 감독님 작품으로 영화에 데뷔한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들과 쭉 작업하셨다. 영화 만드는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거의 노년인 연세인데도 생각을 실천하는 모습이 특별한 것 같다. 주류 영화뿐 아니라 <찬실이는 복도 많지>나 <죽여주는 여자> 등 선택하기 어려운 작품을 과감하게 하시지 않나. <미나리>도 타국에서 매우 적은 예산으로 촬영하는 어려운 여건이었는데 마다 않고 하셨다. 그런 선택이 지금의 결과를 가져온 원인이 된 것 같다." 


심 대표는 "그분 주변엔 항상 젊은 사람이 들끓고 있다"고 귀띔했다. "편하게 소통하고, 친구가 되시는데 그 연세에도 누구보다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며 대화하는 걸 좋아하신다"며 그는 "조언을 할 때도 꼰대의 말이 아니라 유머 있게 그리고 시크하게 하신다"고 매력을 표현했다. 

"제게도 어려운 상황에서 꾸준하게 영화 만드는 걸 대견하다 하셨는데 워낙 또 진지하거나 심각해지는 걸 안 좋아하신다(웃음). 아카데미 시상식이야 사실 봉준호 감독 말대로 로컬 영화제고, 우리가 너무 거기에 열광하는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70이 넘은 연기자가 이런 상을 받는다는 건 많은 사람들에게 큰 자긍심을 주는 것 같다. 이게 벼락처럼 갑자기 온 게 아니라 70 중반이 될 때까지 꾸준히 달려온 배우가 받는 거잖나. 젊을 때만 화양연화가 아니라는 것, 삶은 역시 계속 이어진다는 거다. 동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용기와 자극을 준다."

[이재용 감독] "요행을 바라지 않는 진짜 배우"

이재용 감독은 자타공인 친 윤여정 파다. 윤여정을 주축으로 감독, 작가, 기자, 건축가 등이 두루 모이는 사모임 '지풍년'(만나면 다들 자기 얘기만 신나게 한다며 '지랄이 풍년'이라고 한 윤여정의 말에서 비롯됨-기자주)을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다. 윤여정은 이재용 감독의 <여배우들>(2009), <죽여 주는 여자>(2016)에 출연했고, <죽여주는 여자>로 데뷔작 <화녀> 이후 45년 만에 해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이재용 감독 기억으로 윤여정과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임상수 감독 부부의 소개로 알게 된 이후 사적으로 자주 윤여정과 어울렸던 그는 인간 윤여정으로부터 <여배우들> 일부의 영감을 얻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죽여 주는 여자>에서 윤여정에게 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하는 소위 '박카스 할머니' 소영 역을 맡겼다. 윤여정은 촬영 동안 영화의 소재와 죽음을 다루는 주제 때문에 심적으로 힘들어 했다는 후문. 이후 한 인터뷰에서 윤여정은 당시를 떠올리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감독의 목을 조르고 싶었다'라고 표현하기도 했으나, 두 사람은 그 후에도 서로 자주 만나며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윤여정 선생님은 허황된 꿈을 꾸거나 야심 차지 않다. 그 부분이 멋있다. 그저 자기에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시면서 요행을 바라지 않지. 최근까진 오스카 레이스를 하시느라 무척 바쁘셔서 문자로만 연락했다. 금메달 따서 오시라고(웃음). 사실 '미나리'가 미국에서 주목받고 여우조연상을 하나둘 받기 시작했을 때 모임에서 이러다가 아카데미까지 가시겠다고 그랬을 때 손사래를 치시면서 '꿈도 꾸지 마. 오스카에 오자라도 꺼내는 사람이랑은 만나지도 않을 거야'라고 하셨다. 

그렇게 주변의 기대에 애써 평정심을 찾으며 들뜨지 않으시려 했지만 결국 현실이 되고 있잖나. 종종 살다 보면 별별 일이 다 있고, 인생에는 늘 놀라운 일이 기다리고 있다고 말하시곤 하는데 그게 그분의 성격이다. 일말의 기대를 했다가 안 됐을 때 오는 실망감에 맘이 상하느니 기대를 아예 안 하다가 보너스처럼 그런 일이 이루어지면 다행이라고 여기시는 거다." 


이재용 감독은 김기영 감독의 작품들, 그리고 윤여정의 영화 복귀작인 박철수 감독의 <어미> 등을 보며 이미 마음에 윤여정이 각인돼 있었다고 말했다. "스스로는 연기자로서 운명을 느꼈다거나 타고난 게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 것 같지만 연출가들에게 발견되면서 어려운 역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하셨던 것"이라며 이 감독은 "결혼과 함께 연예계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을 땐 말 그대로 뒤도 안 돌아보고 생계형으로 연기해오셨다. 나이 60을 넘기면서 비로소 좀 여유를 갖고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화정 기자, 그리고 홍보마케터]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돼"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 컷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스틸 컷 ⓒ 찬란

 
<씨네21> 출신인 이화정 영화 저널리스트는 윤여정과 연을 맺고 있는 지인 중 매우 어린 축에 속할 것이다. <바람난 가족> 때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후 윤여정은 먼저 연락을 해와 그에게 밥을 샀다고 한다. "김기영 감독의 작품을 보며 배우로서 너무 만나고 싶었다. 다른 매체에선 가십으로 그분의 개인사를 다루곤 해서 저의 접근을 좋아하셨던 것 같다"며 이화정 기자는 말을 이었다. 

"(윤여정 배우는) 그분 세대와는 좀 다른 감각이 있다. 현대적이랄까.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영화 르네상스를 이끈 감독들이 대부분 시네필(영화광)이잖나. 김기영 감독 작품에 환호하던 그들이기에 윤여정 선생님이 다시 활동하기 시작한 건 마치 김기영 감독 페르소나의 복귀였지. 좋은 배우가 당시 왕성하게 활동하던 감독들 앞에 나타난 거다. 설정이 센 역할을 많이 해서 윤여정이란 배우가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데, 사실은 굉장히 성실한 분이다. 작품들을 보면 일단 물리적인 시간을 투자하지 않고는 해낼 수 없는 게 많다. 김수현, 노희경 작가 작품이 그렇다. 

몸이 힘들면 사실 안 할 수도 있는데 윤여정 선생님은 자신에게 오는 작품을 놓치지 않았다. 동시대와 호흡하면서도 파격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예전에 인터뷰에서 그런 말씀을 하셨다. '내 나이엔 뭘 하든 잃을 게 없어서 과감하게 할 수 있다'고. <미나리>를 하실 때 이렇게 미국에 가실 줄 알았겠나? 다른 저예산 영화처럼 <미나리> 환경도 되게 열악했다. 선생님은 그저 해오던 대로 에너지를 쏟아부어서 임무를 완수한 건데 우주의 기운이 마침 모인 거지."


이화정 기자 또한 거리감 없는 세련된 취향을 윤여정의 매력으로 꼽았다. "대화가 통하는 친구들끼리 관심사가 비슷하면 깊은 얘길 하게 되는데 윤여정 선생님이 그렇다"며 그는 "나이 차가 많다고 해도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는 사람 중 한 분"이라 말했다.

배우 윤여정은 일하는 과정에서 본인이 궁금한 게 있다거나 함께 하는 사람에게 끌림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먼저 다가가는 타입이기도 하다. 그와 두 작품 이상을 함께 한 홍보마케터 A씨가 대표 사례일 것이다. 한 영화 홍보 과정에서 윤여정은 대뜸 A씨에게 인터뷰나 홍보 방법을 물어봤고, A씨 또한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 답한 게 계기가 됐다.

"윤여정 선생님은 관객과 언론 반응에 관심이 많으시고 적극적으로 움직이시는 분이다. 솔직하게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하신 게 있는데 그냥 과장이나 포장 없이 얘길 했다. 그걸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잘 모르는 분은 윤여정 선생님을 날카롭고 차갑게 볼 수도 있지만 섬세하고 따뜻한 분이다. 홍보 기간 제가 허리를 삐끗해서 걷는 게 힘든 상황이 있었는데 다음날 댁에서 효과가 좋다며 파스를 챙겨와 주셨다. 앞으로도 선생님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기면서 일하는 모습을, 더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보고 싶다. 그것만으로도 많은 위안과 힘을 얻는다."
윤여정 미나리 오스카 나영석 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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