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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일상적인, 치명적인 채용성차별'은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을 계기로 채용성차별을 다양한 각도에서 짚어본다. 한국여성노동자회가 기획한 본 시리즈 기사는 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에서 활동하는 서울여성노동자회, 여성노동법률지원센터, 전국여성노동조합과 함께 했다.[편집자말]
동아제약 채용성차별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다. 동아제약은 성차별 면접을 인정하는 사과문을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도 성차별 없는 채용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지원과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여성들의 채용성차별 폭로는 줄어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논란이 된 편의점 채용공고 지난 13일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지원조건으로 건 편의점 모집공고가 올라왔다. 논란이 된 이후 해당 공고는 삭제되었다.
▲ 최근 논란이 된 편의점 채용공고 지난 13일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지원조건으로 건 편의점 모집공고가 올라왔다. 논란이 된 이후 해당 공고는 삭제되었다.
ⓒ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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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채용과정에서 페미니스트를 배제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게임 시나리오 지망생은 대기업 게임회사 면접에서 "SNS에서 페미니스트라고 이슈가 된 일러스트레이터의 그림을 게임에서 지우겠는가?"는 질문을 받아야 했고, 최근 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모집하는 데 "페미니스트가 아닌 자"를 지원 자격으로 당당히 내세웠다.

페미니즘 사상검증
 
 2020년 7월 14일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및 노동, 시민단체들이 게임업계 사상검증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2020년 7월 14일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및 노동, 시민단체들이 게임업계 사상검증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였다.
ⓒ 전국여성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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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페미니즘을 지지했던 게임 성우 교체 사건을 시작으로 게임 일러스트레이터와 웹툰 작가들이 계약 해지(교체) 및 사이버불링으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보는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났다. 이른바 '게임업계 사상검증'이라고 알려진 위 사건은 2020년 7월 8일,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사상 및 정치적 의견을 이유로 한 여성 작가 배제 관행 개선을 위한 의견표명' 결정이 내려졌다.

국가인권위원회 결정문에 의하면 페미니즘과 관련한 글을 공유하거나 지지를 표했다는 것을 이유로 온라인상에서 괴롭힘 및 혐오 대상이 되고 다수의 집단행동에 의해 사실상 직업수행에 있어 불이익을 받는다는 것은 부당한 일이므로, 법령·제도·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즉, 게임 업체들이 작업자의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었음이 명백한 인권침해이자 차별행위임이 밝혀진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이러한 결정이 나왔음에도 게임업계를 비롯한 고용주들은 아직도 채용과정에서 페미니즘 사상검증이 왜 잘못된 것인지 인지하지 못한 것 같다. 언제나 존재했던 채용성차별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었던 사례는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업준비생은 채용과정에서 성차별을 당해도 신고하기 어렵다. 업계 블랙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거나 취업의 길이 완전히 닫힐 것이 두려워서 부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 특히 코로나19로 세계적인 경제위기 앞에서 철문같이 굳게 닫힌 취업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물론, 이번 동아제약처럼 용기 있는 목소리를 낸 사례도 있었다. 사회적으로 큰 문제였던 금융권 채용성차별은 남녀고용평등법 제7조를 위반했으나 최고 벌금인 500만 원이 전부였다.

또한, 게임업계 사상검증 피해자들은 근로계약을 체결한 노동자가 아니기에 국가인권위원회 조사대상에 해당되지 않는 등의 이유로 진정이 각하됐고, 남녀고용평등법의 보호조차 받지 못했다. 결국,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직무와 관련된 질문보다 성차별적 질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여성노동자들은 채용과정에서 고용 이후까지 성차별을 버터야 했다. 우리 사회 숨 쉬듯 만연한 성차별을 없애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채용성차별을 뿌리 뽑기 위해선 기업(업계)의 성차별적 관행을 개선함과 동시에 정부와 국회도 기존의 법·제도가 실효성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이다.

또한 창작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등 사회적 보호망에서 소외받는 노동자들이 성차별에서 벗어나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제도도 필요하다. 성평등한 채용문화를 위해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인 태도로 나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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