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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챙이 잡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올챙이 잡이를 하고 있는 아이들
ⓒ 용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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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나 싶으면 여기저기에서 또 다른 시작이 생긴다. 언제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는 적군을 상대하는 전쟁터 군인이 이렇게 무섭고, 답답할까? 그래도 다행인 것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했던 2020년과 다르게 올해는 그 두려움이 확실히 줄어든 것 같다. 아이를 둔 엄마로서 학교에서 부분적이기는 하지만 수업이 진행되고, 급식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너무도 다행이다.

용인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필자의 아이는 선생님과 일대일, 또는 반 전체가 마을 나들이를 자주 나간다. 교실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교내를 산책하며 학교 숲의 동·식물을 관찰하거나 잡기놀이를 하며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시간이 더 많다. 작년에 충분하게 하지 못한 것이 많이 아쉬웠는지 선생님은 올해 매일 빠짐없이 아이들과 마을 나들이를 한다. 보고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을 아이들이 이야기로, 글로, 그림으로 풀어낼 수 있게 도와주신다.

둘째 아이 친구들과 숲에 가려고 준비한 날, 첫째가 선생님과 함께 마을 나들이를 갔던 논에 올챙이를 잡으러 간다고 나섰다. 이때만 볼 수 있는 올챙이를 보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 계획을 수정하고, 형들을 따라 논으로 갔다. 형들은 아는 길이라 서슴없이 가는데, 동생들의 발걸음이 느리다. 그래도 밀어주고 당겨주고 어찌어찌 논까지 15분을 걸어 도착했다. 왠지 우리가 자랄 때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기분이 묘해졌다.
 
올행이
 올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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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마을에 논이 있었다는 것에 놀란 아이와 더 놀라는 엄마, 논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여기에서 올챙이를 잡은 건 처음이라는 엄마, 그리고 아이들이 올챙이 잡이에 몰두하는 모습, 즐거워하는 모습이 행복한 엄마, 논에 빠져 허우적대면서도 웃음이 계속 나는 아이들, 모두 그들만의 시간을 보냈다. 모두 우리를 논으로 인도해준 선생님과 형들 덕분이다. 우리 어렸을 땐, 당연하게 동네 형, 누나들과 어울렸는데 이런 것이 너무도 감사하게 느껴지는 것이 다행이면서 안타깝고 미안하다.

우리나라에서 개구리로 부르는 양서류는 북방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계곡산개구리, 참개구리, 청개구리, 무당개구리 등이 흔하다. 금개구리, 옴개구리, 황소개구리 등도 있다. 논 옆 개울에서 참개구리 여러 마리를 보았으니, 이날 아이들이 잡고 놀았던 올챙이는 참개구리 올챙가 많았을 것이다.

올챙이를 잡으면 집으로 가져간다고 하는 아이들이 꼭 나온다. 먹이는 개구리밥을 먹이면 되는지, 어디에 넣어 키워야 하는지, 얼마 후에 뒷다리가 나오는지 궁금증이 쏟아졌다. 뒷다리가 나오면 이상하겠다고 말하는 엄마들의 반응이 더 신선했다. 올챙이를 개구리가 될 때까지 키운 이웃집이 있다는 무용담까지, 이야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눈둑에 핀 별꽃
 눈둑에 핀 별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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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올챙이뿐만 아니었다. 부리를 논물에 넣어 젓는 흰뺭검둥오리, 천둥오리, 왜가리, 물속에서 아이들이 건져낸 논우렁이, 물달팽이, 소금쟁이, 거미 등도 아주 많았다. 꼭꼭 숨어있을 잠자리 유충, 그리고 논둑에 사는 별꽃 무리가 함께 어우러져 우리가 보고 있는 논 생태계는 그대로 감동이었다.

논을 포함한 습지생태계는 육상생태계와 수생태계를 이어주는 다리이다. 많은 생물이 습지생태계를 서식지로 삼는다. 또한 아마존의 거대한 숲과 함께 지구온난화를 늦출 수 있는 대안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은 면적의 인공습지인 논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번에 다녀온 논도 곧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하지만 아이들은 내년에도 올챙이를 잡으러 가겠다고 다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홍은정 생태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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