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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학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구자환 감독.
 민간인학살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드는 구자환 감독.
ⓒ 구자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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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온 구자환 감독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 2기) 조사관으로 참여한다.

구 감독은 진실화해위 조사1국(집단희생) 5급 업무를 맡게 되었다고 19일 밝혔다. 진실화해위 직원 채용에 응시해 합격한 것이다.

진실화해위는 지난 3월말 1차 회의를 열어 진실규명 신청 접수상황을 공유하고 소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조사 업무에 들어갔다.

진실화해위는 항일독립운동, 한국전쟁 직후 민간인 학살, 권위주의 통치시 인권침해 등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고, 그동안 접수된 진실규명 신청은 총 2829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실화해위는 노무현정부 때인 2005년 '1기'에 이어,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2020년 12월 '2기'가 꾸려졌고, 2년간 활동하게 된다.

구 감독은 진실화해위 직원 채용 응시를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했다. 그는 <민중의소리> 기자로 있으면서 경남지역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 유해 발굴 현장을 취재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 유해 발굴 현장을 보고 놀랬다. 참혹한 현장과 유족 할머니들의 눈물, 그리고 억울함을 밝히고 세상에 알려달라던 부탁은 17년이 지나는 오늘에도 지워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그리고 유족 할머니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기사를 쓰고 다큐멘터리 영화를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만드는 이유는 민간인학살 사건을 알리기 위해서였다"며 "그것으로 할머니에게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였고, 내면에 남아있는 부끄러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고 했다.

민간인 학살 사건 관련 책을 서술하고 있다고 한 그는 "유족의 사연과 목격자의 진술, 그리고 학살 현장과 사회적, 지리적 환경까지 세밀하게 기록하려 한다"고 했다.

민간인 학살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한 그는 2013년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작품상', 2016년 '제3회 들꽃영화상 다큐멘터리 신인감독상'등을 받았다.

구 감독은 "민간인학살 사건의 진상을 알리겠다고 했지만 뚜렷하게 내놓을 것이 없다"며 "그저 유족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만 한 것 같다"고 했다.

구자환 감독은 "오래 고민하면서 새로운 자극과 새로운 경험, 폭넓은 기회의 문을 두드렸다"고 했다.

그는 "민간인학살 사건을 조사하고 역사기록으로 남겨 놓을 시간은 이제 몇 년 남아있지 않다. 늦었기도 하다. 이 시기를 놓치면 조사기록작업을 더욱 힘들어진다"고 했다.

구자환 감독은 보도연맹사건과 민간인학살을 다룬 영화 <레드 툼>, <해원>, <태안> 등을 제작했다.

태그:#구자환 감독, #민간인학살,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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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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