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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뭐가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사회 초년생의 현실이다. 빛나는 잠재력과 재능을 가진 청년들이 공무원만 꿈꾸는 게 안타까웠다. 실패하고 실패하며 자신감을 잃는 그들을 두고 볼 수 없었다.

'사회를 바꾸는 건 어렵겠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자.'
'일하는 건 사람의 기본적 권리다.'


취업상담가 민사라씨의 이야기다. 복지학과를 나온 그는 사회복지공무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사람이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진정한 복지라고 생각했다. 줄곧 취업과 관련된 일을 해왔지만, 고민 끝에 가장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취업상담가가 되었다. 지난 3월 15일, 민씨를 만나 취업상담가라는 일에 대해 이야기 들어봤다. 
 
취업상담가 민사라씨.
 취업상담가 민사라씨.
ⓒ 하소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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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에서는 어떤 업무를 하시나요?
"커리어넷에서 일하고 있어요. 아주 다양한 업무가 있는데, 저는 고용노동부에서 위탁받아 '대체인력뱅크'라는 사업을 맡아요. 육아, 출산, 병가 등으로 휴직한 사람의 자리에서 대신 일할 사람을 기업에 매칭해주는 일이죠. 기업과 구직자 입장을 동시에 충족시켜야 하는 일이에요."

- 주로 어떤 사람이 '대체 인력'에 지원하나요?
"초년생, 경력 단절 여성 등 다양합니다. 해외에는 여성들이 출산, 육아 후 다시 직장에 돌아갈 수 있도록 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지만 우리나라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태반이에요. 그런 분들이 천천히 다시 일할 수 있게 도와줘요. 초년생의 경우는 경력이 없는 그들이 대체 인력으로 실무를 배우면서 이력서에 스펙 한 줄을 더 쓸 수 있게 도와주죠. 보통의 인턴십과는 달리 바로 실무에 뛰어드는 환경이다 보니 인기가 많은 편입니다."

- 취업상담가로서 우리 사회의 초년생들을 어떻게 보시나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졸업한 학생들이 방황하는 시간이 길어요. 대학에서부터 갖은 경험을 하고 자신의 장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 대학은 너무 공부에 치중한 느낌이에요. 경쟁하고 뽑힌 사람만 기회를 주는 게 아니라 모두가 평등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제도가 확실히 구축되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기업과 연계해서 6개월 정도 실무를 뛰어보고, 맞으면 그 길로 가는 거고, 맞지 않으면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거죠."

그는 '나만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를 희망한다. 옆 사람과 비교하면 점점 위축되기 마련이다. 세상엔 아주 다양한 길이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었다. 코로나19로 언택트 사회가 되며 어떻게 더 많은 사람에게 좋은 정보를 줄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가 '새로PD'라는 유튜브 채널을 시작한 건 이 때문이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새로PD' 채널. 아직 아기 유튜버다.
 작년 11월부터 시작한 "새로PD" 채널. 아직 아기 유튜버다.
ⓒ 민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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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로 PD'는 어떤 의미인가요?
"그렇게 특별한 의미는 아니에요(웃음) '새라 앤 도로시'에서 한 글자씩 따왔죠. 제 이름과, 함께 채널을 운영하는 편집자 이름을 영문으로 바꾼 거예요."

- 유튜브 채널 운영이 쉽진 않을 것 같아요.
"무작정 시작은 했지만 온라인으로 구독자와 소통하며 정보를 전달한다는 게 생각보다 더 어려웠어요. 상대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게 아니다 보니 잘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죠. 아직은 카메라 자체도 어색해요. 또 주말에 짬을 내서 찍고 편집을 하니 몸이 하나라도 모자랄 판이에요. 하지만 유튜브 촬영을 구실로 예전 지인을 만나러 가고, 수다 떨면서, 노는 거라 생각하며 즐기기로 했어요."

'새로PD'에서는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그 일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사람의 마인드, 지속해나가는 힘을 콘텐츠로 다룬다. 출연하는 사람은 대부분 지금껏 직업 소개 일을 하며 알게 된 지인이다.

"출연해준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면 함께 즐거워요. 카메라 앞에 설 기회가 잘 없는 일반인이니까 '내가 언제 이런 데 나와보겠어' 하며 적극적으로 임해 줘요. 참 감사한 일이죠. 인터뷰하신 분들이 자신의 지인을 소개해주는 경우가 많아요. 나름 재밌고 유익했다고 생각해주신 것 같아요. 덕분에 출연자가 15명 정도 밀려있어요."

그는 버킷리스트로 '유튜브 동영상 100개 채우기', '해외의 좋은 직업 소개하기', '잡 페어 열기'를 꼽았다. 버킷리스트라기엔 소박한 꿈이다. 스스로 욕심이 없다는 걸 인정한다. 그는 유튜브든 직장 일이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한다. 하지만 꿈꾸는 미래는 있다.

"대학 졸업을 앞뒀을 때 생각했어요. '10년 후엔 내가 어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 있으면 좋겠다'고. 강연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학교에 찾아가 후배들에게 시행착오를 덜 겪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거든요. 이제 졸업한 지 10년 가까이 되어가요. 아직 부족한 면은 있지만 '취업'이라는 분야에 오래 종사했기 때문에 조금만 더 노력하면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지 않을까요?"

- 현재를 살아가는 초년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공과목을 공부해서 그 길로 꼭 가겠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대학을 다니는 시기에 대외 활동, 인턴십, 취업 프로그램, 스터디를 많이 하면 자산이 될 거예요. 대학생이라는 이름으로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경험하는 게 중요해요. 물론 노는 것도 포함입니다. 학교에 다니는 시간은 경험을 쌓는 시간으로 생각하세요. 큰 그림을 그리는 기간으로 보는 겁니다.

- 나중에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나요?
"그 사람이 있었을 때 많은 용기를 얻었고 행복했다, 그거면 됩니다.

태그:#취업상담가, #새로PD, #직업, #취준생, #유튜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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