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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이코노미스트의 말에 의하면 주식투자는 물 위에 떠 있는 게임이라고 한다. 물 위에 잘만 떠 있으면 언젠간 바다에 도달할 수 있다고. 그런데 대부분이 더 빨리 가려고 욕심을 내다 무리하여 중간에 빠진다고. 무리하지 않는데 나의 처절한 경험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기자말]
장기 투자에 대한 막연한 찬양에 혹했다. 그래서 해봤다. OO은행 주식을 1년간 보유하고 -20%의 손실을 목도했다. 응? 분명 장기간 보유한 것 같은데 뭔가 이상했다. '1년은 장기가 아닌가?' 2년을 보유했다. 손실이 –50%로 늘어났다. 회사의 이익은 점점 좋아지는데 이해할 수 없었다. 이거... 혹시 평생 들고 있어야 하는 건가?
 
정답인데 정답을 모르는 답답한 상황
▲ ....... 정답인데 정답을 모르는 답답한 상황
ⓒ 남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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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량한 종목에 장기 투자 하세요!"

나도 그러고 싶다. 그런데 말만 쉽지 이게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내게 있어 장기투자가 어려운 이유는 이렇다. 우선 긴 안목이 없다. 어느 기업이 먼 훗날 우뚝 서 있을지 나는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확신도 빈약하다. 게다가 애초에 먼 훗날이 어느 정도를 말하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기약없는 기다림에 지치기 일쑤였다. 장기투자해야 성공한다고들 하는데, 나... 괜찮을까?

성공적인 장기투자란

1년 정도 보유하고 50%의 수익을 거뒀던 풍력 관련주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다. 지지부진한 흐름을 참아내며 50% 수익에 대단히 만족하며 팔았던 성공담... 이면 좋겠지만 진짜 이야기는 이후 몇 주 만에 열배로 치솟아 내 배를 무지하게 아프게 했다는 데서 시작한다.

주가 차트가 그렇게 아름답게 그려질 수도 있음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게까지 오를 거라고 누가 감히 예측이나 했을까. 1년간 50%인데 단 몇 주 만에 1000%라니. 배가 안 아플 수가 없었다. 내 그릇이 이만큼인 걸 어쩌겠냐며 1년 동안의 노고만 치하하려 애썼지만 움켜잡은 배를 놓진 못했다.

1년을 기다려 50% 수익도 쉽지 않았지만 그 몇 주 동안의 가파른 상승을 이겨내는 것도 쉽지 않았을 테다. 모르긴 몰라도 그 깎아지는 듯한 오름세에 많이들 팔지 않았을까? 아... 이런 자기 위안도 아픈 배를 위한 약손은 되지 못한다. 못 먹어서 아픈 배엔 약도 없다.

참 잘 버티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는데, 나름 긴 안목으로 장기투자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단 몇 주가 부족할 줄이야. 어떻게 해야 '더' 성공적인 투자를 할 수 있는 지에 대해선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장기투자에 대한 오해는 성공한 투자자들의 충고에 의해 생겨났지만 정작 그들은 거기에 대한 구분이 없단다. 그저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투자에 대한 판단이 대체로 명확해진다는 전제만이 있을 뿐이다.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는가?" 꾸준히 되뇌는 이 질문 하나로 많은 것들을 조금 더 명확하게 만든다.

장기투자는 기간을 길게 보고 투자에 임할 수 있는 자세를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긴 기간의 예측이 단기간의 예측보다 논리적이고, 요동치는 단기 시세에 연연하지 않으면 이길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수긍이 간다.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좋게 봤던 종목임에도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오르면 오르는 대로 불안했던 것은 단기간의 시세에 연연하며 길게 보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고백했듯이 긴 안목이 없는 내겐 요원해 보일 뿐이다. 아쉽게도 공감만으론 없던 안목이 생기나지 않는다. 이를 위해선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크나큰 걸림돌이다. 가능한 오래 보유하는 것과 동시에 믿음이 무너지진 않았는지, 알고 있던 사실이 거짓은 아닌지, 큰 그림이 잘 그려지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지난한 시간이 그리 만만한 것이 아니었다.

기다리는 걸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주식 투자에서 종목의 수익 시기는 맛집의 줄처럼 시간이 지날수록 줄어들지 않는다. 더 늘어나기도 하고 갑자기 폐업하기도 한다. 밥 한 끼 먹자고 기다리는 사람 입장에선 여간 피곤하고 불안한 게 아니다. 그러니 '묻지마' 투자에 더해 '생각지마' 투자, 즉 근거없는 존버를 병행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주식시장에도 '개취'가 있다
 
각자가 자신만의 강점으로 승부를 보는 바른 투자
▲ 장기[끼] 투자 각자가 자신만의 강점으로 승부를 보는 바른 투자
ⓒ 남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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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돈이 필요한 시기가 다르다. 누군가는 오늘을 위해 벌어야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이달을 위해 벌어야 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퇴직 후를 위해 벌어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수익의 필요시기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자신의 타임라인에 맞는 투자 계획을 세우는 것이 먼저인 이유다.

장기투자하기 힘든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장기투자하지 않아서 투자에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안타깝다. 꼭 그런 종목만을 기억하고 아쉬워한다. 분명 더 안 좋아진 기업도 있을 텐데, 장기간 오른 종목을 들먹이며 정답인 양 말하는 것은 좀 궁색하다. 오른 것만 예로 드는 장기투자 찬양의 허점이 여기에 있다.

삼성전자가 이렇게까지 오를 줄 알았다는 사람들 손!! 적어도 내 주위엔 한 명도 없었다. 모두가 취향이 다르다. 개취는 주식시장에도 존재한다. 이건 하나의 성향이기에 누구에게 강요할 것이 못 된다. 취향은 스스로 찾는 거다.

장기투자를 권하는 것은 그 자세의 권함이라 볼 수 있다. 기약 없는 수익의 시점을 어느 정도 길게 늘어뜨려도 괜찮은지에 대한 개인별 한계점, 타임라인을 넓히라는 권유다. 단기간의 주가 예측보다는 어렴풋이 넘겨짚는, 가시성 있는 먼 훗날의 예측이 더 낫기에 근거 있는 기다림을 하라는 의미다. 그 마음 편함을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도 좀 하라는 부추김이기도 하고.

적당히 여유 있는 마음이 필요하다. 그래야 편하다. 맛집이라고 왔는데 번호표도 나눠주지 않는 기다림에 지치지 않도록. 마냥 기다려도 그리 불안하지 않도록, 그리고 어느 정도의 기다림 후엔 아쉽지만 억울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 설 수도 있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나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한 시간뿐인 점심시간에 두 시간은 족히 걸릴 줄에 서서 초초해한다. 자신은 먹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에 기대고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지 않는 줄을 보면서도 기다린 시간을 아까워하며 마냥 기다리다 주린 배를 움켜쥐고 다급히 돌아간다.

자신이 열심히 하지 않아 줄이 줄어들지 않았고 배가 고픈 것은 자신이 오래 기다리지 못해 받은 대가처럼 여긴다. 애초에 약속된 적 없는 수익의 시점을 막연하게 잡아버리는 데서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음에도 쉽게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떻게 그리 잘 아느냐고 묻는다면 답은 간단하다. 참 많이 해봤기 때문이다. 기대에 기댄 막연한 기다림은 허기지고 후들거리는 일이었다.

요즘 나는 희미한 가이드라인만을 따라 다닌다. 종목별로 일정한 타임라인이 보이면 투자를 시작한다. 그 타임라인은 예정된 이벤트일 수도 있고 언젠가 다가올 큰 물결일 수도 있다. 뭐든지 가까워지면 더 잘 보이기에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조금씩 내게 다가오는 무언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그리고 귀찮아하면서도 주기적으로 정해둔 시나리오를 점검하고 필요할 때 결정을 내린다. 물론 결정이 칼같진 않다. 많이 무디다.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어설프게 세운 기준이라 그런지 지키는 것이 만만치 않다.

그런데 다행히 여기서 분할매수매도가 빛을 발한다. 확신이 적으면 더 분할하고 확신이 강하면 덜 분할한다. 이 기준도 어설프긴 하지만 마음에 안정감을 제공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방법이다.

장기자랑 무대를 보면 유행 중인 유사한 레퍼토리가 많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자신만의 강점으로, 자신이 그나마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를 본다. 주식시장에서도 누군가 추천하는 레퍼토리보단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승부를 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덧붙이는 글 |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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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글렀지만 넌 또 모르잖아"라는 생각으로 내일의 나에게 글을 남깁니다. 풍족하지 않아도 우아하게 살아가 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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