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롯데 추재현

30일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린 롯데 추재현 ⓒ 롯데 자이언츠


과거 부산고 시절 투타에서 모두 초고교급 활약을 보였던 추신수가 고향 팬들에게 남긴 인상은 강렬했다. 그렇기 때문에 추신수가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이후에도 훗날 그가 KBO리그로 돌아왔을 때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기를 바라는 롯데 팬들이 다수였다.

해외파 특별지명 이후, 추신수에 대한 지명권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가 보유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신수하면 자동으로 롯데를 떠올리는 이들이 적지 않았고 혹여 KBO리그에 돌아오더라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올시즌 전격적으로 신생팀 SSG 랜더스에 입단했고 SSG 구단은 유통업계 라이벌인 롯데와의 트레이드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못을 박은 상태다. 특별한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롯데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의 모습은 보기 어렵게 됐다. 그리고 시즌 초반 적응에 애를 먹었던 추신수는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 올리며 현재 8홈런 26타점 승리기여도 1.35(케이비리포트 기준)로 SSG의 선두 질주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올시즌 초반 최하위로 처진 롯데에는 젊은 시절 추신수를 연상시키는 미니 '추추 트레인'이 공수에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시즌 초반 민병헌의 공백을 틈타 주전 중견수로도 나서기도 했던 4년차 외야수 추재현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1:2 트레이드(전병우·차재용↔추재현)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에서 롯데로 이적한 추재현은 고교시절부터 뛰어난 타격으로 주목 받은 유망주다. 고교 무대에서 주목을 받기 힘든 1루수가 주 포지션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위 3라운드 지명을 받은 이유는 정확도와 장타력을 두루 갖춘 타격 실력 덕분이었다.

롯데로 합류한 지난해 연습경기에서도 키움 시절 선배였던 이정후를 연상시키는 타격폼으로 매 경기 안타를 생산했고 이에 힘입어 1군 엔트리에 합류하기도 했다. 하지만 경험 부족 탓인지 정작 1군 경기에서는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하고 퓨쳐스리그로 내려가고 말았다.

지난해 퓨쳐스리그에서 절치부심한 추재현은 고교 시절 타격 폼으로 돌아가는 결정을 했다. 본인에게 맞는 타격폼을 되찾아서일까? 올 시즌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날카로운 타격을 보여준 추재현은 개막전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차기도 했다.

※ 롯데 추재현 데뷔 이후 주요 타격 기록
 
 롯데 추재현의 주요 타격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롯데 추재현의 주요 타격기록(출처=야구기록실,KBReport.com) ⓒ 케이비리포트

 
그리고 1년 전과 달리 올시즌엔 1군 무대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개막 첫 경기부터 안타를 뽑아내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한 추재현은 현재 3할에 가까운 타율(0.296)과 OPS(장타율+출루율) 0.784을 기록하며 타격 재능을 증명하고 있다. 30일 경기에서는 NC 다이노스 최금강을 상대로 프로 데뷔 첫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수비에서도 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롯데 외야진에는 좌익수 전준우와 우익수 손아섭이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공격 면에서는 더 없이 좋은 두 선수지만, 적지 않은 나이 탓에 수비에서는 과거와 같은 활발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발이 빠르고 고교 무대에서 투수를 병행했을 만큼, 강견인 추재현은 다소 노쇠화된 롯데 외야 수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선수다. 외야수 경험이 많지 않아 간혹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하지만, 경험을 쌓는다면 수비에서도 뛰어난 실력을 보일 것이라는 평가다.
 
 투수로 나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추재현

투수로 나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추재현 ⓒ 롯데 자이언츠

 
이 뿐이 아니다. 지난 4월 17일 삼성 라이온즈 전에는 0-12로 크게 뒤진 7회 1사 1, 2루에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신일고 시절 왼손 투수로 최고 구속 144km/h 속구를 던졌던 추재현이라 향후에도 경기 상황에 따라 마운드에 서는 모습을 간혹 보게 될 전망이다.   

지난 2019년 성민규 단장 부임 이후 롯데는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겨냥하는 팀이다. 팀 타선의 핵심이 된 99년생 한동희와 동갑인 추재현 역시 미래가 기대되는 자원이다. 지난해 타격 잠재력을 터뜨린 한동희가 그랬듯 추재현도 알을 깨고 주전 야수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사직발 '추추트레인'은 미래를 향해 시동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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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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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글: 이정민 / 김정학 기자) 기사 문의 및 스포츠 필진·웹툰작가 지원하기[ kbr@kbreport.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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