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를 꺾고 기뻐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LG 트윈스를 꺾고 기뻐하는 두산 베어스 선수들 ⓒ 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가 악조건을 딛고 LG 트윈스를 꺾으며 '화수분 야구'의 저력을 과시했다.

두산은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LG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전날 시즌 첫 잠실 라이벌전에서 LG에 0-1로 패한 두산은 1패 이상의 상처를 입었다. 정수빈이 경기를 앞두고 우측 옆구리(내복사근) 부상으로 빠졌고, 포수 박세혁까지 LG 좌완 불펜 김대유의 직구에 얼굴을 맞아 쓰러졌다.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된 박세혁은 '안와 골절' 진단을 받고 결국 수술대에 오르게 됐다. 여기에 김재호가 아내의 출산으로 경조 휴가를 받고 떠난 두산은 주전 선수가 대거 이탈한 채 이날 경기에 나섰다.

더구나 상대 선발투수는 앞선 2경기에서 14이닝 4피안타 무실점의 역투를 펼친 LG의 새로운 좌완 에이스 앤드루 수아레즈였다. 누가 봐도 두산이 열세인 경기였지만,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승부는 초반에 갈렸다. 두산은 1회초 공격부터 박건우의 우전 안타와 김재환의 볼넷으로 찬스를 만든 뒤 올 시즌 LG에서 트레이드로 영입한 양석환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터뜨리며 선취점을 올렸다. 

3회초에도 조수행의 좌중간을 가르는 3루타와 양석환의 좌전 적시타가 터지면서 수아레즈를 3이닝 만에 강판시켰다. 

이 없으면 잇몸으로... 강팀의 자격 증명한 두산 

두산은 선발 최원준이 김현수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큰 위기 없이 6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했다. 또한 불펜에서는 박치국, 이승진, 김강률이 차례로 등판해 LG의 추격을 막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무엇보다 이날 두산은 주전 선수들을 대신해 출전한 백업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정수빈 대신 중견수로 나선 조수행은 3루타를 터뜨린 데 이어 8회말에는 LG 홍창기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캐치로 잡아내며 탄성을 자아냈다. 

만약 조수행이 홍창기의 타구를 못 잡았더라면 최소 2루타가 됐을 것이고, 또한 LG의 상위 타순으로 연결돼 2점 차 리드는 언제든 뒤집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박세혁 대신 포수 마스크를 쓴 장승현은 좋은 리드로 투수들의 호투를 도왔고, 김재호 대신 유격수를 맡은 안재석도 경기 내내 안정된 수비로 내야를 지키면서 자신들의 가치를 마음껏 보여줬다. 

또한 두산이 자유계약(FA)으로 떠난 오재일을 대체하기 위해 LG에서 데려온 새로운 1루수 거포 양석환은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공격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치며 친정팀에 뼈아픈 패배를 안겼다.  

정상적인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귀중한 승리를 챙긴 두산은 왜 강팀인지를 또 한 번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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