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4월 16일의 야구장은 조용했다. 코로나19로 인해 KBO리그 정규시즌 개막이 계속 미뤄지면서 경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전년도까지만 해도 경기 당일 구장 내에서 진행됐던 세월호 희생자 추모 행사도 볼 수 없었다.

16일 경기를 앞두고, 5개 구장에서는 10개 구단 선수들이 여느 때처럼 경기를 준비하고 있었다. 그런데 한 곳이 눈에 띄었다. 바로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kt 위즈의 맞대결이었다.
 
 kt 위즈는 2년 전에도 홈 경기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당시 수원 KT 위즈파크의 모습

kt 위즈는 2년 전에도 홈 경기에서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당시 수원 KT 위즈파크의 모습 ⓒ kt 위즈

 
경쟁 중에도 추모 잊지 않은 kt

이 날 두 팀의 경기에 앞서 국민의례가 진행됐고, 뒤이어 세월호 희생자 7주기를 추모하는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키움과 kt 선수단 뿐만 아니라 경기를 보러 온 관중들도 함께 고개를 숙였다.

kt는 2년 전 홈 경기에서도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을 진행하는 등 매년 이날 홈 경기가 있을 때면 잊지 않고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홈에서 경기가 없기도 했고, 아예 시즌이 개막하지 않은 상태였던 만큼 그라운드에서의 추모 행사를 갖는 게 쉽지 않았다.

특히 올 시즌의 경우 경기 당일 5개 구장에서 추모 행사를 가진 팀은 kt 단 한 팀밖에 없었다. 반면 나머지 4개 구장에서는 여러 팀들이 국민의례와 시구 이후 별다른 추모 행사 없이 정상적으로 경기를 개최했다.

여기에 kt 선수단은 이날 모자와 헬멧에 노란 리본을 부착한 상태로 경기에 나서기도 했다. 시즌 초반 한창 순위 경쟁이 진행되고 있는 시기임에도 추모를 잊지 않으려고 했던 kt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경기에서도 승리한 kt, 주중 3연전 상승세 이어나갈까

이날 선발 투수로 등판한 소형준이 5이닝 동안 6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고, 특히 3회 초에 한꺼번에 실점을 내준 게 아쉬웠다. 타선도 경기 초반 상대 선발 한현희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다.

4회 말 문상철의 땅볼 때 3루 주자 강백호가 득점을 기록하면서 0의 행진을 멈춘 kt는 7회 말 단숨에 분위기를 뒤집었다. 1사 만루에서 장성우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뜨리면서 주자 3명이 나란히 홈으로 들어왔다.

이어진 8회말에는 황재균의 밀어내기 볼넷을 시작으로 적시타 두 방과 희생플라이까지 더해져 4득점을 기록, 빅이닝을 만들었다. 8회 초 박병호에게 솔로포를 헌납한 김민수를 제외한 네 명의 불펜 투수가 무실점투를 펼치며 힘을 보탰다.

주중 3연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승 1패를 기록한 kt는 이날 승리로 시즌 5승(6패)째를 기록, 공동 5위가 됐다. 지난주까지 주춤한 흐름을 보였지만, 이번주 5할 승률을 확보하면서 조금이나마 걱정을 덜었다.

내친김에 kt는 다시 한 번 우세 3연전 도전에 나선다. 17일 같은 장소에서 키움과 맞대결을 펼치며, 안우진과 데스파이네가 선발로 출격한다. 특히 경기당 6이닝 이상을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데스파이네가 팀의 상승세에 힘입어 시즌 첫 승을 달성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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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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