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2020-2021시즌 챔프전을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 점보스는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 위비와의 챔피언 결정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23, 25-19, 25-19)으로 승리했다. 전날 패배를 설욕한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 원점으로 만들었다. 역대 16번의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서 최종전까지 시리즈가 길게 이어진 것은 단 4번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토종 쌍포' 정지석과 임동혁이 각각 18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주도했고 공격점유율을 24.10%로 줄인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11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에 우리카드는 나경복이 16득점, 한성정이 12득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외국인 선수 알렉산드리 페헤이라가 복통으로 결장하면서 장충에서의 축포가 무산됐다. 양 팀은 오는 17일 인천 계양 체육관으로 자리를 옮겨 최종 5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공격적 삼각편대' 대한항공, 알렉스 빠진 우리카드 잡았다

V리그 남자부 챔피언 결정전에는 우리카드가 좋아할 만한 징크스가 있다. 바로 2014-2015 시즌부터 5시즌 연속 통합 우승팀이 탄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봄 배구가 열리지 못했던 지난 시즌을 제외한 최근 5번의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언제나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온 팀이 정규리그 우승팀을 꺾고 챔프전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우리카드 역시 4,5차전 중 한 경기만 잡으면 이 징크스를 이어가며 창단 후 첫 우승컵을 들어올릴 수 있다.

대한항공은 2차전에서만 풀세트 접전 끝에 간신히 승리했을 뿐, 1,3차전에서는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우리카드에 무너졌다.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가 많은 공격을 책임졌지만 과거 삼성화재 블루팡스나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현 OK금융그룹 읏맨)처럼 외국인 선수 혼자 팀 승리를 이끌던 시대는 지났다. 대한항공은 4차전에서라도 정지석과 곽승석, 임동혁 등 국내 선수들에게 공격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 경기로 몰린 대한항공은 임동혁과 손현종을 선발 출전시키며 변화를 줬고 경기 초반 요스바니의 후위공격과 정지석의 블로킹으로 초반 흐름을 잡았다.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복통으로 경기 시작과 함께 교체됐지만 국내 선수들끼리 힘을 합쳐 세트 중반까지 대등한 승부를 이어갔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세트 후반 조재영의 블로킹과 임동혁, 요스바니의 공격, 알렉스의 서브범실로 귀중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시작과 함께 알렉스가 빠진 가운데 대한항공은 손현종의 서브득점과 조재영의 속공, 정지석의 블로킹을 묶어 세트 초반 분위기를 잡았다. 우리카드는 '토종쌍포' 나경복과 한성정을 앞세워 반격했지만 대한항공의 삼각편대에 대항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우리카드는 2년 차 윙스파이커 임승규까지 투입했지만 대한항공은 세트 후반 정지석의 서브득점과 임동혁의 공격과 블로킹, 손현종의 속공을 묶어 2세트를 6점 차로 승리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도 정지석의 공격과 블로킹, 조재영의 블로킹으로 초반 리드를 잡았다. 우리카드는 베테랑 센터 하현용의 속공으로 간헐적인 반격을 했지만 알렉스 없이 국내 선수들 만으로는 대한항공의 기세를 꺾기 힘들었다. 대한항공은 3세트에서 한 번도 동점이나 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경기를 완전히 주도했고 세트 후반 한상길의 속공, 임동혁의 공격과 블로킹, 요스바니의 공격으로 가볍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대한항공은 외국인 선수가 없을 때 임동혁이라는 뛰어난 토종 공격수를 발굴하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반면에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 알렉스가 정규리그부터 챔프전 3차전까지 전 경기에 출전했을 정도로 팀 내 비중이 매우 크다. 결국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알렉스가 뛰지 못한 첫 경기에서 대한항공에 한 세트도 따지 못하고 0-3으로 무너졌고 이번 시즌 우승팀은 5차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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