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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환경 관련 이슈들이 지속해서 불거지고 있다. 낙동강 페놀 사건처럼 문제가 생겨 수습하는 것이 아닌, 여러 분야에 걸쳐 환경논의가 무르익어가고 있는 중이다. 2020년 한국은 '그린뉴딜, 탄소중립 선언'까지 하였으니, 환경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뜨겁게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단기간에 급작스럽게 나타난 현상은 아니다. 1994년 기후변화협약이 공식 발효된 이래 약 27년간 주야장천 등장했던 지구온난화 및 기후변화 대응의 연장선에 있다.

지구 온도 1.5℃ 낮추기는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기상청 보고서에 의하면, 산업화 이전 대비 온도가 이미 0.87℃ 상승하였고, 이 속도라면 2030~2052년 사이에 1.5℃를 초과할 것이라고 한다. 아마 온도가 올라가는 동안 빙하는 더 빠른 속도로 녹을 것이고, 사라진 빙하만큼, 빙하가 반사하던 열은 고스란히 흡수되어 더 빠른 해빙을 초래하고 온난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지구온도 상승폭이 1.5℃를 초과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온도가 변한다는 것은 생명체의 삶이 달라지는 일이다. 별 희한한 곤충들 및 전염병을 마주할 것이고 당장 우리 식량 생산에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온도가 변하면서 여기저기 극한 기후가 발생하여 종종 뉴스에 나오던 극한 추위와 더위, 태풍 등으로 인한 재난 상황이 빈번해질 것이다. 이렇게 우리의 식량, 건강 위해(危害), 보금자리의 위협은 인류의 갈등으로 이어지게 된다. '한정된 식량을 누가 차지할 것인가?', '그 안락한 보금자리에는 왜 너만 있는가?' 등의 물음이 일으키는 재앙일 것이다. 지금의 안락한 치안 상태는 무너지고 각종 대립, 갈등, 더 나아가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렇게 작은 환경위협의 날갯짓이 파닥거리며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한 달간의 장마, 엄청난 규모의 산불, 검게 탄 캥거루의 사진을 보며 우리는 기후변화가 현세대의 일이구나 느끼고 있다.

2010년대 초반에만 해도 학교 과제로 "지구온난화의 원인은 정말 인간 때문일까? 아니면 간빙기, 빙하기 같은 자연스러운 기후변화로 인한 것일까"라는 것에 대해 써내곤 했다. 당시 나는 태양의 흑점 활동 변화, 지구의 온도가 주기적으로 변해왔던 상황 등을 예로 들면서 인간 때문은 아니라고 자체적으로 결론을 내려보기도 했다. (국제 조직이 분명 인간의 책임이 상당하다고 결론을 내렸음에도 믿지 않았던 때이다.) 그리고 아이러니하게 환경학도이면서, 비외른 롬보르의 회의적 환경주의자를 인상 깊게 읽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 나는 스스로 기후변화가 인간 때문에 진행되고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그래, 그럼 나는 이 환경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1. 여름엔 조금 덥게, 겨울엔 조금 춥게 살자

이 모든 문제의 근원은 온실가스, 그중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이산화탄소 때문이다.
온실가스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영역은 에너지를 만드는 과정, 즉 소비하는 과정이다.

지금 주변을 둘러보면 형광등은 밝게 켜져 있고, 컴퓨터의 전원도 빵빵하게 들어와 있으며, 멀티 어댑터에는 각종 전자기기가 꽂혀있다. 여름이라면 냉방설정온도를 18℃, 20℃로 낮게 낮추어 얼음동굴처럼 해놓고, 겨울이면 난방설정온도를 28℃, 30℃로 높게 맞추어 겨울인지, 초가을인지 가늠할 수 없는 공간에서 지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에어컨 설정온도만 좀 더 현실적으로 맞춰도 에너지를 절약하는 양이 상당했다. 즉 그로 인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당히 줄일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집에 있는 멀티탭을 개별전원에 스위치가 달린 것으로 바꾸어 예비전력은 차단하고, 안 쓰는 방의 불도 열심히 끄고 다니고 있다. 이런 사소한 습관이 에너지를 절약하고 환경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2. 차는 가급적 최소 횟수로 끌고 다니자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는 분야는 수송분야, 즉 자동차이다. 내연기관이라고 많이 들어보았을 것이다. 석유와 디젤이라는 원료를 태워 자동차가 움직인다. 이렇게 뭔가를 태우면 당연히 검정연기가 내뿜어지지 않겠는가? 거기에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분출된다. 특히 디젤은 연료점화 방식에 의해 질소산화물이라는 유해 물질이 나오므로, 굳이 꼭 둘 중 골라야 한다면, 디젤보단 가솔린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사실 전기차는 오염물질이 안 나오므로 (전기충전 시의 전기사용량을 우선 제외하고), 적어도 내가 차를 타고 돌아다니는 중에는 대기오염물질이 안 나오니까, 미래에 대세가 될 만한 차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차를 바꾸거나, 사야 할 때 검색엔진에 차량 모델명을 검색하면 제원/가격표를 확인할 수 있다. 요즘엔 사양정보들에 CO2 배출량도 나온다. 이런 부분을 참고하면 내가 차를 타고 다니면 얼마나 이산화탄소를 내뿜고 다닐지 어느 정도 예측이 된다. 하이브리드 차라고 모두 이산화탄소가 적게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소나타의 경우 2015년식 하이브리드(91.0~94.0g/km)부터, K5는 2016년식 하이브리드(91.0~94.0g/km)부터가 이산화탄소가 100.0g/km 미만으로 배출된다. 

얼마 전 중고차로 2015년형 스파크LT를 샀다. 사실 전기차를 사고 싶었으나, 집 앞에 충전소가 없고 무엇보다 전기차의 중고 가격이 상당히 높았다. 이 스파크는 경차라서 이산화탄소가 적게 배출될 줄 알았는데, 웬걸, 쪼그만 것이 99.0~111.0g/km를 내뿜고 다닌다. 필요해서 산 차이지만, 이산화탄소가 마음에 부채처럼 쌓여, 주차장에 세워두고 아직도 많이 타고 있진 않다. 앞으로도 일주일에 1번이나, 꼭 필요할 때만 타고 다니려 한다.

다음 차는 전기차로 꼭 사자고 마음먹지만 우선 지금으로서는 이렇게 가끔 타는 것을 나름의 기준으로 하여 환경에 조금이나마 기여해보고자 한다. 그리고 대중교통을 타고 다니면, 이동시간이 온전히 내 것이 되어 책을 읽기도 좋기 때문에 여러모로 장점만 취하려 한다. 

3. 육류 섭취를 차츰 줄여나가고 채식을 즐기자

우리나라는 참, 반찬과 국과 밥이 한 세트인 것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나라이다. 그리고 다들 생활수준이 높아져서 무엇이든 듬뿍 시키고, 코로나 이후에는 배달음식업까지 부흥하여 먹고 싶은 것은 바로 손쉽게 주문해 먹을 수 있다.

얼마 전 통영 여행을 갔는데, 1인당 정식이 1만 7000원이나 하고 반찬이 푸짐하게 나왔다. 처음엔 반찬이 너무 푸짐해서 1만 7000원이 싸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다 먹지 못하고 남긴 후에 생각해보니, 사실 이렇게까지 먹지 않아도,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것인데 괜한 낭비를 한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식당 주인 입장에서는 1명의 손님에게 8000원을 받고 조금 주는 것보다, 손님이 남기더라도 1만 7000원 받고 퍼주는 것이 이득일 것 같긴 하다. 한 사람에게 팔았을 뿐인데 2명에게 판 효과가 있을 테니 말이다. 식당에서는 정말 먹을 만큼만 주문하고, 남으면 싸 오는 것을 습관으로 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음식을 두고 사람이 참 간사한 것이, 예전 취준생 때, 어렵게 공부할 땐 적게 먹고, 반찬도 단출하게 먹어도 괜찮았는데, 날이 갈수록 다양하게 먹고 싶고 미식가마냥 늘 새롭고 맛있는 게 먹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이런 마인드가 전반적인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식품 손실 폐기량의 문제와 연관이 있을 것 같다. 또 다른 문제는 가축들을 대량으로 공장상품화하여 키우게 만든다는 것이다. 가축들의 방귀가 메탄가스인데, 조금 우습게 들릴 수 있지만, 그 양이 상당하다. 그리고 이런 대량 상품화 과정에서 대량의 물과 토지를 이용하게 되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과도한 것이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동물 윤리의 문제도 얽혀있다. 얼마 전 읽은 기사에는 돼지는 특유의 웅취를 제거하기 위해 어릴 때 거세하고, 우리 안에서 서로 긁힐까 봐 손톱, 꼬리 등을 모두 자른다고 한다. 그런데 마취비를 아껴야 하니 마취 없이 이런 행위를 돼지에게 행한다고 한다. 그리고 닭도 알 낳는 닭과 고기만 취하는 닭 두 가지로 나뉘어 길러지는데, 알을 주로 낳는 품종의 닭은 수평아리로 태어나면 모두 죽인다고 한다. 얼마나 잔인한가. 우리의 육식 사랑이 한 생명을 그저 '먹거리'로 전락시키고, 먹거리용 삶을 살다 가게 한다. 

예전에 한 스님이 한 생명체를 먹는다는 것은 그 생명의 삶을 먹는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당시 그 문구를 읽고 한동안 고기를 먹는 것이 조금 두려웠던 기억이 있다. 이 동물이 오로지 인간의 먹이로서 다뤄지면서 어떤 모진 행위를 견뎠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좁디좁은 우리 안에서 스트레스를 한껏 받다가 도살당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니 왠지 조금 먹기가 힘들었다. 

반면, 채식이란 게, 힘든 것도 이해가 간다. 주부 입장에서 고기반찬만큼 손쉽고 맛있는 반찬거리는 없다. 고기는 여전히 강한 힘의 원천이자, 영양이 풍부한 음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런 인식은 과거 과장된 광고로 인해 우리에게 주입된 하나의 편견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얼마 전 <게임체인저(The Game Changers)>라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알았다. 지금이라도 육식이 최고라는 생각을 조금씩 변화시켜나가야 한다. 온전한 채식주의자가 안되더라도, 오늘 장을 보며 고기 대신 브로콜리를 손에 쥔다든지, 아니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소불고기를 주문할 것을, 콩단백 고기를 주문한다든지, 조금씩 선택 대상을 달리해보면 된다. 

4. 태양광사업 참여해서 직접 전기를 만들어볼까?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는 석탄을 태워서 전기를 만들고 있다. 이런 방식은 이산화탄소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신재생에너지를 꾸준히 주창하고 있는 것이다. 신재생에너지는 말 그대로 태양, 바람, 강 등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방식인데, 물론 중간장치는 필요하다. 예전과 달리 태양광 설비의 가격이 많이 저렴해졌고, 날이 갈수록 기술이 발전해나가고 있다. 국가에서도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많이 추진하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베란다에 태양광 설치와 같은 사업들을 많이 시행한다. 즉, 주민이 직접 전기를 만드는 것이다.

석탄발전소는 사실 일반인이 범접하기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의 근원인 태양, 바람은 어디서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역단위에서 자체적으로 전기를 만들고 각 가정에서도 개인이 에너지를 생산해볼 수 있다. 태양광 지붕 설치사업처럼 작은 규모라도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보고, 그로 인해 전기세가 절감되는 혜택을 본다면 새삼 전기가 우리 일상생활과 얼마나 가까운 일이며, 그 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 수 있게 된다.

태양광 사업을 함에 있어서도 사업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만, 신재생에너지는 거스를 수 없는 환경분야의 거대한 흐름이다. 석탄발전과 원자력발전을 같이 겸한다고 하더라도, 에너지원의 중심은 신재생에너지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만 미래에 사용할 전기 수요량을 감당하면서도 환경적 부담은 적게 드는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현재 누리는 이 전기의 풍요로움을 버리고, 다시 과거의 호롱불 시대로 역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발전 원료를 전환하고, 소규모 단위마다 스스로 전기를 생산하는 법이 공유된다면 환경에 해를 가하지 않고, 현재의 전기 편의를 지속해서 누리며 생활할 수 있을 것이다.

5. 플라스틱 용기 및 비닐 사용 대신 다회용 용기를

플라스틱은 사라지지 않고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바다를 떠다니고, 먹이사슬 내에서 순환한다. 얼마 전 반찬을 구입하였는데, 반찬이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채 투명비닐로 진공포장이 되어 배송되었다. 투명비닐에는 전면에 코팅된 스티커가 붙어 있어 재활용하기도 어려워 보였다. 이런 경우, 쓰레기 폭탄을 그냥  돈을 주고 샀다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그저 음식을 옮겨주기만 할 뿐인 일회용 용기를 위해 굳이 그 튼튼한 플라스틱 용기를 쓰고, 거기다 하등 읽어보지 않아도 될 내용이 프린트된 코팅스티커를 전면에 크게 붙여놓는 행위가 꼭 필요한 행위였을까? 비닐이나 플라스틱에 매직으로 반찬명만 썼어도 충분할 일이었다. 그리고 재활용이 쉬운 용기, 다회용 용기, 또는 우유팩 같은 종이류 용기를 이용해서 배달했어도 잠깐 보관용도로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지나친 포장에 대해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장을 보거나 무언가를 살 때도 비닐에 담기보다는 손잡이 있는 락앤락 통을 들고 가서 바로 음식을 담는다면 비닐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어야 세상의 흐름이 바뀌는 태초의 파동이 된다.

커피를 주문할 때도 가급적 텀블러를 내고, 플라스틱 빨대 대신에 개인용 스테인리스 빨대 등을 사용한다면 환경에 도움된다. 나의 경우에도 커피를 좋아해서 종종 아침에는 테이크아웃을 하며 플라스틱 컵과 빨대를 받아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하지만, 텀블러를 사용할 수 있을 때는 가급적 텀블러를 적극 사용하고, 패스트푸드점에서 콜라를 가져올 때도 빨대는 가지고 오지 않고 집에서 스테인리스 빨대를 대신해서 사용하곤 한다. 이런 생활 전반에서 다회용 용기를 사용해야 함을 계속 생각하고 있다면 플라스틱 용기 및 비닐 사용량을 많이 줄일 수 있다.

6. 글을 마무리 하며

누군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제발 시민 개개인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말고, 정책을 바꾸고, 제도를 마련하고, 큰 기업에게 요구하라고. 하지만 정책도 국회를 통과해야 하고, 그 국회를 움직이는 가장 원초적 중심은 누구인가? 바로 국민이다. 국민의 마음이 향하는  곳에 표가 움직이고, 인물이 선택되고 제도 개선의 첫 단추가 여며진다. 이런데도 오늘 하루 내가 선택하는 작은 행위가 정말 사소하고 하찮은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윤택한 삶을 향한 개개인의 무지한 선택들이 지금의 환경오염을 만들었다. 기업 대표도, 환경관리자도, 소비하는 시민들도 모두 개인이다. 그렇기에 환경 개선 효과도 국민 개개인의 습관과 작은 행위로부터, 그리고 자기가 서 있는 위치에서의 환경적 발상으로부터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오늘 내가 환경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떠올린 그걸 바로 시작해야 하는 이유이다.

태그:#탄소중립, #환경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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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 풍부한 환경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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