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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희는 용감하고 대단한 아이야. 힘내자. 사랑해." (뇌사로 치료 중일 때)
"왜 다 못 누리고 갔나?" (장례를 치르고 난 뒤)
"안 춥나? 오늘 동희가 엄마, 아빠 떠난 지 1년이 되는 날이야. 먹고 싶은 거 갖고 싶은 거 있으면 꿈 속에 와서 엄마한테 얘기해" (하늘나라 간 지 1주기 되던 날)


고 김동희 어린이는 2015년 5월 25일 이 세상에 태어났다. 아빠 김강률씨는 동희가 28개월 되었을 때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동희는 3살부터 6살 하늘나라 갈 때까지 아빠의 백혈병 투병을 보면서 성장했고, 투병 중인 아빠에게 하나뿐인 아들 동희는 살아야 할 희망이 되어 주었다.

그러나 하늘나라로 아들을 떠나보낸 동희 아빠는 이제 살기 위해 투병하는 것이 아니다. 아들이 왜 죽었는지 그 진실을 밝히고, 잘못된 응급의료 이송체계와 관행으로 더는 억울하게 죽는 응급환자가 없도록 하기 위해 투병하고 있다.

백혈병 투병 동희 아빠의 마지막 소원
 
아빠 김강률씨는 동희가 3살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동희는 6살 하늘나라 갈 때까지 아빠의 백혈병 투병을 보면서 성장했고, 투병 중인 아빠에게 하나뿐인 아들 동희는 살아야 할 희망이 되어 주었다.
▲ 동희와 백혈병 투병중인 아빠 아빠 김강률씨는 동희가 3살 때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동희는 6살 하늘나라 갈 때까지 아빠의 백혈병 투병을 보면서 성장했고, 투병 중인 아빠에게 하나뿐인 아들 동희는 살아야 할 희망이 되어 주었다.
ⓒ 김강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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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영화로 개봉되어 큰 인기를 얻은 <나비효과>는 한순간의 사건이나 선택이 미래에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모습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주었다. 나비효과(Butterfly Effect)는 본래 기상학에서 나온 말이다. 브라질 정글에서 날아다니는 나비 한 마리가 날갯짓하면 그 날갯짓이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상륙하는 거대한 폭풍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는 의미다.

동희를 수술한 집도의사가 있는 양산부산대병원은 보건복지부로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로 지정받아 운영 중이었다. 119구급차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이송중인 초응급 상태의 동희를 도착 5~6분 남겨두고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수용거부를 하지 않았다면 21만 6040명의 동의를 얻은 동희 아빠의 수술실 CCTV 법제화 청와대 국민청원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초응급환자인 동희를 수용거부한 양산부산대병원에 대한 보건복지부 진상조사를 요구하는 동희 부모의 1인시위나 기자회견도 없었을 것이다. 해당 의료진에 대한 형사고소와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수사팀의 수사도 없었을 것이고 민사소송도 없었을 것이다. 살아 있다면 올해 7살이 되었을 동희도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 엄마·아빠 앞에서 재롱부리며 귀여움을 한껏 받고 있었을 것이다. 이것이 동희의 나비효과다.

심폐소생술하며 응급이송 했지만, 수용 거부 통보

당시 5살이던 김동희군은 2019년 10월 4일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받았던 편도제거수술 부위의 후유증으로 동네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권유로 집 근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다.

수술받은 지 6일째인 10월 9일 새벽 1시 45분경 동희는 수술받았던 편도 부위가 터져 피를 분수처럼 토하며 정신을 잃었다. 의료진은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작했고, 1시 46분 수술받은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전원을 결정했다. 의료진은 1시 47분 119구급대에 신고했고, 119구급차는 1시 48분 출동해 병원에 1시 50분 도착했다. 119구급차는 1시 56분 의료진과 동희를 싣고 심폐소생술을 하며 12km 떨어진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출발했다.

119구급대가 병원을 출발하며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양산부산대병원에 CPR(심폐소생술) 중인 응급환자를 이송한다고 통보하였다. 그러나 119구급차가 양산부산대병원 도착 5~6분 전 동희를 수용할 수 없다는 거부 통보를 받았다. 119구급대는 심폐소생술 중인 동희의 초응급 상태를 고려해 한 번 더 전화해 수용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119구급대는 어쩔 수 없이 오던 길을 돌아서 다른 지역 권역응급의료센터인 부산동아대병원으로 출발했다. 119구급대는 병원을 출발한 지 22분 만인 2시 18분 부산동아대병원에 도착했고, 계속되었던 심폐소생술 덕분에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그러나 동희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5개월 후인 2020년 3월 11일 하늘나라로 떠났다.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19구급차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초응급 상태로 이송 중인 동희를 도착 5~6분 전 수용거부 통보했고, 이로 인해 오던 길을 돌아 22분 만에 부산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했지만 뇌사에 빠졌다.
▲ 응급환자 동희 수용거부와 뇌사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는 119구급차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초응급 상태로 이송 중인 동희를 도착 5~6분 전 수용거부 통보했고, 이로 인해 오던 길을 돌아 22분 만에 부산동아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도착했지만 뇌사에 빠졌다.
ⓒ 안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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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동희가 이송될 때 응급실 내 CPR 환자 없었다"

양산부산대병원에서는 심폐소생술 중인 초응급 상태인 동희의 수용을 거부한 이유에 대해 당시 심폐소생술 중인 응급환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거짓말로 드러났다.

최근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수사팀에서 119구급차로 동희가 이송중인 시간에는 심폐소생술을 받고 있던 응급환자는 없었고, 이미 응급조치가 끝나 중환자실로 옮겨진 후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MBC <실화탐사대>(4월 3일 방송분)를 통해 밝혔기 때문이다. (해당 방송에서 병원 측은 "소송이 진행 중인 건이라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편집자 주) 

이는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응급의료종사자는 업무 중 응급의료를 요청받았을 때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는 응급의료법 제6조 제2항 위반이 될 수 있다. 이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은 응급의료종사자의 면허 또는 자격을 취소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면허 또는 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고(제55조 제1항),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제60조 제3항).

응급의료법은 권역응급의료센터에 대해 응급의료에 관한 권역 내 다른 의료기관에서 이송되는 중증응급환자에 대한 수용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고 있고(제26조 제1항 제4호),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양산부산대병원이 이를 위반했다면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정이 취소될 수 있다(제35조 제1항 제2호). 만일 지정취소까지 되지 않더라도 일정한 기간을 정하여 시정명령을 받을 수 있고(제35조 제2항),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이 중단될 수 있고(제35조 제3항), 응급의료수가도 차감될 수 있다(제35조 제4항).

특히, 양산부산대병원은 당시 상급종합병원이면서 권역응급의료센터,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 권역외상센터 등으로 지정받아 운영 중이었다. 만일 양산부산대병원 주장처럼 심폐소생술 중인 응급환자가 실제 1명 있었다고 하더라도 119구급차로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이송중인 초응급 상태의 환자를 수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역할과 기능을 고려할 때 수용거부의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

사례검토위원회 구성해 응급의료 이송·수용체계 개선책 마련해야

동희군이 편도제거수술을 받았고 119구급차로 이송중인 초응급환자 동희를 수용거부한 양산부산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권역외상센터로 지정된 상급종합병원이다. 이처럼 중증 응급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인적·물적 시설을 갖춘 양산부산대병원에서 이송중인 초응급환자 동희를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용을 거부해 뇌사에 빠지게 했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이는 우리나라 응급의료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2016년 9월 30일 교통사고를 당한 2살 고 김민건 어린이가 119구급차에 의해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에 골든타임 이내 도착했다. 그러나 민건이는 의료진의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고, 의료진이 전원 결정을 한 이후에도 7시간 동안 전국 14개 병원에서 전원을 거부해 헬기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어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사망했다.

그 당시 보건복지부는 정부 차원의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원인 분석과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다.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발생한 김동희 어린이 사망사건과 2016년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에서 발생한 김민건 어린이 사망사건은 유사한 점이 많다.

따라서 보건복지부는 민건이 사망사건 때처럼 동희 사망사건 관련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사건 분석과 함께 그동안 추진되어 온 응급의료체계 개선방안들을 다시 한번 촘촘히 점검하고 보완해 제2의, 제3의 동희 사망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동희 사망사건은 현재 경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수사팀에서 수사하고 있지만, 이는 형사처벌을 하기 위한 목적이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찰의 수사와 검찰의 기소를 통해 형사재판이 진행되어 대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기까지는 수년의 장기간이 걸린다. 그때까지 예방 가능한 대표적인 응급의료 환자안전사고인 동희 사망사건의 진상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미루어서는 안 된다.
 
고 김동희 어린이 기일인 지난 3월 11일 동희 부모와 환자단체들은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119구급차로 이송중인 초응급 상태의 동희 수용을 거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해 보건복지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권역응급의료센터 수용거부 항의 기자회견 고 김동희 어린이 기일인 지난 3월 11일 동희 부모와 환자단체들은 양산부산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119구급차로 이송중인 초응급 상태의 동희 수용을 거부해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에 대해 보건복지부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 한국환자단체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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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안기종 기자는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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