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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무라 시장이 이번 투표부정 문제의 '장본인'임을 나타내는 깃발을 달고 집회에 참석한 시민.
▲ 가와무라 시장 규탄 시민집회 가와무라 시장이 이번 투표부정 문제의 "장본인"임을 나타내는 깃발을 달고 집회에 참석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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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아이치 트리엔날레에서의 '소녀상' 전시 방해, 조작과 위조가 드러난 오무라 아이치현 지사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 주도로 시민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가와무라 나고야 시장이 4월 25일 있을 시장 선거에 출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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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와무라 시장은 주민투표 조작 사건으로 4선 출마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결국 4선을 위한 출마를 선언했다. 주민투표 부정 문제에 대한 지적에 대해 가와무라 시장은 "그 문제는 선거와 별 관계가 없다. 게다가 내가 그런 부정 문제에 관여할 리가 없지 않냐"고 사건과 관계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현재, 아이치현 경찰은 주민투표 주도 단체에 대한 압수수색과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가와무라 시장이 이 단체의 대표인 성형외과 의사 다카스 씨에게 도움을 요청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그는 주민투표 운동 기간 중에도 다카스 씨와 함께 여러 현장을 누비면서 시민들에게 자신들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이 같은 배경을 두고 많은 시민들은 가와무라 시장이 투표 부정에 대한 직접적 관여 여부와 상관없이, 시정을 혼란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것에 사과하고 정치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표현의 부자유전, 그 후'를 잇는 아이치의 모임(아래 모임)'은 '협박을 초래한 선동, 헌법위반, 역사왜곡과 소녀상 철거 요구, 주민투표 조작 관여' 등의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여 서명 용지를 나고야 시장 측에 전달하고자 나고야 시청을 두 차례나 방문했다. 하지만 시청 측은 이번 투표 운동 참여가 시장으로서가 아닌 개인으로 참여한 것이라며 서명의 수령을 거부했다.
 
가와무라 시장의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시장 비서실에 전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결국 비서실은 이번 투표 운동이 시장 개인의 활동이라며 수령을 거부
▲ 가와무라 규탄 서명 전달 가와무라 시장의 책임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시장 비서실에 전달하는 시민단체 관계자. 결국 비서실은 이번 투표 운동이 시장 개인의 활동이라며 수령을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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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임'은 선거운동 개시일인 11일을 하루 앞둔 10일 나고야의 중심가 사카에에서 집회를 갖고, 가와무라 시장을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낙선시킬 것을 결의했다. 시민들은 선거 기간 동안 가두 선전과 인터넷, 선전물의 우편함 투입 등의 활동을 통해 낙선운동을 전개해 나갈 예정이다.

이번 선거에는 3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실질적으로는 가와무라 시장 이외에, 나고야시의회 의장 출신인 요코이씨와의 양자 대결로 치러질 전망이다. 이에 앞서 '모임'은 이번 선거 출마예정자들에게 '1. 난징대학살,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역사왜곡에 가담하지 말 것, 2. 일본 헌법에 보장된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 등을 요청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하지만, 가와무라 시장의 대항마이면서 유력한 후보자 중의 한 사람인 요코이씨는 이 두 가지 요청에 대해서는 정확한 언급을 회피한 채 주민투표 부정 문제에만 중점을 두고 가와무라 시장을 반드시 낙선시키겠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투표 부정과 관련된 시민들의 분노를 생각하면 가와무라 시장을 낙선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이다. 하지만, 그 전에 이번 주민투표의 배경이 역사왜곡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에 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가와무라 시장이 떨어지더라도 그 부분이 해소되지 않는 한, 본질적인 부분에 있어서는'그 나물에 그 밥'을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모임'은 이번 선거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상관없이 선거 직후 시청을 방문해 자신들이 주장해 온 올바른 역사 이해와 표현의 자유를 지킬 것을 요구하는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선거가 투표 부정 문제 뿐만 아니라, 역사 왜곡, 표현의 자유 등 일본 사회가 외면해 온 문제들이 선거의 주요 의제로 부각되어 조금이라도 일본 사회를 성숙하게 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나고야 시청 앞에서 가와무라 시장과 다카스 원장이 함께 주민소환 투표 운동을 벌이는 사진을 들고 항의하는 시민
▲ 가와무라 시장 규탄 시민집회 나고야 시청 앞에서 가와무라 시장과 다카스 원장이 함께 주민소환 투표 운동을 벌이는 사진을 들고 항의하는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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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로 보여주자! 가와무라 NO'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 중심가를 행진하는 시민들
▲ 가와무라 시장 규탄 시민집회 "선거로 보여주자! 가와무라 NO"라는 현수막을 들고 시 중심가를 행진하는 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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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와무라 다카시 , #주민투표 조작, #일본 우익, #일본 역사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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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고야의 장애인 인형극단 '종이풍선(紙風船)'에서 일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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