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리그에서 kt 위즈는 10일 현재 2승 4패로 한화 이글스와 함께 공동 9위, 즉 최하위다. 지난해 정규 시즌 2위로 창단 첫 가을야구에 성공하며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kt는 지난겨울 MVP를 차지한 외국인 타자 로하스가 일본프로야구(NBP) 한신 타이거즈로 떠났다. 

kt는 타선이 약화된 대신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을 마친 고영표가 선발진에 가세해 '선발 야구'가 가능할 것이라 기대를 모았다. 외국인 투수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 지난해 신인왕 소형준, 그리고 고영표와 배제성까지 꽉 들어찬 5선발은 리그 최강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쿠에바스가 등에 담 증세로 인해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불발된 가운데 소형준마저 부진해 고민이 커지고 있다. 소형준은 2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59 피OPS(피출루율 + 피장타율) 0.742로 저조하다. 

2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커녕 6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없다. 합계 9.2이닝 동안 7개의 볼넷을 허용해 9이닝당 평균 볼넷이 6.52개로 많아 제구가 불만스럽다.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지난해는 143.4km/h였으나 올해는 142.3km/h로 하락해 강점이 약화됐다. 

▲ kt 소형준 프로 통산 주요 기록
   
소형준의 두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의 투구 내용은 실망스러웠다. kt가 4-0으로 넉넉히 앞선 3회말 선두 타자 이원석에 볼넷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이학주와 구자욱의 2루타 포함 4피안타를 묶어 4실점해 4-4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kt는 6-7로 역전패했다. kt는 소형준이 난조를 보이지 않고 리드를 지켰다면 하는 아쉬움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시즌 초반 소형준의 부진은 발동이 늦게 걸리는 슬로 스타터이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2001년생으로 지난해 만 19세 시즌을 치른 그가 너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무리했기 때문이라는 우려 섞인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해 소형준은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 피OPS 0.691을 기록했다. 정규 시즌에만 133이닝을 던진 뒤 포스트시즌에서도 2경기에 등판해 9이닝을 소화했다. 육체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가운데 정규 시즌 규정 이닝(144이닝)에 육박하는 142이닝을 던진 것이다. 
   
시즌에 앞서 이강철 감독이 약속했던 소형준의 '125이닝 제한'은 공염불에 그쳤다. 지난해 프로 2년 차로 만 20세 시즌을 치른 2000년생 서준원(롯데)을 허문회 감독이 이닝 제한을 위해 9월에 선발에서 불펜으로 이동시킨 결정과는 대조적이었다. 

만 20세 시즌을 치르는 소형준은 올해 역시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메이저리그에서는 만 20세를 넘어서도 20대 초반까지는 투수를 관리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만 25세 이하 투수가 전년도보다 30이닝 이상 더 던지면 이듬해 부진 혹은 부상이 찾아올 수 있다'는 '버두치 리스트'가 대표적이다.  

소형준은 KBO리그에 모처럼 등장한 대형 선발 투수라는 호평을 받았다. 올해 도쿄 올림픽이 치러질 경우 대표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는 기대도 크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코칭스태프의 세심한 관리를 받으며 정상적인 몸 상태로 최상의 기량을 유지하는 것이다. 소형준이 시즌 초반을 씻어내고 지난해의 강력한 면모를 되찾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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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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