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의 한 장면.  선배가수 자격으로 아이유가 출연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9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의 한 장면. 선배가수 자격으로 아이유가 출연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 JTBC

 
최근 각 방송사들이 선보인 신규 예능 프로그램에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자사 방영 오디션 프로 출신 입상자들로 꾸민 '오디션 스핀오프' 예능이란 점. ​KBS는 <트롯전국체전> Top8에 오른 가수들을 중심으로 지난 3월 31일 <트롯매직유랑단>을 선보였고 TV조선 역시 지난 2일부터 <내일은 미스트롯 시즌2> 입상 가수들과 함께한 <내딸하자>를 방영하고 있다. JTBC는 <팬텀싱어-올스타전>을 지난 1월부터 편성한 데 이어 이달 2일엔 역시 자사 오디션 <싱어게인> Top3 수상자들을 전면에 내세운 <유명가수전>을 신설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방송사 제작 오디션 프로그램이 종영된 이후엔 그걸로 끝인 경우가 허다했다. 하지만 지난해 TV조선이 <내일은 미스터트롯> 이후 <뽕숭아학당>, <사랑의 콜센타> 등 파생 예능까지 성공시키면서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었다. 소위 '사후 관리' 개념이 적용되면서 우승자 가리고 상금만 전달하면 끝이었던 오디션 예능에 '확장성'을 마련하기 시작한 것이다.

슈퍼스타 아이유를 만난 싱어게인 Top3
 
 지난 9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의 한 장면.  선배가수 자격으로 아이유가 출연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9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의 한 장면. 선배가수 자격으로 아이유가 출연해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 JTBC


시청률 숫자는 제각각이었지만 방송사 입장에서는 오디션의 기세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결과적으론 이득이기 때문. 게다가 한 명의 시청자가 더욱 소중해진 요즘 방송 풍토를 감안하면 깜짝 스타가 된 출연자들의 팬들을 TV 앞으로 유도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출연자들의 숨겨진 끼를 화면 속에 담아, 재미를 유발한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 여파로 인한 합동 공연 연기 및 취소가 반복되다 보니 오디션 스핀 오프 예능이 임시방편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한다.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사랑의 콜센타>, <내딸하자> 등 일련의 예능들이 트로트 장르와 장년, 노년층 감성에 맞춰 1980년대풍 버라이어티 예능의 성격을 지닌 것과 다르게 JTBC <유명가수전>는 트렌디한 음악 취향을 전면에 드러낸 구성이 이채롭다. ​첫 회에선 이승윤-정홍일-이무진 등 Top3의 근황을 VCR 화면으로 간략히 소개하면서 그들을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선물 역할이 부여됐다. 여기에 MC 규현, 이수근과 송민호, 이해리, 선미 등 <싱어게인 유명가수전> 심사위원들의 멋진 공연이 곁들어지면서 뒤풀이 무대 같은 편안한 느낌을 선사해줬다.

JTBC표 음악 예능의 장점 극대화
 
 지난 9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의 한 장면.  선배가수 자격으로 아이유가 출연해 '싱어게인' Top3 및 MC들과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지난 9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의 한 장면. 선배가수 자격으로 아이유가 출연해 '싱어게인' Top3 및 MC들과 멋진 무대를 선사했다. ⓒ JTBC

 
본격적인 방영에 돌입한 2회(9일)에선 첫번째 초대손님 아이유가 이들 Top3와 만났다. 서로 궁금했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 나누는 등 정겨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부모님과 더불어 <싱어게인>을 열심히 시청했다는 아이유는 <유명가수전> 3인방에 대한 잘 알고 있었다. 단순히 스타이자 선배로서 찾아온 게 아니라 마치 시청자 대표 자격으로 등장한 것같은 느낌도 줬다.

유명해져서 좋은 점, 그렇지 않은 점을 비롯해서 음악과 연기 두 가지 활동을 병행할 때의 자세 등 Top3가 던진 질문에 대해서도 솔직한 답변을 내놓는 등 <유명가수전>은 전문성을 표방한 토크 예능의 역할도 착실히 수행한다.

특히 ​<유명가수전> 2회가 인상적으로 다가왔던 이유는 JTBC표 예능의 장점을 제대로 살린 내용 덕분이었다. 지상파 음악방송같은 순위 프로그램은 없지만 JTBC는 <슈가맨> <히든싱어> 등을 통해 축적된 음악 예능의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하고 나섰다. 편안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카페 같은 작은 세트를 배경으로 하우스 밴드의 반주를 등에 업은 출연 가수들은 원곡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색다른 매력의 공연을 선사한다.

​마치 <비긴어게인> 실내 버전같은 조합은 이제 '무명가수'를 벗어나 프로그램명처럼 '유명가수'가 된 Top 3의 능력을 맘껏 뽐낼 수 있는 마당같은 구실을 한다. 여기에 걸출한 스타 아이유가 힘을 보태면서 대규모 콘서트장 부럽지 않은 알짜배기 무대 마련에 큰 힘을 얻게 되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방송과 마찬가지로 수려한 언변으로 Top3와 진솔한 대화를 나눠준 덕분에 <유명가수전>은 후발주자 예능이지만 확실한 특징을 마련했다. 비록 독창적 시도로 마련된 프로그램은 아니었지만 출연진의 장점을 극대화시킨 기획에 힘입어 <유명가수전>은 제법 볼만한 음악 예능이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시작했다.
 
 지난 2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 첫회에선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등 '싱어게인' Top3의 방송 이후 뒷 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2일 방영된 JTBC '유명가수전' 첫회에선 이승윤, 정홍일, 이무진 등 '싱어게인' Top3의 방송 이후 뒷 이야기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 JTBC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입니다.
유명가수전 싱어게인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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