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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 문화 탐방기획 <薪智島 ①> 정지승의 완도, 어디까지 가봤니?

<편잡자 주> 본 섹션에서는 완도의 섬 구석구석을 돌아보며 섬 문화 탐방 "완도, 어디까지 가봤니?"를 기획연재하고자 한다. 완도의 권역별 섬의 역사와 문화, 자연과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관광자원을 발굴하여,"완도, 어디까지 보았나?"라는 질문을 스스럼없이 던지며, 우리가 알고 있는 완도는 과연 어떤 모습인지, 무엇이 진짜 완도인지를, 완도가 품고 있는 모든 것을 독자에게 생생한 소식으로 전하고자 기획됐다.

철부선을 타고 주도(珠島) 상록수림을 관람하면서 들뜬 마음에 신지도의 명사십리를 찾았던 기억이 새롭다. 2005년 12월 신지대교가 개통되면서부터 신지도를 찾는 여행객들은 이제 동고리 끝자락까지 자유롭게 왕래한다.

답사여행에 관심을 가졌던 때문일까. 주말 낚시객들이 주로 찾는 동고리가 내게는 그야말로 신세계였다. 송림(松林)이 우거진 동고리 해변과 그 길을 지나다 보면 드러나는 해변의 기암괴석은 과연 일품이다. 바람 부는 날이면 그 느낌은 배가 된다. 그곳을 찾을 때마다 그동안 명사십리해변만을 눈여겨보았던 신지도의 숨은 이야기가 차츰차츰 나의 마음속을 후벼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어느 날은 신지도 동고리해변에서 나는 원교 이광사(圓嶠, 李匡師 1705~1777)를 만났다. 조선의 글씨 동국진체(東國眞體)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원교 이광사의 적거지를 찾다말고 송림이 우거진 곳에서 그의 숨결을 느끼다니, 뜻밖이었다. 도담의 그림자가 드리운 동고리 해변에서 나는 원교가 마음으로 대하던 바로 '조선의 미학'을 보았던 것이다.  그것은 최북의 그림에 있는 '단구승유도'의 한 장면이었다.

유배의 섬, 신지도는
우리의 정신을 눈 뜨게 하는 곳


'단구승유도'는 원교 이광사가 지인들과 단양 일대를 유람할 때, '조선의 고흐'로 불리는 괴짜 천재화가 최북(崔北, 1712~1760)에게 도담(島潭)에서의 뱃놀이 모습을 그리게 하고, 자신이 그 연유와 참석자들의 이름을 기록한 것이다. 그림의 우측 상단에 붓글씨로 '島潭도담(島潭)'이라 쓰고, '崔최식지인(埴之印)'이라 새긴 백문방인(白文方印)을 찍었다.

 그림은 18세기에 유행한 남종화풍을 토대로 하여 수묵으로 그린 뒤 담채한 것인데, 2015년 '단구승유도'가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서울시는 단구승유도의 제작연대가 확실하고 원교 이광사 서체의 변화과정을 이해하는 자료가 된다고 판단하여 문화재로서 가치를 높이 평가했던 것이다.

 그가 신지도 금곡마을에 유배 와서 남긴 족적을 살펴보며 동고리에서 뜻밖에 '단구승유도'속의 풍경을 만나다니. "만약 누군가 같은 생각을 했다면 그는 분명 원교를 마음속에 품고 있는 사람일 것이다."독백하며 웃음 짓는다.

 이미 쓰러져가는 폐허 수준의 건물만이 덩그러니 남아있는 금곡마을 적거지에서 원교 이광사의 자취가 허망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섬 곳곳에는 원교의 숨결이 가득차서 끝없이 넘실거린다.   <계속>

영회(詠懷)--유배지의 감회를 읊다

평생불속지(平生不俗志) 평생 속된 뜻 없이 살았거늘
노대위류인(老大爲流人) 늙어서 유배객이 되었다네.
유몽심래도(有夢尋來道) 꿈속에 내도재(친구의 서실)를 찾기도
미방망북진(迷方望北辰) 길 잃고 북극성을 바라보기도하였네.

 
ⓒ 완도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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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승 다큐사진가/문화기획가

<정지승>님은 다큐사진가이면서 문화기획가로'전남의 문화유산'을 다중매체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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