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1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2대 1로 패배한 한국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8일 오후 경기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PO) 1차전 한국과 중국의 경기에서 2대 1로 패배한 한국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 ⓒ 연합뉴스

  
사상 첫 올림픽 진출에 도전하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이 강호 중국을 상대로 선전을 펼치며 작은 희망을 발견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중국과의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 홈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이로써 한국은 오는 13일 오후 5시 중국 쑤저우 올림픽 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반드시 이겨야만 올림픽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게 됐다.
 
중국에 선전했지만 아쉬움 남긴 수비 집중력 부족
 
이날 벨 감독은 4-3-3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추효주-지소연-강채림을 최전방에 놓고, 허리는 장슬기-이민아-이영주를 포진했다. 포백은 심서연-홍혜지-임선주-박세라, 골문은 김정미가 지켰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서는 중국의 공세가 초반부터 매서웠다. 중국 최고의 골잡이 장산산이 두 차례 날카로운 왼발슛으로 한국 수비진을 위협했다. 한국은 몸이 덜 풀리기라도 한 듯 몇 차례 결정적인 실수로 중국에게 슈팅 기회를 제공했다.
 
전반 20분을 넘어서며 조금씩 안정세를 찾은 한국은 세트 피스에서 홍혜지, 추효주의 헤더슛을 통해 기회를 엿봤다.
 
선제골은 중국의 몫이었다. 전반 33분 마쥔이 올린 크로스를 장신이 왼발슛으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날 한국이 아니었다. 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지소연이 상대 진영으로 들어가며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강채림에게 패스를 넣었다. 강채림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후반 초반 흐름도 한국이 주도했다. 후반 2분 지소연의 크로스에 이은 임선주의 헤더슛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후반 15분에는 중국의 패스를 가로챈 심서연이 크로스를 올렸고, 강채림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아쉽게도 골문을 빗나갔다.
 
벨 감독은 후반 17분 추효주 대신 손화연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하지만 후반 26분 손화연이 공을 걷어내려는 과정에서 탕자리를 발로 차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왕 슈앙이 성공시키며 다시 중국이 앞서갔다.
 
이후 벨 감독은 이금민, 여민지를 투입해 총력전에 나섰지만 끝내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희망 발견한 태극낭자, 사상 첫 올림픽 티켓 노린다
 
지금까지 한국 여자 축구는 올림픽 본선 무대를 밟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19년 10월 사상 처음으로 외국인 감독 벨을 선임하며 이번 2020 도쿄 올림픽을 겨냥했다.
 
특히 이번 중국과의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대표팀은 영국에서 활약하고 있는 지소연, 조소현, 이금민을 발탁하며 최정예 스쿼드를 꾸렸다.
 
중국은 전통적인 여자 축구의 강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 한국(18위)보다 단 3계단 높은 15위에 올라있다. 또, 한국은 중국과의 역대 전적에서 4승 6무 27패로 절대적인 열세를 보인 바 있다.
 
벨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처음 치른 2019 EAFF E-1 풋볼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는 중국과 0-0으로 비기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그래서 이번 중국전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이날 한국은 중국을 상대로 매우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미드필드 싸움에서 대등하게 맞섰고, 많은 활동량과 압박으로 중국을 괴롭혔다.
 
특히 지소연을 제로톱처럼 활용하면서 2선까지 내려와 연계 플레이를 하게 한 부분이나 좌우 윙포워드 추효주, 강채림을 이용해 파고드는 전술을 펼친 게 주효했다. 실제로 전반 39분 지소연-강채림으로 이어지는 합작품으로 멋진 동점골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수비 집중력 부족이 아쉬웠다. 한국은 선제 실점 상황에서 세컨볼을 놓치며 상대에게 여유롭게 슈팅할 수 있는 공간을 허용했다. 두 번째 실점 장면이 유독 아쉬웠던 건 손화연이 무리하게 발을 높이 드는 행위로 페널티킥을 내줬기 때문이었다. 
 
벨 감독은 경기 후 비대면 공식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두 번째 실점 모두 이런 경기에서는 나와서는 안 됐다. 각각 확실하게 걷어내지 못했고, 박스 안에서 무리한 도전을 했다"고 꼬짚었다.
 
비록 홈에서 패했지만 2차전에서 역전할 수 있는 여지는 남아있다. 원정 다득점 규칙에 따라 원정에서 2골차 이상으로 승리해야 한다. 이번 중국전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가능성 또한 확인했다.
 
벨 감독은 "도쿄에 호텔방을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중국에 하고 싶다"라며 "아직 완전히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전반전이 끝난 것이다. 상대의 강한 피지컬을 경험한 만큼 이에 대응하려면 빠른 판단과 적극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 1차전 분석을 통해 보완할 점과 중국의 약점을 더 세밀하게 파악하겠다"고 강조했다.
 
과연 벨호가 거함 중국을 넘고 올림픽 티켓을 획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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