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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10년 만에 보궐선거로 컴백하면서 때아닌 무상급식 논쟁이 선거 기간 중 회자됐다. 아무래도 오세훈 시장의 원죄 같은 기분이 들었던 것인지 같은 당 소속인 김예지 의원이 무상급식으로 잔반이 늘었다는 논리를 들고 나왔던 것이다.

또 한편에서는 시민단체인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기고한 기사가 떴다. 이 기사에는 '아이들이 학교에서 배를 곯고 오기 일쑤입니다'(http://omn.kr/1sqm8)라는 제목이 달려 있다.

이쯤에서 학교 급식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한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도대체 학교 급식이란 어떤 의미를 갖고 있으며, 우리는 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 성찰을 해보자는 것이다.

때아닌 급식 논쟁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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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교사로서 가장 먼저 이의를 제기하고 싶은 것은 맛을 중심으로 학교 급식을 바라보는 시선이다. 물론 먹을 것을 앞에 두고 맛의 문제를 제쳐둔 채 사고할 수는 없다. 많은 학생들이 점심 한 끼를 맛있게 먹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것을 부정할 수는 없지만, 아무리 끼니를 해결하는 급식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이상 이것도 교육의 일환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

"음식물 쓰레기 처리 비용을 학습교재, 영어 원어민 교사 채용 등에 대체 지원할 수 있도록 보편적 교육복지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김예지 의원의 발상은 학교 급식에 대한 미천한 인식을 드러낸다. 영어 원어민 교사에게 주는 월급은 괜찮고, 그 돈으로 밥을 먹이면 안 된다는 주장의 근거로 잔반 처리 비용을 들이미는 건 견강부회가 매우 심하다.

잔반처리 비용이 무상급식 때문에 늘어났다는 추정은 그 어디에서도 합리적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 아무리 무상급식이 맘에 안 들어도 초등학생들이 엄마가 낸 돈과 국가가 내준 돈을 구분하여 급식의 완식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생각을 할 줄은 몰랐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관련하여 관련 예산이 증가한 부분에 대해서 이미 설명을 했고, 이에 대한 김예지 의원실의 반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치하는 엄마들에서 기고한 기사가 내놓은 발상도 김예지 의원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기사는 학교 급식에 문제가 많고 맛이 없다는 내용을 담았다. 7살, 9살 자녀가 매운 반찬이나 국이 나오는 학교급식을 먹을 수 없어 늘 허기진 상태로 집에 온다는 것이다. 주장이 여기에서만 멈췄으면 맛이 없다는 여느 급식에 대한 불만처럼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애꿎은 교사들의 커피와 간식을 물고 늘어지면서 기사가 방향을 잃고 말았다.

학교 급식에서 맵고 짠 음식이나 인스턴트 조리 제품이 나오면 가장 먼저 이의를 제기하는 건 교사 집단이다. 학생들의 입맛에만 맞춰서 자극적으로 조리가 되면 학생 건강에도 문제가 되지만 교사들도 원하지 않는 맛이기 때문이다.

또한 학교에는 학부모들에게 급식에 대한 평가를 듣는 급식위원회가 구성되어 있다. 학부모들은 정기적으로 학교에 와서 급식을 먹으면서 평가를 하고 학교는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다. 기사 내용을 보면 특정 시점에 구성된 반찬의 간이 맘에 들지 않았던 듯한데, 특정 학교나 특정 교사의 문제를 갖고 대한민국 전체 교육에 시비를 거는 모양새다.

기사는 대부분의 학교에서 급식위원회나 영양사(영양교사)와의 대화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는 급식 반찬 문제를 대통령에게 호소한다. "대통령님께서 오늘 하루 배부르게 드시는 동안 전국의 수많은 병설 유치원 원생과 초등학교 저학년은 '마음껏 먹을 수 없는 반찬'을 배식받으며 한숨 짓습니다"라며 이를 "아동학대"라고 한다. 이게 비단 급식만이 아니고 대한민국 교육 담론에서 흔하게 나오는 문제점이라는 것이 이번 기사를 그냥 넘길 수 없게 만든다.

기사는 코로나19 사태로 부득이 제한 조치가 내려진 간식 문제까지 들고 나온다. 그 심정은 이해하지만 국가적 위기 앞에 너무 단편적인 주장을 앞세우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여기에 교사들이 먹는 커피믹스를 가리키며 찢어지는 엄마의 마음을 비교하는 식의 문제제기 방식은 문제가 있다. "한쪽 구석에 선생님들을 위한 커피믹스와 다양한 차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입맛에 맞는 급식도 배불리 드시고 차도 드시고 개인적으로 챙겨온 간식도 요령껏 드실 수 있습니다"라니.

실제로 대부분의 학교에서 교무실 간식은 학교비용으로 제공되지 않는다. 교무실별로 회비를 거둬서 간식을 비치해두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이제는 내 돈 내고 사먹는 커피도 문제냐?"며 어이없다는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감정적 대립을 불러와서 좋을 것이 없는데, 꼭 그런 식으로 문제제기를 했어야 했나 싶다.

과잉의제화
 
 27일 오전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서울 한 초등학교 돌봄 현장을 방문한 뒤 학교 급식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이 서울 한 초등학교 돌봄 현장을 방문한 뒤 학교 급식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 2020.8.27
ⓒ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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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와 교사는 함께 교육을 고민하고 해결해 가야할 동반자다. 프로불편러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면 우리 교육 문제의 해결은 요원할 것이다. 더구나 급식 반찬 문제에까지 국정최고 책임자를 호출하는 방식은 그동안 우리 교육의 과잉의제화의 한 단면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과잉의제화의 기제는 우리 아이 하나하나가 각 가정에서 매우 소중한 존재라는 것이다. 여기에 한국 교육은 원하든 원치 않든 신분 상승의 유효한 도구로 사용되어 왔다는 현실이 자리한다. 모든 것에 화를 내고, 정치를 소환하고, 최고 책임자를 불러 세운다.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첩경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다른 것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히나 교육은 단번에 해결하려고 하면 할수록 더 큰 문제가 불거지거나 더 깊은 상처를 남기며 문제가 심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기에 무상 급식을 폐지하고 영어 원어민 강사를 늘리자는 주장이나, 우리 아이 밥반찬을 대통령에게 해결해 달라고 하는 근시안적 목소리에 우려를 나타내는 것이다. 잔반처리 비용 하나 때문에 10년 이상 이어져온 무상급식을 시비 걸고, 반찬 문제에 대통령을 소환하면 도대체 다른 더 복잡한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나하나 머리를 맞대고 공유점을 넓혀가며 합의를 만들어나가도 시원찮을 판국인데 말이다.

정치와 압력단체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는 상황 자체가 대한민국 학교가 놓인 어려운 처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과잉의제화와 과잉정치화를 거두고 우리는 교육 그 자체의 본질에 접근해 가야 한다. 교사가 마시는 커피믹스 말고 세계적으로 우수하다는 교사의 역량을 어떻게 하면 교육 혁신의 견인차로 만들 것인지, 우리가 무슨 노력을 함께 해야 더 좋은 학교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학생들이 먹는 밥이 공짜인지 자기 돈을 내는 지에 대한 관심은 거두고, 어떻게 하면 우리 학교가 내일의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그냥 밥을 먹이는 것이 아니라 그걸 통해서 어떤 교육적 효과를 만들어 갈 것인지 더 차원 높은 담론의 장이 펼쳐지길 기대한다.

그래야만 우리 교육이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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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에서 사회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고등어 사전(메디치미디어)>, <나의 권리를 말한다(뜨인돌)>, <세상을 보는 경제(인포더북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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