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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설헌생가의 사랑채...사랑채에는 교산 허균의 영정도 모셔놓았다. 총명하고 진취적이었으나 이단아로 낙인찍혀 결국 역적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한 허균. 소설 홍길동전에서 그의 개혁적인 사고의 한 편린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생전에, 불행하게 죽은 누이의 글을 모아 중국과 일본에서 난설헌시집이 발간되게 했으며 난설헌의 시가 칭송을 받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난설헌생가의 사랑채...사랑채에는 교산 허균의 영정도 모셔놓았다. 총명하고 진취적이었으나 이단아로 낙인찍혀 결국 역적누명을 쓰고 죽임을 당한 허균. 소설 홍길동전에서 그의 개혁적인 사고의 한 편린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생전에, 불행하게 죽은 누이의 글을 모아 중국과 일본에서 난설헌시집이 발간되게 했으며 난설헌의 시가 칭송을 받게 되는 계기를 만들었다.
ⓒ 김숙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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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균은 관리인가 하면 외교관이고, 시인인가 하면 소설가, 산문작가인가 하면 대논설가이다.

그의 논설은 사회적 문제와 각종 적폐를 제기하고 방략을 제시하는 경륜이 담긴다. 그가 참살당하지 않고 조정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었으면 임진왜란 이후 난장판이 된 국정을 크게 혁신하였을 것이다. 
 
그가 「유재론(遺才論)」에서 갈파했듯이 널리 인재를 발굴하여 제대로 활용했으면, 그리고 「병론(兵論)」에서 제기했듯이 군사문제에 제대로 대처했으면, 또 「소인론(小人論)」에서 지적했듯이, 소인들이 윗자리에서 설치지 못하도록 하는 위정자의 안목이 있었다면 조선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이 같은 일은 오늘에도 다르지 않다. 위정자의 역할은 어떤 인물을 어느 자리에 배치하는가에 따라 성패가 갈린다고 할 것이다. 
 
이른바 '논(論)'에 해당하는 몇 편을 소개하여 개혁하지 못한 적폐와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의 아픔을 새기고자 한다. 논설의 주요 대목은 발췌한다. 
 
 기념공원 안 전통 가옥 사랑채에 봉안된 허균 영정
 기념공원 안 전통 가옥 사랑채에 봉안된 허균 영정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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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된 학문, 참된 선비의 길 - 학론(學論)

옛적에 학문하던 자는 유독 제 몸만 착하고자 하지 않았다.
대체로 이치를 궁구해서 천하의 변화에 대응하며, 도리를 밝혀서 후세의 학자를 계발하려 하였다. 천하 후세로 하여금 우리 학문이 높일 만하며, 도맥(道脈)이 나로 말미암아 끊어지지 않았음을 환하게 알리려 하였다. 이렇게 하는 것을 유자(儒者)의 선무(先務)로 했으니 어찌 공변되지 않은가.
 
소위 근세의 학자는 우리 학문을 높일 만하다고 하지 않으며, 또 제 몸만 착하고자 하지도 않는다. 입으로 지껄인 것과 귀로 듣기만 한 것을 주워모아 겉으로 언동을 꾸미는 데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나는 도리를 밝히며, 나는 이치를 궁구한다"고 함으로써 한 시대의 보고 들음을 헛갈리게 한다. 그러나 그 말경을 따져보면 높은 명망을 냉큼 취할 뿐이고, 그 천성을 높이고 도(道)를 전하는 실상에 있어서는 덩둘하여 엿본 것도 없는 듯하니 그 뜻은 사심이다.

오호라! 거짓이 참을 어지럽게 함이 한결같이 이런 극도에 이르게 하였다. 드디어는 임금으로 하여금 도학을 싫어해서 쓸 만한 것이 못 된다고 여기게 하였으니, 이것은 거짓과 사심으로 하는 자의 죄이다. 어찌 참선비가 시켜서 그런 것이겠는가. 
 
우리나라에도 소위 도학한 선비가 혹은 화란에 걸리고 혹은 끝까지 사용되지 못했다. 모르기는 하지마는, 당세 임금으로 있던 자가 과연 그들의 도를 써서 시행했더라면, 그 공적은 능히 옛사람과 비길 수가 있고 이 세상을 당우(唐虞)시대와 같게 할 수 있었겠는가. 

임금이 진실로 공과 사의 분별을 밝게 한다면, 참과 거짓도 알기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이미 공과 사, 참과 거짓을 분별하게 되면, 반드시 진리를 궁구하고 도리에 밝은 자가 나와서 배운 바를 행할 것이다. 겉만 꾸미는 자는 감히 그 계책을 부리지 못하여 모두 깨끗하게 그 거짓을 버릴 것이며, 나라의 옳고 그름도 따라서 정해질 것이다. 그런즉, 그 기틀은 어디에 있는가. 임금의 한 몸에 있으며, 그 마음을 바르게 함에 불과할 뿐이다.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인물열전] 호방한 자유인 허균 평전>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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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독재 정권 시대에 사상계, 씨알의 소리, 민주전선, 평민신문 등에서 반독재 언론투쟁을 해오며 친일문제를 연구하고 대한매일주필로서 언론개혁에 앞장서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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