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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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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무릎 위에 올린 그의 주먹을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이 감싸주고 주변에서 박수를 치며 등을 두들기며 환호하는 가운데에서 오 후보만 시간이 멈춘 듯 가만히 있었다.

잠시간의 멈춤 끝에 그는 눈을 질끈 감고 천장을 향해 고개를 젖혔다. 그리고 큰 한숨을 토해내며 고개를 푹 숙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그의 손을 잡았다. 그러자 오세훈 후보는 당 지도부와 함께 벌떡 일어서서 카메라 앞에 허리를 숙였다. 7일 오후 8시 15분께 방송3사 출구조사가 나온 국민의힘 당사의 모습이다.

이날 국민의힘 당사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 사전에 취재신청을 한 취재진뿐만 아니라 당직자와 보좌진 그리고 통제를 따르지 않고 들어온 지지자와 유튜버들까지 몰리며 발 디디고 서 있을 곳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실내 공간의 인원수를 제한하기 위해 부단히 애를 썼지만, 일부 지지자들이 이를 무시하면서 실랑이가 오가기도 했다.

하지만 당 관계자들의 표정은 밝았다. 한 관계자는 "오늘 기쁜 날이니까 양해 좀 부탁 드린다"라며 장내를 정리했다. 김예령 대변인은 "분위기가 좋다"라며 "오늘 왜 이렇게 제 목소리가 우렁차질까?" 하고 들뜬 모습을 보였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기뻐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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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7시 57분께 당사에 도착한 오세훈 후보는 하지만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다. 오 후보는 선거용 점퍼 대신 정장에 붉은 넥타이를 하고 등장했다. 당 관계자들은 이름을 연호하며 그를 맞아줬다. 오 후보를 맞이한 의원들과 당 지도부의 표정이 훨씬 밝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등 당 지도부가 도착한 후, 방송3사 출구조사가 발표될 때까지 오 후보의 긴장은 더욱 고조되는 것 같았다. 그는 머리를 쓰다듬고, 두 주먹을 무릎 위에 가지런히 뒀다가 다시 머리를 매만졌다. "5, 4, 3, 2, 1" 카운트다운이 진행되는 동안 그는 눈 한번 제대로 깜박이지 않은 채 모니터를 응시했다. KBS·MBC·SBS 등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는 59.0%대 37.7%로 오 후보의 낙승이었다. 인사하는 그의 눈은 눈물을 머금고 있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운데)가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김종인 비대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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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 후보는 마이크를 잡고 "서울 시민 여러분 정말 감사 드린다. 고맙다"라면서도 "최종 결과가 아니고, 당선이 확실한 게 아니라 아직은 소감을 말씀 드리기 이른 거 같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좀 더 지켜보고 결과가 나온 다음에" 소감을 밝히겠다며 "일단 기대감을 갖고 지켜볼 수 있도록 지지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재차 고개를 숙였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출구조사만 가지고서 결과를 얘기한다는 것이 이릅니다만, 출구조사에 나타난 수치로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며 "국민의 상식이 이긴 선거가 아니겠느냐"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보면서 최종적인 말씀을 드리겠다"라고 짧게 소감을 갈음했다. 당 지도부와 오 후보는 일단 자리를 떠났다. 이후 개표 상황에 맞춰 다시 당사에서 최종 소감을 발표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를 앞서는 걸로 예측되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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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압도적인 패배 결과를 받아든 더불어민주당 쪽에선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김태년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 들러 TV로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뒤 약 10분만에 자리를 떴다. 김 위원장은 현장을 떠날 때까지 아무런 메시지도 내놓지 않았다.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자택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접한 뒤 당사가 아닌 선거사무소에서 개표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선거를 지휘한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은 배우자가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만큼 방역을 위한다는 이유로 당사로 나오지 않았다. 이날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이 위원장은 오는 15일까지 자가격리에 들어간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출구조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구조사 결과만으로 입장을 얘기하긴 그렇다"라며 답변을 피했다. 최 대변인은 일각에서 거론되는 지도부 책임론 등을 염두에 둔 듯 "출구조사 결과만 갖고 그에 따른 행위나 이런 것은 전혀 잡힌 게 없다"고도 했다.

민주당 개표상황실은 얼마 못 가 텅 비었다. 김태년 상임선대위원장 등 지도부는 당사 내에서 향후 대책을 논의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이 7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개표상황실에서 방송3사(KBS,MBC,SBS) 공동 출구 조사 결과 발표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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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영선, #오세훈, #서울시장선거, #4.7보궐선거, #출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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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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