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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으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혐의를 받고 있는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이 2019년 7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리는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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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의 '부적격' 판단에도 불구하고 사법농단 피고인 이규진 전 대법원 양형위원회 상임위원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해, 또 다시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사법농단의 핵심인물 중 하나인 이 전 상임위원은 지난 3월 15일 변호사로 등록됐다. 이 전 상임위원은 변호사 등록 이후 일주일 후인 같은달 23일 사법농단 법관 가운데 첫 유죄(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3년)를 받았다. 

서울변회 "사법농단 혐의 고려, 부적격"

앞서 서울변회는 이 전 상임위원의 등록신청을 두고 '부적격' 의견을 내면서 사실상 반대 의사를 보였다. 부적격 이유는 ▲ 이 전 상임위원이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혐의로 재판을 받는데다 ▲ 대법원에서 감봉 4개월,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연이어 받았고 ▲ 10년마다 돌아오는 재임용심사에서 탈락해 법원을 떠났기 때문이었다. 

서울변회 심사 당시만해도 이 전 상임위원의 1심 재판은 진행 중이었다. 하지만 당시 서울변회 심사위원회는 관련 혐의 및 징계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부적격 의견을 냈고 집행부는 이를 그대로 의결해 변협에 보냈다.

부적격 의견이 올라올 경우 변협은 상임위원회를 연 뒤 등록심사위(아래 심사위)를 구성해 해당 인물의 변호사 자격 여부를 결정한다. 심사위는 변호사와 검사, 판사, 교수 등 외부관계자를 포함한 9명의 위원으로 꾸려진다. 

변협이 '사법농단 피고인'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2020년) 8월에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11월에는 박병대 전 대법관이 변호사로 등록한 것이 알려졌다. 현재 이들은 피고인이자 변호사 신분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함께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변호사법 제5조는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탄핵·징계 등으로 파면된 지 5년이 지난 경우 등에는 변호사 자격이 없다고 정하고 있다. 규정대로라면 고영한·박병대·이규진 전 법관은 변호사 등록에 결격 사유는 없다. 하지만 변협은 재판 중인 전직 검사들의 경우 판결이 확정된 후에야 변호사 등록을 받아준 선례가 있다.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은 무죄 확정 후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은 대법원의 무죄취지 파기환송 판결 뒤에 변호사 등록이 가능했다. 똑같은 피고인 신분임에도 전직 고위 법관 출신들은 예외였던 셈이다.

서울변회의 부적격 판단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점도 논란거리다. 2016년 서울변회는 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변호사 등록을 반대했다. 앞서 언급된 안태근 전 국장에 대해서도 '서지현 검사 관련 인사 보복 사건이 대법원에서 무죄취지로 파기환송됐으나 아직 확정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부적격 의견을 낸 바 있다. 하지만 당시에도 변협은 심사위 결정을 통해 김학의 전 차관과 안태근 전 국장의 변호사 등록을 허가했고, 시민사회로부터 '법조계의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익명을 요구한 전직 변호사단체 임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변협의 변호사 심사가 형식만 남은 게 아닌가 싶다"면서 "이규진 전 상임위원은 두 번의 징계를 받은데다 법원에서도 '판사 자격이 없다'며 재임용 심사서 탈락시킨 사람인데, 정작 변호사는 해도 괜찮다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서울변회나 변협마다 심사 기준이 다를 수 있다. 그래서 2단계 심사가 있는 것이니 그 자체가 잘못됐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변협에서 최종 결정되는 일부 판단들이 온정주의로 비춰질 여지가 있고, 심사 기준이 신뢰를 담보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변협 "결격사유 아직 없어... 결정은 외부 기관인 심사위 몫"
   
이 전 상임위원의 변호사 등록에 대해 변협 관계자는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 저희가 (변호사 자격을) 막기는 어렵다"면서 "(자격을 부여하지 않았다가) 만일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되면 그에 대한 책임 문제 때문에 판단할 때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변호사 등록에 관한 최종 결정은 변협 외부 기관인 심사위에서 하는 것이며, 변협은 심사위의 결정에 따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변호사법 12조 2항은 '변협은 심사위의 의결이 있으면, 이에 따라 등록이나 등록거부 또는 등록 취소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이 전 상임위원의 경우 (1심이 아니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집행유예가 나온다면 변호사 등록 결격사유가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집행유예 기간 동안 (변호사 활동을) 못 하고, 그 외에도 (최대) 2년 동안 변호사 활동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사법농단에 연루됐던 정다주·문성호 전 판사 또한 지난 2월 22일 퇴임 직후 서울변회에 변호사 등록 및 입회 신청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확인 결과, 서울변회는 지난 6일 이들의 심사를 마쳤으며 변협의 심사만 남겨둔 상황이다. 두 판사 또한 사법농단 혐의로 2018년 12월 27일 대법원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정 전 판사는 감봉 5개월(보수의 1/3 감액)을, 문 전 판사는 견책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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