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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두기.'

이 생소한 말이 어느새 가장 친숙한 단어로 느껴진다. 코로나 초기부터 언급되기 시작한 '거리 두리'가 그야말로 뉴노멀이 된 까닭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거리 두기'가 좋았다. 대단지에 속한 아파트에 살면서 가끔은 관계의 홍수 속에서 익사할 것 같은 기분도 들었으니까. 모임은 늘 줄지어 있었고, 새로 오픈한 맛집은 늘 문전성시를 이루었으며 챙겨둬야 할 학원 정보는 넘쳐났다.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도태되는 생활 패턴이었다. 심지어 한두 집이 반려동물을 입양하기 시작하자 무서운 속도로 집집마다 반려동물들을 입양하는 진풍경도 보았다. 그 사랑스러운 '막둥이' 자랑에 끼지 못하는 괴로움에 빠져 있을 즈음, 코로나가 찾아왔다.

반가운 거리 두기
 
ⓒ elements.enva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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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관계의 거품이 빠지게 된 건 의도치 않은 팬데믹이 가져온 새로운 습관, 바로 '거리 두기'였다. 자연스레 만남의 횟수가 줄어들고, 관계 사이에 대화가 줄어드니 서서히 서로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었다. 왜 그런 말도 있지 않나. 매일 만나는 사이가 할 말이 제일 많다고. 만남이 줄어드니 자연스레 무관심이 찾아왔다. 아마도 처음에 느꼈던 그 해방감은 팽팽해질 대로 팽팽해진 관심의 줄이 한순간에 끊어졌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관심이 줄어들면서 좋았던 것은 별것 아닌 일로 쌓이는 정말 사소한 오해나 쓸 데 없는 경쟁심 같은 소모적인 감정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좁은 동네에서 아이들을 키우면서 '우리 애만 뒤처지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늘 마음속 어딘가에 자리 잡고 있던 터였다. 그런 까닭에 은근히 속으로 '거리 두기'라는 뉴노멀을 반겼다.

그런데 관심도 과유불급이듯, 무관심도 과유불급이었나 보다. 만남이 줄어들고 관계에 불필요한 기름이 쏙 빠지니, 세상이 정말 무미건조해진 거다. 가끔은 몸에 나쁜 것도 먹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듯, 관계에서도 약간은 기름기가 필요한 것이었을까?

모든 관심과 모든 관계에서 튕겨져 나온 시간이 일 년을 넘어가니 문득 외롭다는 생각이 그 자리를 비집고 들어왔다. 바야흐로 나에게도 그 무섭다는 '코로나 블루'가 찾아온 것이었다. 하루 종일 식구들에게 둘러싸여 있지만 외로운 느낌, 그런 풍요 속의 빈곤이 내게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러던 중 우연찮은 사건이 내게 일어났다.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이야기를 나눌 누군가가 절실히 필요한 순간 맞닥트린 사건, 바로 <오마이뉴스>였다. 혼자 밤에 깨어 기대없이 써 보낸 글이 처음으로 기사로 '채택' 되었을 때는 현실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신기했다. 그런데 '내게도 이런 일이?'라는 생각은 잠시, 나는 오마이뉴스와 친구가 되는 재미에 푹 빠져 버렸다. 그 후로는 그저 무심히 흘려보던 기사들이 더 이상 무심해지지 않았다.

코로나 블루에 만난 오마이뉴스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환경과 관련된 기사였다.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환경과 관련된 기사였다.
ⓒ 오마이뉴스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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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울리는 기사를 만나면 그 시민기자의 글을 몰아 보느라 마음이 바빠졌다. 외로울 틈이 없었다. 노트북은 나의 새로운 놀이터가 되었고, 나는 분주히 기사들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또 몇몇 시민기자와 줌 미팅으로 알게 된 새로운 만남은 신선했다. 그 미팅이 끝나면 나는 또 새롭게 알게 된 시민기자들의 기사를 열심히 찾아 클릭하며 읽었다.

미지의 사람을 만나는 것과 얼굴을 보고 소통했다는 것은, 그것이 비록 온라인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해도 그 파급력이 대단했다. 무미건조한 내 삶이 단번에 '코로나 블루가 뭐예요?' 하는 상황으로 급반전 되었다고 할까. 새롭게 익힌 친밀감은 그들의 이야기에 더 귀기울이게 되었고 자연스레 애정도 솟아났다.

그중에 가장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것은 환경과 관련된 기사였다. 자연스럽게 기후 위기를 걱정하는 기사는 더 꼼꼼하게 챙겨보게 되었고, 머릿속으로만 걱정하던 환경을 실천으로 옮길 용기도 생겼다. 환경을 위해 채식을 시작한 이야기와 리유즈백을 사용한 이야기, 그리고 불필요한 지출에 지갑을 닫았다는 그 모든 글들이 내게는 응원구호처럼 들렸다.

나는 덕분에 오늘도 움츠러들지 않고 비닐 대신 리유즈백을 들었고, 텀블러에 커피를 받아왔으며, 스프링이 달린 편한 줄 노트 대신 스프링이 없는 조금 불편한 노트를 샀다. 누군가 지금 어디에선가, 그 혹은 그녀들도 나와 함께 비닐 대신 리유즈백을 들고 있을 거라 생각하면서.

전국 각지의 시민기자들의 지금 현실의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들이 주는 울림은 생각보다 컸고, 다양한 삶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같은 시대를 다른 모습들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고 있는 각자의 이야기들, 그들의 살아있는 이야기가 매일의 나를 위로한 응원이었기에 나도 그들을 향해 힘찬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

"당신을 응원합니다!!!!!"

'시민기자들을 향한 소리 없는 응원', 이것이 내가 오마이뉴스를 즐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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