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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取중眞담]은 <오마이뉴스> 상근기자들이 취재과정에서 겪은 후일담이나 비화, 에피소드 등을 자유로운 방식으로 돌아가면서 쓰는 코너입니다.[편집자말]
 
- 사랑의교회 공공도로 불법점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 굳이 사랑의교회로 부활절 예배를 오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
 
지난 4일 오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는 위 질문들에 답하지 않은 채 부활절 예배 참석을 위해 사랑의교회로 들어갔다. 의미있는 답을 하리라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같은 날 이어진 서울 아차산역 앞 유세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그는 답하지 않았다. 동일한 질문을 했지만 "그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라는 단 한 문장만 뱉어냈다.

정말로 오세훈 후보는 '아는 바가 없어서' 사랑의교회에 다녀온 것일까? 사랑의교회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대형 교회로 '공공도로 불법점유에 대한 원상복구' 명령을 받았지만, 이를 이행하지 않고 서초구와 행정소송에 들어간 상황이다. 오세훈 후보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보수 개신교계의 표심을 잡기 위해 예배에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장에는 오세훈 후보만이 아니라 박영선 민주당 후보 역시 예배에 참석했다. 박 후보는 취재진 및 지지자들과의 접촉을 꺼린 듯 지하 주차장을 통해 예배에 참석한 뒤 자리를 떠났다. 박 후보는 이날 사랑의교회 예배 참석 전 인터넷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오마이뉴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았다.

그는 "서초구청과 도로 점용에 관련해서 그동안 갈등이 있었다는 사실은 제가 알고 있다"라면서도 "오늘 사랑의교회에 가는 건 부활절 종합 예배를 드리는 것이다. 전체 목사님들이 모여서 종합 예배를 드리는 장소를 사랑의교회로 정해서 해마다 돌아가서 하는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는 "이 도로점용 문제와 갈등에 관련된 부분은 제가 좀 더 살펴보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악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4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에서 열린 한국교회 부활절 연합예배에서 악수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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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교회 중 왜 하필 그 교회를 갔을까
      
서울시 서초구 반포대로 121에 있는 사랑의교회 건물은 신축 당시부터 특혜 시비에 휘말렸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인 박성중 의원이 서초구청장으로 재임 중이었던 2009년, 사랑의교회는 서초구로부터 신축 허가를 받았다. 그런데 이 지하부지 1077㎡(약 325평)를 10년간 사용할 수 있도록 점용 및 건축 허가를 내어준 게 '특혜'라는 지적이 구의회 등을 중심으로 나온 것. 서울시는 법률 검토를 통해 2012년 해당 도로 점유가 도로법 위반이라 결론 내리고, 도로 점용 허가를 취소하라고 서초구청에 통보했다.

하지만 당시 진익철 서초구청장(민주당)은 교인들의 반발을 의식한 듯, 법원 확정판결 때까지 처분을 미루겠다며 해당 통보에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오랜 기간에 걸친 법정 공방 끝에, 2019년 10월 대법원은 사랑의교회에 내준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서초구는 대법원 판결 직전까지 별다른 행정집행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조은희 서초구청장(국민의힘)은 그해 6월 사랑의교회에서 "이제 서초구청이 할 일은 영원히 이 성전이 예수님의 사랑을 열방에 널리널리 퍼지게 하도록 점용허가를 계속 해드리는 것"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되었다. 조은희 서초구청장은 해당 발언이 비판을 받자 뒤늦게 "부덕의 소치"였다며 의례적 덕담이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대법원으로부터 '불법'이라는 확정 판결이 나온 이후에야 서초구는 사랑의교회에 "2022년 2월 10일까지 도로를 복구하라"라는 행정명령을 내린다. 그러나 사랑의교회는 이에 대한 행정소송은 물론 헌법소원까지 제기하며 불복에 나섰다. 신축 초기 '391억 원'을 들여 원상복구가 가능하다던 입장에서 선회한 셈이다. 서초구는 사랑의교회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별다른 행정집행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애초 국민의힘 소속 전임 및 현임 서초구청장이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고, 2012년 전례에서 보듯 서울시의 행정 방향 및 의지와도 맞닿아 있는 지역 사회 현안이다. 그런데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기자 질문에 "모른다"라며 답을 피했다. 알았는데 몰랐다고 해도 문제이고, 진짜 몰랐다면 더 문제이다.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 역시 개신교회의 표를 의식해 법과 원칙을 등한시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언의 메시지

선거 때만 되면 정치인들은 종교계를 앞다퉈 찾아가 표를 부탁한다. 직접적으로 '도와달라'고 하지 않아도, 그저 덕담만 주고 받아도 정치권과 종교계는 이심전심의 관계로 묶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역사회 커뮤니티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개신교회 눈치를 살피는 일이 잦다.

<뉴스앤조이>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사랑의교회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박영선·오세훈 후보뿐이 아니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국회조찬기도회장인 김진표 민주당 의원(경기 수원시 무), 부회장을 맡고 있는 송기헌 민주당 의원(강원 원주시 을),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경기 이천시), 사랑의교회 장로인 김회재 민주당 의원(전남 여수시 을), 서초구가 지역구인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서울 서초구 갑)·박성중 의원(서울 서초구을) 등 여야를 망라했다.

예배에 참석한 거대 양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들과 정치인을 바라보며, 이들이 순수하게 신앙심을 위해서만 교회를 찾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얼마나 되겠는가. 해당 성전은 '불법 교회'로 확정 판결이 났음에도 세속의 '법과 원칙'을 존중하지 않고 '교회법'을 들먹이며 "영적 공공재"와 같은 말까지 창조해내면서까지 불복하고 있다.

유력 서울시장 후보자들이 이 공간에서 열린 예배에 직접 참여했다. 비록 교회에서 마이크를 잡지는 않았지만, 두 후보는 이름이 불리자 일어나서 신도들에게 인사했다고 한다. 교회의 카메라도 이들을 수차례 비췄다. 그 자체가 사랑의교회 지도자들과 신도들에게 이런 무언의 메시지를 준 셈 아닐까. '안심하라. 강제 행정 집행은 없다.'

그것이 아니라면, 법과 원칙에 의거해 서울시정을 이끌 시장 후보들이 기자들 질문에 명확한 답을 회피한 채 교회로 달려갈 일이 무엇인가. 소송의 한쪽 당사자가 지방자치기구임에도 불구하고, 그 지방자치단체의 장을 하겠다고 나선 후보들이 말이다.

이처럼 유력 정치인들에게 종교계와 맞물린 현안은 유독 '성역'처럼 취급되며, '신중함'을 발휘하게 된다. 보수 개신교계가 사활을 걸고 막고자 하는 차별금지법이 그렇고, 때만 되면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퀴어 퍼레이드가 그렇다.

보수 개신교 눈치 살피는 여야 
 
 8일 오후 서울시청 앞에서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이 최근 성소수자들이 삶을 포기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이를 애도하며 정치권을 향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최근 성소수자들이 삶을 포기하는 사건이 이어지자, 성소수자부모모임 회원들이 이를 애도하며 지난3월8일 서울시청 앞에서 정치권을 향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성소수자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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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앤조이>는 이날 예배에서 교회 주요 지도자들이 "자살, 낙태, 살인, 성폭력, 동성애, 아동과 노인 학대로 사회 생명력이 급속히 약화되었다. 창조질서를 회복하지 못하고 만물의 청지기 역할을 감당하지 못했으니 용서해 달라", "교묘하게 위장된 법을 만들어 모든 사람을 그 길로 이끌려 한다", "동성애로 대체되는 세속화도 만만치 않다" 등 발언을 했다고 전했다. 사실상 차별금지법 반대 메시지를 재차 낸 것이다.

천주교회와 불교계, 진보적인 개신교계도 찬성하는 '차별금지법'을 여전히 보수 개신교계만 교조적 맹목에 휩싸여 반대하고 있지만, 이들을 설득하긴커녕 이런 메시지에 도리어 편승해온 게 지금의 주류 정치권이다. 박영선‧오세훈 후보 역시 여기에서 자유롭지 않다.

특히 박 후보는 2016년 "차별금지법, 동성애법, 인권관련법, 이거 저희 다 반대한다" 등 발언으로 큰 비판을 받았다. 지난 2월 14일 설 민심 기자간담회에서 기자가 박영선 후보에게 '퀴어 퍼레이드'에 대한 입장을 물었던 것은 그를 공격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는 "우리도 시대의 흐름과 같이 바뀌는 것이 맞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퀴어퍼레이드에 관한 입장을 재차 물었으나, 그는 침묵했다.

이후 3월 11일에 열린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도 "제가 이렇게 하겠다, 저렇게 하겠다라는 입장을 밝히기보다는 서울시민과 공감대를 형성해가며 시대적 변화와 포용정신, 다양성을 같이 공감하겠다"라고만 이야기했다.

오세훈 후보 쪽 역시 말할 것도 없다. 오 후보와 단일화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퀴어 특구' 발언으로 '차별과 배제' 그리고 '비가시화'를 정당화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 광장사용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따르겠다며 본인 개인의 입장을 철저히 감추고 있다. 이유는 하나 뿐이다. 성소수자 표보다 보수 개신교회의 표를 더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부활의 하느님은 가장 낮은 곳에 임하는 분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소수자도 주님의 자녀", "교회가 소외시킨 성소수자에 사과해야 한다" 등의 입장을 꾸준히 내어오고 있다. 대한민국의 가장 권세 있는 정치인들이 3000억 들여 지은 화려한 '불법 점용 교회'에서 가장 차별받는 이들을 배제해야한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드린 예배를, 과연 그 분이 흡족해하셨을지 의문이다.
 
유다인들의 과월절이 가까워지자 예수께서는 예루살렘에 올라가셨다. 성전 뜰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를 파는 장사꾼들과 환금상들이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밧줄로 채찍을 만들어 양과 소를 모두 쫓아내시고 환금상들의 돈을 쏟아버리며 그 상을 둘러엎으셨다. 그리고 비둘기 장수들에게 "이것들을 거두어가라. 다시는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마라." 하고 꾸짖으셨다. - <공동번역성서> '요한의 복음서' 2장 13~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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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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