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4월은 특별하다, 노란꽃 '파다욱' 혁명

[미얀마에서 온 사진 - 4월 5일] 축제에서 혁명으로... 미얀마식 새해 '띤잔' 앞둔 모습

등록 21.04.06 13:53l수정 21.04.06 13:53l소중한(extremes88)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에서 미얀마를 상징하는 꽃 '파다욱(Padauk)'을 머리에 꽂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PA

 
미얀마의 4월은 특별하다. '띤잔(Thingyan)'이라고 부르는 새해 축제가 4월 중순에 열리기 때문이다. 우리가 양력(그레고리력)설과 음력설을 모두 특별히 생각하듯, 미얀마인들도 양력 새해와 미얀마력에 따른 새해(4월 중순)를 함께 기념한다. 통상 미안마력 새해 4일 전에 열리는 띤잔은 올해에도 4월 13일로 예정돼 있다.
 
띤잔을 축제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기간 동안 특별한 일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미얀마인들은 우리처럼 고향을 찾거나 가족을 만날 뿐만 아니라 '물 축제'를 열어 흠뻑 젖는다. 띤잔의 어원은 산스크리트어의 '띠따우(thithau)'다. 우리말론 '바꾸다', 영어론 'change over'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축제 기간 동안 미얀마인들은 서로에게 물을 뿌린다. 지난 한 해의 잘못을 씻고 새해의 행복을 비는 의식이다. 바간 왕조 시대의 종교적 의례로부터 내려왔다고 하니 약 1000년 간 이어온 전통인 셈이다. 현재는 경건한 의식보단 즐거운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축제 동안 도드라지는 꽃이 있다. '파다욱(Padauk)'으로 불리는 노란 꽃이다. 미얀마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꽃으로 공식은 아니지만 사실상 국화로 여겨진다. 1년 중 4월 중순 즈음에만 꽃을 피운다. 미얀마인들은 띤잔 동안 거리 곳곳을 파다욱으로 채운다. 많은 이들이 파다욱을 손에 들고 머리에 꽂기도 한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에서 미얀마를 상징하는 꽃 '파다욱(Padauk)'과 함께 'Revolution(혁명)'이라고 적힌 팻말을 내걸고 있다. ⓒ MPA

 
올해 4월은 어떨까. 지난 5일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가 미얀마 양곤에서 찍은 사진엔 노란 파다욱이 가득했다. 그 동안 축제를 상징했던 꽃 옆에 'revolution(혁명)'이란 글자가 붙었다. 머리에 파다욱을 꽂고 행복한 미소를 내보였던 미얀마인들도 이젠 손가락 세 개와 엄숙한 표정으로 꽃과 함께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2월 1일 군부의 쿠데타 이후 수많은 이들이 '시민 불복종 운동'을 벌였고,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거나 군경에 체포됐다. '미얀마의 시간'으로 새해를 앞둔 지금도 민주화를 향한 움직임과 이를 억누르는 폭압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띤잔이 축제가 되긴 어려워 보인다. 다만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지난 한 해의 잘못을 씻고 새해의 행복을 비는' 의식이 미얀마인들을 한 데 묶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사진 속 내리는 봄비가 미얀마인들을 적시고 있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에서 미얀마를 상징하는 꽃 '파다욱(Padauk)'을 머리에 꽂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에서 미얀마를 상징하는 꽃 '파다욱(Padauk)'을 머리에 꽂고 손에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에서 미얀마를 상징하는 꽃 '파다욱(Padauk)'을 머리에 꽂은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인들이 4월 5일 양곤에서 미얀마를 상징하는 꽃 '파다욱(Padauk)'을 머리에 꽂고 손에 든 채 시위를 벌이고 있다. ⓒ M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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