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아하부장이 만든 영상 '고깃집 된장찌개 레시피를 천만원에 거래?! 왜? 아는게 힘!' 중에서.
 아하부장이 만든 영상 "고깃집 된장찌개 레시피를 천만원에 거래?! 왜? 아는게 힘!" 중에서.
ⓒ 유튜브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2019년, 유튜브에 혜성같이 등장한 아하부장의 요리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수많은 종류의 MSG를 그야말로 거리낌 없이 쓰는 것도 모자라 '짬뽕이 고기 맛이냐, 해물 맛이냐 가지고 많이들 싸우는데 제 생각엔 짬뽕 다시 맛일 뿐입니다'라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식당에서 불문율처럼 내려오면서 작게는 몇백 만 원, 많게는 천만 원에 거래되고 있던 비법 레시피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 덕분에 고깃집의 된장찌개가 맛있는 이유는 그저 다양한 종류의 조미료가 많이 들어갔기 때문이라는 공공연한 비밀이 밝혀졌고, 유명한 국밥집의 그 맛있는 깍두기가 사실 별로 대단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되었다. 아하부장의 그런 행보는 사람들의 찬사와 논란, 극찬과 질타를 동시에 불러일으켰고, 지금까지도 이런저런 오해에 휩싸여 있지만 그는 늘 당당했다.

여전히 조미료는 맛을 극대화하면서도 시간을 단축하는 아주 좋은 도구라고 믿고, 식당이 망하는 이유는 레시피가 공개되어서가 아니라 열정이 부족해서라고 말한다. 그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그는 자신이 운영하던 식당의 메뉴 레시피마저도 아낌없이 공개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요리 비법을 담은 <매직 레시피>를 출간했고, 몇 개월간 문을 닫았던 식당의 메뉴를 바꿔 재오픈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그의 책은 MSG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쉽고, 빠르고, 맛있는 요리를 추구하고, 그의 식당은 뻔한 맛을 거부한다.

그는 아직 요리를 통해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바꾸고 싶은 요식업계의 문화가 있다. 그리고 깨고 싶은 편견이 있다. 지난 2일 아하 부장을 만났다.

요리에는 규칙이 없다 
 
. 아하부장
▲ . 아하부장
ⓒ 박정우

관련사진보기

   
- 처음에 어떻게 요리를 시작했는지?
"짜장면을 너무 좋아하는데, 문득 만드는 방법이 궁금해지더라. 당시 진로에 대해서 고민하던 때이기도 했는데, 이런 것들이 겹치면서 요리를 시작하게 됐다. 처음엔 골프장의 외식팀에서 일했다. 골프장이 일종의 호텔 시스템이라 한식, 중식, 양식, 일식을 모두 다룰 수 있었다.

본격적으로 요리를 많이 하게 된 것은 외국 나가면서부터다. 해외에서 총 10년을 살았는데, 스테이크 하우스에도 있었고, 한식당에도 있었다. 배우고 싶은 요리가 있으면 들어가서 일을 하기도 했고, 누가 식당을 오픈한다고 하면 일종의 컨설팅을 해주기도 했다."

- 해외에서의 경험이 요리에 영향을 끼친 것이 있을까?
"현지의 식자재를 사용해 한식을 만들다 보니 이 요리는 이렇게만 해야 한다는 인식이 깨졌다. 그 덕분에 틀에 얽매이지 않는 요리는 하는 편이다. 예를 들면 김치찌개만 해도 끊이는 방법이 100가지는 된다. 그중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식이 있고,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방식이 있다. 사람마다, 문화마다 입맛은 다 다르다. 그러니 요리에는 규칙이 없다. 그저 사람들이 더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면 그만이다."

- 그동안 쉬쉬하기도 하고,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MSG를 거리낌 없이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MSG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우선 환상을 깨고 싶었다. 조미료를 안 쓰는 요리가 진짜라는 환상. 서양의 요리사들이나 일본의 장인들은 조미료를 안 쓴다는 환상 같은 것 말이다. 전혀 사실이 아닐 뿐더러 소위 맛집이라고 불리는 곳 중에서 조미료를 전혀 쓰지 않는 식당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이런 사실을 사람들은 자꾸 모른 척하고 외면한다. 또 하나는 어떤 조미료를 어떻게 쓰는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방법을 알려주고 싶었다.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가정에서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 사실 이전에만 해도 '한식은 정성'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그런데 아하부장이 등장하면서 쉽고 간단하게 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준 것 같다. 일명 아하부장식 요리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요리에 대한 포인트를 잡아주고 싶다. 내가 영상을 찍을 때 보통 두 가지 버전으로 하는데 하나는 식당에서 하는 어려운 버전과 또 하나는 5~10분 만에 할 수 있는 버전이다. 막상 해보면 5분짜리가 더 좋다고 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 내가 추구하는 요리는 굉장히 어렵거나 고급이라 특정 소수만이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괜찮다고 생각할 만한 맛을 쉽게 낼 수 있는 방법이다. 오랫동안 조리해야만 진짜라는 편견도 깨고 싶었다."

- 식당에서 불문율처럼 내려오고 비법 같은 것들을 공개한다. 그 비법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간단하다는 것도 놀라웠고. 그런 것들을 공개하는 이유가 있나?
"식당의 깍두기 같은 건 만드는 방법이 굉장히 간단하다. 그런데 몰라서 못 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면 내가 정답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고 있는 것들을 알려줘서 사 먹는 사람들도 좀 더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고, 파는 사람도 이걸로 장사가 더 잘되면 좋은 일 아닌가."

"맛있는 요리를 쉽고 재밌게, 이게 목표"
 
 아하부장의 깍두기 만드는 법
 아하부장의 깍두기 만드는 법
ⓒ 출판사 제공

관련사진보기

 
- 식당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지는 않았는지?
"많이 받는다. 어제만 해도 누가 댓글에 '이런 것 알려주시면 식당 운영하는 사람은 힘들어요'라더라. 솔직히 엄청나게 깊이 있는 요리 비법도 아니고 가장 기본적인 걸 알려줬을 뿐인데, 그게 뭐라고 그렇게 숨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누가 식당가에서 닭갈빗집을 하고 있는데, 옆에 또 생겼다고 치자. 이게 나쁜가? 맛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상향평준화 되고, 거기에 각자의 개성을 담을 수 있다면 먹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다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내가 알고 있는 걸 알려주고 싶다. 가능하다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다면 실력을 끌어올려 주고 싶고.

정말 맛있고, 서비스가 좋고, 진심으로 음식을 대하는 식당이라면 옆에 아무리 좋은 식당이 생겨도 손님들은 결국 돌아올 수밖에 없다. 식당에 손님이 줄었다면 왜 그런지를 스스로 고민하고 연구할 일이지, 나 때문에 식당 영업이 어려워진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내가 뭐라고. 어쨌든 동의는 할 수 없지만 내 탓을 하고 싶다면 하시라. 돌 맞겠다."

- 최근 요리 레시피 북 <매직 레시피>를 출간했다. 어떤 책인지 소개한다면?
"66가지 요리 레시피가 들어 있는 책이다. 사실 마음 같아선 660가지 정도 소개하고 싶었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웃음) 책에 소개한 레시피는 대부분 유튜브에 없는 것들이다. 유튜브에 있는 것은 그거 보면 되고, 책은 더 간단하면서도 더 대중적인 맛, 나를 모르는 사람도 이 책에 있는 걸 따라 했을 때 자기가 맛있게 먹었던 맛을 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이 책을 쓰기 위해서 시중에 나와 있는 레시피 북을 많이 봤는데 조미료를 쓰는 책이 단 한 권도 없더라. 요리 못하는 사람들은 그런 책을 따라 하면 힘들다. 밖에서 먹는 맛도 나오지 않았을 테고. 나는 <매직 레시피>를 통해 맛있는 요리를 쉽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요리에 흥미를 느낄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매직 레시피
 매직 레시피
ⓒ 박정우

관련사진보기

 
- 식당을 다시 오픈한다고 들었다. 어떤 식당인가?
"메인은 닭 한 마리 칼국수인데 나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도록 구성했다. 흔히들 생각하는 닭 한 마리 칼국수의 맛과 좀 다르게 하려고 노력했다. 독특하면서 깊은 맛을 줄 수 있도록 했고, 향도 좀 다르게 썼다.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아서 잘되면 이번에도 레시피 공개할 생각이다."

- 본인 식당의 레시피를 공개한다는 건 정말 어마어마한 일인 것 같은데 대체 왜 그렇게 하는 것인가?
"별로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레시피는 비밀이 아니다. 그거 뭐 그렇게 엄청난 거라고 그렇게 꽁꽁 싸매고 있나. 승패는 서비스로 내면 된다. 레시피 공개해서 집에서 해 먹고 싶은 사람은 해 먹고, 식당 차리고 싶은 사람은 차리면 모두가 좋은 일 아닌가.

예전에 운영 했던 식당 레시피도 모두 전체 공개되어 있다. 실제 그 레시피로 식당을 차렸는데 자기 매장이 동네에서 배달 1위라는 분도 있다. 그럴 때 뿌듯하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데 몰라서 못하는 사람들 보면 마음이 아프다.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는 해줘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 아하부장의 꿈은?
"앞으로 돈을 좀 더 번다면 요리하고 싶은 젊은 친구들을 좀 가르치고 싶다. 엉뚱한 거 배우고 돌아가지 않게. 사실 지금 요식업계가 잘못된 점들이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초밥을 만든다고 하면 그냥 밥에다가 회 얹은 거 아닌가? 그러면 좋은 재료 쓰는 법, 초대리 어떻게 만드는지, 간장 어떻게 맛있게 만드는지 정도만 가르쳐 주면 된다.

여기서 어떻게 개성을 담고 얼마나 더 발전 시켜 나가는지는 개인의 몫이다. 그런데 지금 식당들 보면 어떤가. 핵심은 안 가르쳐 주면서 설거지부터 쌀 씻기, 밥 짓는 법 같은 걸 몇 년 동안 시킨다. 그렇게 젊고 어린 친구들이 인생을 허비하게 만들고, 요리에 흥미를 잃게 만든다. 이런 문화를 좀 바꾸고 싶다."

요리 마법사 아하부장의 매직 레시피

아하부장 (지은이), 프롬비(2021)


댓글8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