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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을 업고 있는 사유리
 아들을 업고 있는 사유리
ⓒ 사유리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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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인 사유리가 기증받은 정자를 통해 비혼 출산했다는 사실을 처음 밝혔을 때, 세간의 관심은 몹시도 뜨거웠다.

그저 한 아이의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에 용기를 내었다는 그녀의 선택을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쪽과 마음에 드는 정자를 골라서 쇼핑하듯 임신하고 출산한 행위는 인간의 보편적 윤리관을 통째로 흔드는 일이라는 비난이 팽팽하게 맞섰다. 남녀의 결합이라는 '자연의 순리'를 무시한 채, 한 개인이 스스로의 '선택'을 통해 아이를 낳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사유리가 KBS의 대표적인 육아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합류한다는 기사가 나온 이후 곧바로 사유리의 출연을 반대하는 국민 청원이 등장한 것만 보더라도 그렇다. 청원에 동참한 사람들은 그녀의 임신과 출산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하는 모양새다. 그들이 사유리가 '슈퍼맨'이 되길 원치 않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남의 정자를 기증받아 출산한 것은 우리나라에선 엄연히 불법에 해당하는 일이므로 그런 '비정상적' 방법으로 아이를 낳은 여자가 '비정상적' 방법으로 태어난 아이와 함께 육아 예능 프로그램에 나오는 것은 보기가 심히 불편하다는 것.

둘째, 프로그램의 특성상 자칫하면 공영방송인 KBS가 사유리의 입장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길 수 있고 결국 비혼 출산을 부추기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쯤에서 묻지 않을 수 없다.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는 기준은 과연 누가 정하는 것일까?

사유리의 '선택'은 왜 존중받지 못하나 

사실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여자 입장에선 앞으로 남은 인생이 송두리째 바뀔 수도 있는 일생일대의 큰 모험이다. 나는 아이를 낳았다는 이유만으로 잘 다니던 직장에서 내쳐지고 임신성 당뇨와 골다공증과 탈모에 시달리게 된 위기의 여자들을 제법 많이 보아왔다.

아이를 낳았다고 해서 남자의 인생의 바뀌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여자는 그 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삶을 각오해야만 한다. (그러니 제발 남에게 애 낳으란 얘기 좀 함부로 하지 말자.)

사유리는 분명 자신에게 쏟아질 질타와 조롱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기로 마음먹었다. 물론 그녀가 처음부터 비혼 출산을 작정했던 것은 아니다. 그녀는 당시 교제 중이던 남자친구와 결혼해서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낳길 원했지만 상대가 끝내 그것을 거절했다. 

그러다가 의사로부터 그녀의 난자가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날들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는 진단을 받게 되었고, 결국 오랜 고민 끝에 정자를 기증받아서 아이를 낳기로 결심한 것이다. 이는 수차례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직접 밝힌 이야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임신과 출산에 있어 가장 큰 당사자는 여자이다. 왜냐하면 결국 '여자의 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에선 정작 당사자의 선택과 권리가 일부 무시되어 온 측면이 없지 않다. 아이를 낳지 않을 권리와 더불어 아이를 혼자 낳겠다는 선택까지 존중받을 순 없는 걸까?

물론 부모가 되는 데에는 분명 자격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자격이라는 것을 '세상의 상식'이라는 좁은 테두리 안에서만 찾으려 한다면,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슈퍼맨'들을 놓치게 될는지도 모른다.

이쯤에서 하나 고백하자면, 나는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다가 오동통한 얼굴로 방긋 웃는 아기들을 보면 속으로 아주 잠깐 '귀엽구만' 하는 정도가 끝이다. 그래서 '엄마'가 되고 싶은 마음이 대체 어떤 것인지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이를 낳든 낳지 않든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은 나도 사유리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사유리를 향한 비난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사소한 잘못에도 꼬투리를 잡기 위해 실눈 뜨고 지켜보는 이들 또한 점점 늘어날 것이다. 나는 그녀가 부디 주눅 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편견'이란 괴물을 물리치고 진짜 '슈퍼맨'이 되어 날아오르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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