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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 "(오 후보처럼) 거짓말한 후보가 시장이 되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가르칠 것이 없다. 거짓말이 난무하는 서울시를 시민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 : "저는 거꾸로 박영선 후보가 거짓말의 본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박영선 후보의 존재 자체가 거짓말 아닌가?"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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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국민의힘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더불어민주당은) 후보 안 내기로 하시지 않았나? 그런데 거짓말 했지 않았나?"라며 "규정까지 바꿔 나와서 나온 후보"라고 공격을 이어가자,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잠시 정색했다.

오 후보는 민주당이, 문재인 대통령 과거 당대표 시절 약속한 당헌‧당규를 고쳐가며 이번 시장 후보를 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박 후보가 "제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다? 그것은 아주 몹쓸 이야기"라고 반발하자 오 후보는 "계속해서 오세훈을 거짓말쟁이라고 한 게 누구냐"라고 따져 물었다. 박 후보는 "거짓말쟁이니까"라고 잘라 말했다.

말 그대로 '난타전'이었다. 방송기자클럽이 5일 오후 주최한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맞붙은 두 후보는 거친 설전을 벌였다. 마지막 TV토론인 만큼, 박영선-오세훈 양측 모두 총력전을 펼치며 한 마디도 지지 않으려 했다. 두 사람이 동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서로 무슨 말을 하는지 알기 어려운 순간도 여러번 있었다.

하지만 박 후보를 "존재 자체가 거짓말"이라고 밀어붙였던 오 후보는, '과거의 오세훈'을 끄집어낸 박 후보의 공격에 멈칫하며 즉각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몇 차례 보이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어버이연합→무상급식... "어버이연합 지원, 기억 안 나"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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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박 후보는 오 후보가 지난 2019년 10월 3일, '문재인 탄핵 10.3 국민대회'에 참석한 사진을 꺼내들었다. 해당 집회는 현재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 총괄대표를 맡고 있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주도했으며, 당시 오 후보는 문 대통령을 "독재자" "치매" "정신 나간 대통령" 등으로 비난했다.

박 후보는 "(오 후보는) 태극기 집회와 함께 하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분들이 (코로나 확대 상황에서 집회를 열어) 소상공인들 매출에 찬물을 끼얹은 주체"라는 지적이었다. 오 후보는 "연설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라며 "견강부회 하시면 안 된다. 조국(전 법무부장관) 때문에 화가 난 분들 아닌가?"하고 반박했다.

오 후보는 자신의 '독재자' 발언을 꼬집는 박 후보를 향해 "국민은 전부 경제가 어렵다고 피눈물이 나는데, 그때 당시에 대통령께서 '경제는 아무 문제없다' 이렇게 말씀하시지 않았느냐?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집값 문제 없다고 말씀하셨지 않느냐?"라며 "(그렇게) 귀 닫은 분이 독재자 아니면 누가 독재자인가?"라고 자신의 발언을 옹호했다.

이어 박 후보가 "질문에 답을 주시라. 전광훈 목사의 태극기 집회와 함께 하시느냐?"라고 재차 묻자, 오 후보는 "한번 나가서 연설을 했다"라고만 답했다. "시장이 되면 광화문 (태극기) 집회를 허용하느냐?"라고 재차 질문하자 오 후보는 "허용하는 것이 시장 권한사항이 아니다. 광장시민위원회에서 결정을 한다"라고 밝혔다.

이에 박 후보가 다시 "시장의 의지가 반영될 수 있다. (위원회에서) 집회 허용을 하면 시장이 가만히 있느냐? 다시 이런 세상을 만드는 것인가"라고 공격하자, 오 후보는 재차 "(서울시장의) 관여 여지가 없다. 위원회에서 허용을 하면 시장은 말릴 방법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태극기 집회 비판을 어버이연합으로 이어갔다. "어버이연합 아시느냐. 시장 시절에 어버이연합에도 지원을 하셨더라"라고 지적하자 오 후보는 "그건 기억은 안 난다"라고 말했다. 박 후보가 "또 (기억이) 안 나느냐?"라고 따져 묻자 오 후보는 "이게 민생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 (박 후보는) 존재 자체가 거짓말인데, 이어서 반칙의 여왕이다"라고 반발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자신의 질의가 민생과 관련이 있다면서 "아이들 급식에 반대하면서 여기에(무상급식 반대)는 억 대로 돈을 쓰셨다. 무상급식 관련해 언론사에 3억8000만 원 광고를 하셨다"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들 급식이 중요한가? 언론사 홍보가 중요한가?"라고 꼬집은 것. 박 후보는 이어 "(어버이연합에) 도시락을 지원하셨더라. 아이들 급식은 반대하시지 않았느냐?"라고 공세를 폈다.

오 후보는 "언론사 홍보가 중요해서 한 게 아니라, 민주당이 '나쁜 투표' 운동을 벌이고 투표불참운동 벌여서 투표 나오시라고 광고를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어버이연합 도시락 지원에 관해서는 직접적으로 답하는 대신 "문재인 정부에서 일개 단체를 지원한 것과, 큰 경제정책을 비교해서 어느 것이 중요한가? 이렇게 질문해도 되느냐?"라고 불쾌감을 표했다. "올바른 비교방법"이 아니라는 것. 박 후보는 "후보 철학과 관계가 있다"라며 "저 같으면 그렇게 안 한다"라고 단언했다.

세빛섬→수상택시→아라뱃길→양화대교... "배가 언젠가는 들어온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일 서울 양천구 목동 예총회관에서 열린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와의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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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후보가 서울시장이던 시절의 성과에 대해서도 거친 공방이 펼쳐졌다. 오 후보는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며 전날(4일) 한강 세빛둥둥섬을 방문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공동 유세를 펼쳤다. 하지만 1200억 원에 달하는 누적적자에 대해 <오마이뉴스>가 질문하자 "서울시가 걱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답한 바 있다(관련 기사: 세빛섬 누적적자 1200억 어떻게? 오세훈 "서울시 걱정할 일 아냐").

박 후보 역시 "세빛둥둥섬이 1200억 원 적자가 났다"라고 해당 발언을 비판하자 오 후보는 "민간투자사업에 적자가 나든, 흑자가 나든"이라며 서울시와 상관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가 30%를 가지고 있는 것은, 공공 공간의 비율이 있기 때문이다. 공공 공간이라고 하면 시민들께 무료로 제공하는 공간을 말한다"라며 수익과 관련 없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박 후보가 "적자나면 SH는 상관 없느냐?"라고 꼬집자, 오 후보는 "어떻게 하겠나. 2년 동안 문을 닫아건 바람에 영업적자가 났는데, 완전히 불을 꺼놨다"라고 말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탓에 늦게 개장한 게 적자의 원인이라는 주장이다. 박영선 후보는 "(개장 이후 세빛둥둥섬에서) 행사를 많이 했다"라며 개장 후 6년이 지났음에도 오히려 누적적자가 커진 점을 지적했지만, 오 후보는 "8년 전에 불을 꺼놨다"라는 점을 근본 원인으로 짚었다.

박 후보가 "본인이 한 것은 잘하고, 남이 한 것은 못했다고 (주장하느냐)"라고 말하자 오 후보는 "역사적인 진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후보는 오 후보가 도입했던 수상택시에 대해서도 "수상택시는 공공교통과 연결해서 될 일은 아니다. 접근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런던에 살아봐서 안다"라며 템즈 강처럼 활용할 수 있다고 해명했지만, 박 후보는 "문제가 있는 건데 원인파악을 못하고 시작한 게 잘못된 것"이라며 "만약 원인을 알았다면 (한강변) 접근성 문제부터 해결 했었어야 한다"라고 비판했다. 오 후보는 "이 정부가 이렇게 방치하고 있는 것"이라며 실패 원인을 현 정부 탓으로 돌렸다.

박 후보의 비판은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던 경인아라뱃길로 이어졌다. 박 후보는 "시작 자체부터 감사원에서 부적격 판단이 난 것"이라며 "그런데 (오 후보가) 밀어붙인 것이다. 왜? 이명박 대통령이 물 사업을 계속 하라고 하니까"라고 지적했다. 경인아라뱃길은 물 동량 예측부터 예산낭비, 부실시공 등 총체적으로 실패한 사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오 후보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한때 아라뱃길 터미널 건설을 추진하려고 했다가 환경단체 반발로 좌절된 점을 언급하며 반박했지만, 박 후보는 "환경단체가 반대하면 그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수렴하지 않고 막무가내로 하시려던 분이 오세훈이다"라고 꼬집었다. 박 후보는 "시작 자체가 잘못됐다"라며 "예를 들면 양화대교를 '디귿자(ㄷ자)'로 누가 만들었느냐, 돈은 얼마만큼 날렸느냐?"라고 물었다.

양화대교는 경인아라뱃길을 위해 다리 아래로 배가 오갈 수 있도록 기존 교량의 중간과 교각을 일부 철거, 교량 중간 부분이 디귿자로 꺾어지게 다시 지어졌다. 당시 서울시장은 오 후보였다. 교각 철거 공사는 500억 원이 넘게 소요됐고, 추후 서울시가 철거공사를 맡긴 업체가 무면허 업체였음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하지만 오 후보는 "(그게) 날린 돈인가? 배가 들어오면 쓸모 있다"라고 항변했다. "앞으로 배가 들어올 때를 대비해서 교각 사이를 늘려놓은 것"이라며 "불필요할까? 언젠가는 배가 들어온다"라고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처음부터 시민들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밀어붙이기식, 불도저식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다. 빚더미 시장이 된 것이다"라며 "서울시민들은 낡은 행정과 잘못된 판단에 의해서 다시 서울시가 그렇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태그:#박영선, #오세훈, #TV토론, #서울시장, #보궐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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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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