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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현장.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공사 현장.
ⓒ 김남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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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안인리 해변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 중인 시행사 ㈜강릉에코파워(아래 에코파워)가 수용보상금을 법원에 공탁하면서 어촌계 이름을 잘못 적어 어민들이 보상금을 수령하지 못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했다.

공탁금액만 무려 86억 7천만원에 달하는데, 어촌계가 소송 등을 거쳐 이를 바로잡는 데만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또 법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유령 어촌계에 보상금을 공탁한 것이 돼 그간 불법공사를 한 셈이 됐다. 공탁 과정에서 시행사뿐만 아니라 한국부동산원 등을 거쳤는데도 아무도 이름이 잘못된 사실을 바로잡지 못했다.

수용보상금 86억, 공탁 착오... 법원 "이름 달라 못 줘"

지난 1월 안인석탄화력발전소 공사 현장의 해상 어업권을 보유한 안인진어촌계(이하 어촌계)는 시행사인 에코파워 측과 보상에 최종 합의했다.

문제는 안인진어촌계가 협상이 끝난 지 두 달이 넘도록 에코파워 측이 법원에 공탁한 수용보상금 86억7천만원을 수령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법원이 "수령자 이름이 다르다"며 지급 거절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9년 법원에 제출된 공탁물수령자(피공탁자) 란에는 '안인진어촌계'가 아닌 '안인어촌계'로 한 글자가 빠진 채로 적혀 있었다.

법원 공탁 과정에서 피공탁자 이름이 잘못 기록된 것이다. 지난 3월 29일 에코파워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우리가 직접 (공탁) 하는 게 아니라 전문 기관인 한국부동산원에서 관련 서류를 다 확인하고, 재결 올리고, 공탁도 되고, 여러 가지 검증을 했는데, 당시에는 모두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

공탁 업무를 대행한 한국부동산원(구 한국감정원)은 감정평가 업무에서는 최고의 공신력을 갖추고 있는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이다. 하지만 당시 부동산원은 강원도청, 강원도환동해본부, 강릉시 지적과, 강릉시 해양수산과, 강릉세무서, 강릉수협 등 6곳에 안인어촌계 존재 여부를 확인했고, 6곳 모두에서 "존재하지 않는다"는 회신까지 받았는데도 그대로 진행했다.

같은 날 한국부동산원 관계자 역시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문에서 확인한 것은 어촌계의 단체등록 여부를 묻는 것이었고, 사전에 명칭 검증 절차가 있는건 아니다. 재결서라든가 어업권원부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강릉시가 관리하는 '어업권원부'에는 안인진어촌계가 아닌 안인어촌계로 잘못 기록돼 있었다. 어업권원부는 어업권 면허 발급을 기록 관리하는 것으로, 부동산으로 치면 등기부등본에 해당한다. 강릉시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어업권원부가 수기로 작성되었고, 작성된 시점도 10년이 넘은 상태여서..."라고 해명했다.

"안인석탄화력발전소 공사, 불법으로 진행한 셈"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강릉시는 안인진어촌계의 이름을 법원에 공탁된 안인어촌계로 바꿀 것을 어촌계에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결국 강릉시는 지난달 중순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어업권원부 명칭 변경을 신청, 현재 심사를 앞두고 있다.

만약 정정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상황은 복잡해진다. 보상금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안인진어촌계가 에코파워와 국가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해야 하는 복잡한 절차를 밟아야 할 수도 있다. 

피공탁자 이름을 잘못 쓰는 바람에 안인석탄화력발전소 해상 공사는 그간 불법으로 진행한 셈이 됐다. 피공탁자를 잘못 지정하면 공탁이 무효라는 게 법조계 의견이다. 공탁 무효는 곧 수용재결의 효력 상실을 의미하기 때문에 그동안 에코파워의 공사가 모두 불법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심재범 변호사(청암법률사무소)는 "기업자가 수용재결에 따른 보상금을 공탁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공탁이 무효라면 토지수용법 제65조 소정의 '기업자가 수용의 시기까지 보상금을 지불 또는 공탁하지 아니하였을 때'에 해당하여 그 수용재결은 효력을 상실한다 할 것이므로 기업자는 해당 토지의 소유권을 취득할 수 없다 할 것"이라며 "공탁자가 공탁물을 받을 권리를 갖지 않는 자를 피공탁자로 착오 지정한 경우에는 그 공탁은 실질적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무효인 공탁이다"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법원에서는 사람 이름 한 자만 달라도 인정하지 않는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텐데, 5조6천억짜리 공사를 하는 업체도 그렇고, 공신력 있는 국가 기관인 한국부동산원도 어업권을 가진 상대방의 명칭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중요한 공탁 업무를 처리한다는 게 어이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확인 공문에서 없다고 나왔을 때 어촌계에 전화 한 통만 했어도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삼성물산이 시공사인 강릉안인석탄화력발전소는 2080MW(1040MW X 2기)급 발전용량으로, 공사기간은 2018년 3월~2022년 6월까지이며, 총 공사비는 5조6천억원이다. 3월말 기준 공정률은 7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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