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대물림 막자" 눈과 입 가린 미얀마 청년들

[미얀마에서 온 사진 - 3월 24일] 잔혹한 폭압에 저항하는 '침묵시위'

등록 21.03.25 18:59l수정 21.04.06 11:46l소중한(extremes88)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따미네(Thamine)에서 청년들이 눈과 입을 가린 채 항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 MPA

 
미얀마 청년들이 눈을 가리고 입을 막았다.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의 잔혹한 폭압이 이어지자 '침묵시위'로 저항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위 사진을 보내온 미얀마 사진기자 모임 MPA(Myanmar Pressphoto Agency)는 현지 청년들의 외침을 전했다.
 
"기성세대가 가진 공포를 물려받지 않기 위해 우린 거리로 나섭니다."
 
미얀마의 3월 24일은 침묵의 하루였다. 방패와 새총을 들고 거리로 나섰던 미얀마인들은 이날 침묵을 지켰다. 총탄이 날아들고 최루탄 연기가 자욱하던 거리는 고요했고, 길거리 상점도 모두 문을 걸어 잠갔다.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레단(Hledan)의 모습이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레단(Hledan)의 모습이다 ⓒ MPA

 
이날 침묵시위는 군부의 무자비한 폭력에 항의하는 또 다른 방식의 저항이었다. 전날인 23일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AAPP)는 2월 1일 군부 쿠데타 이후 27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협회는 공식 확인된 것만 이 정도로 실제론 더 많은 이들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같은 날 조 민 툰 준장(군부 대변인)은 164명이 사망했다며 유감을 표하기도 했는데, 실상은 그들의 죽음이 시위대 탓이란 주장을 반복할 뿐이었다. 사망자가 쏟아지고 군부의 책임 전가에 맞선 미얀마인들의 침묵은 되레 더 큰 목소리가 되어 널리 퍼지고 있다.
 
한편 <오마이뉴스>에 연이어 사진을 보내주고 있는 MPA 측은 24일 이메일을 통해 "MPA의 기자 한 명이 체포됐다"며 "우리는 그가 풀려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당신들의 연대를 느끼고 있다"며 "미얀마를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달라"라고 덧붙였다.
 
MPA 소속 기자의 빠른 석방과 미얀마 민주화를 다시 한번 기원한다.

[MPA 사진 기사]
공무원들 집 떠나는 이유 http://omn.kr/1sjut
장례식 가득 채운 '흰 가운' http://omn.kr/1shjv
곳곳 끊이지 않는 장례 http://omn.kr/1sg2d
뱃속 아이 두고 떠난 청년 http://omn.kr/1sf9q
핏자국 그리고 'Z방패' http://omn.kr/1seki
피 흘리는 미얀마의 절규 http://omn.kr/1sc8f
"이 사진을 찍은 기자들이" http://omn.kr/1sa5l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레단(Hledan)의 모습이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북부 오클라파(North Okkalapa)에서 청년들이 입 부분에 'X'자 표시를 새긴 두건을 쓴 채 항의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따미네(Thamine)에서 청년들이 눈과 입을 가린 채 항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도시 양곤의 따미네(Thamine)에서 청년들이 눈과 입을 가린 채 항의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레단(Hledan)의 모습이다 ⓒ MPA

  

군부 쿠데타에 저항해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진행 중인 미얀마인들이 3월 24일 침묵시위를 벌였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의 흘레단(Hledan)의 모습이다 ⓒ M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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