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방탄소년단(BTS)이 모처럼 국내 TV 예능에 등장했다.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제 99화에는 빌보드 1위, 그래미 후보 지명에 빛나는 '월드스타' BTS가 나왔다. 방송은 MC들과 각종 게임을 진행하는 BTS의 모습,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등 다양하고 풍성한 내용들로 채워졌다. 방탄소년단 완전체의 예능 출연은 연예 정보 프로 인터뷰, VCR 영상물 등장을 제외하면 지난 2017년 9월 JTBC <아는 형님> 이후 약 3년반 만의 일이다. 

​그동안 빠듯한 일정으로 국내 TV에서 이들을 만나기 쉽지 않았음을 감안할 때 <유퀴즈> 완전체 출연은 팬(아미)들에겐 무척 반가운 선물일 것이다. <유퀴즈>는 음악을 곁들인 간단한 마피아 게임 등으로 방송의 전반부 분위기를 경쾌하게 조성한 후 BTS 일곱 청년들과 본격적인 대화에 돌입했다.

소그룹 방식 토크, 약간의 변화 가미​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이번 <유퀴즈>에선 기존 방영분과는 조금 다른 방식의 대화가 진행되어 눈길을 모았다. BTS 7명 모두가 한 자리에 둘러 앉아 진행자 유재석과 조세호의 질문을 받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다르게 2명, 3명씩 개별 만남 형식을 취했다.  

그동안 인터뷰는 멤버 전원이 참석하거나 1인 단독으로만 했었다는 리더 RM의 언급처럼 시청자들도 다소 의아함을 가질 법한 구성이었다. 하지만 3팀으로 나눠 이뤄진 대화는 오히려 멤버 한두 명에 치우치기 쉬운 단체 토크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보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줬다. 

​제일 먼저 유재석, 조세호와 이야기를 나눈 인물은 RM, 뷔였다. 이제는 많이 알려진 에피소드 중 하나이지만 방탄소년단이 데뷔하기 전 회사를 거쳐 간 연습생 수는 무려 30명 이상에 달했다고 한다. 논현동 숙소의 좁은 방에서 7~8명 넘는 인원이 잠을 청하는 쉽지 않은 여건에서도 마지막까지 남은 인물들이 지금의 7명, BTS가 된 것이다. 방송에선 웃으며 이야기 했지만, 한창 예민한 10대 시절의 어린 친구들에겐 편하지 않은 시간의 연속이었을 것이다. 

위태롭던 연습생 생활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다 같이 모여 연습생 생활을 하다가 누군가는 짐을 싸서 숙소를 나가고, 또 새로운 인물이 들어오는 게 반복되다보니 처음엔 슬펐지만 나중엔 무뎌졌다고 뷔는 말했다. 지방에서 부모님이 올라와도 만날 수 있는 시간은 30분밖에 되지 않아 힘들었다면서 그마저도 시간이 흐르면서 무뎌졌다는 그의 고백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한방에서 사는 게 너무 힘들었다."(제이홉)
"막내이다 보니 멤버들 잠든 후에 씻었다."(정국)
"신인개발팀에 자주 불려갔다. 위태위태했다."(지민)


​두 번째 그룹 토크에는 제이홉, 지민, 정국이 주인공으로 나섰다. 이들 역시 공통적으로 연습생 시절의 어려움을 언급한다. 아직 한창 부모님 관심 속에 있어야 할 15살 나이에 합숙소로 들어온 정국, 가장 늦게 연습생이 된 지민 모두 낯선 환경에 적응하느라 애를 먹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성공을 위해서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넌 언제 데뷔하니?"라는 주변 사람들의 아무렇지 않은 질문이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는 돌덩이 같았다고 회고한다.

​데뷔 전 어린 소년들에게 서울은 낯선 도시였고, 뭘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흔들리기도 했다. 그리고 때론 다툼도 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별것도 아닌, 바나나 한 개 때문에 티격태격 감정 상하는 일도 있었단다. 하지만 그런 사소한 갈등을 봉합하면서 BTS는 하나의 팀으로 단단해져 갔다.

새로운 목표가 된 그래미​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지난 24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 CJ ENM

 
각종 난관을 이겨낸 방탄소년단은 데뷔의 꿈을 이뤘고 어느 순간 세계 무대에서도 정상의 반열에 올라섰다. 하지만 남부럽잖은 인기와 명예를 손에 쥔 BTS라고 걱정거리가 없겠는가?

​"저희는 그저 열심히 했을 뿐인데 국가에 이바지했다 이런 말을 들으니 너무 부담스러웠다."(슈가)
"최선을 다해 활동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할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한다."(RM)


최근 아쉽게 수상하지 못한 그래미 어워드에 대해서도 방탄소년단은 솔직하게 이야기한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더 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더라"(뷔), "폐, 목소리가 닳을 때까지 노래하고 싶다"(정국)는 이들의 각오는 결코 빈 말이 아니었다. 결의에 찬 다짐이었다.    

연료를 재충전하고 더 먼 곳으로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BTS는 이제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그들에게 늘 큰 힘이 되어준 아미, 아직 방탄소년단을 잘 모르는 일부 시청자 모두에게 <유퀴즈>에 출연한 일곱 청년의 진솔한 고백은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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