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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4월 7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집니다. <오마이뉴스>에서는 각계각층 유권자의 목소리를 '이런 시장을 원한다!' 시리즈로 소개합니다. '뉴노멀' 시대 새로운 리더의 조건과 정책을 고민해보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말]
 
서울에는 건물주만 살지 않는다. 세입자도 서울시민이다. 세입자의 존속 거주기간은 평균 3.4년에 불과하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반은 다시 이삿짐을 부려야 하고 반은 좀 더 머무를 기회를 얻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서울에는 건물주만 살지 않는다. 세입자도 서울시민이다. 세입자의 존속 거주기간은 평균 3.4년에 불과하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반은 다시 이삿짐을 부려야 하고 반은 좀 더 머무를 기회를 얻는 모양새다. 사진은 지난 16일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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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나쁜 꿈이라면 좋겠다.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마치 2010년 이전 '뉴타운 서울시' 시절로 돌아간 것 같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5년간 30만 호를,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36만 호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한 층고 제한 완화 등 다양한 규제 완화도 약속했다. 오세훈 후보는 시장이 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확 풀겠다고 한다.

기시감이 있다. 용산참사 직전 서울의 모습이다. 으레 입에 올리던 복지공약 몇가지마저 이번 선거에서는 실종 상태다. 말이라도 하던 시절을 그리워 해야 하나. 공공이나 복지 확대를 시늉하는 염치마저 사라졌다.

하지만 서울은 어떤 도시인가. 불과 지난 12월 방배동에서 사망한 지 5개월 만에 발견된 김씨의 이야기를 듣고 우리는 모두 그를 애도하지 않았나. 그의 아들이 수개월간 거리를 방황하며 노숙 중에 도움을 처했으나 그를 알아본 사람이 단 한 명뿐이었다는 사실에 절망하지 않았나.

아현동 철거민 박준경이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다'는 유서를 남기고 한강에 몸을 던지지 않았나.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탈북민 모자의 시신이 관악구에서 발견되고, 강서구에서는 부양의무자인 동생이 치매 걸린 어머니와 중증 장애를 가진 형을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았었나.

이 모든 일을 지나 도착한 곳이 가난한 이들을 아랑곳 않고 재건축 재개발만 외치는 선거의 풍경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나쁜 꿈보다 잔혹하다. 가난한 이들도 이 곳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40%가 무주택자... 이들을 위한 정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시청역 거점유세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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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7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지플러스타워 앞에서 열린 유세 출정식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엄지손가락을 보이고 있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4.7재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5일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 지플러스타워 앞에서 열린 유세 출정식에서 유세 차량에 올라 엄지손가락을 보이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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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건물주만 살지 않는다. 세입자도 서울시민이다. 세입자의 존속 거주기간은 평균 3.4년에 불과하다. 임대차보호법에 따른 계약기간 2년이 지나면 반은 다시 이삿짐을 부려야 하고 반은 좀 더 머무를 기회를 얻는 모양새다. 짧은 계약 종료 기간마다 집값은 천정부지 솟지만, 재개발 재건축은 이런 문제를 해결해주기는커녕 심화한다. 서울의 개발은 빠르게 집값을 올리고 기존 지역 주민의 정주를 해체해 왔다.

가난한 이들, 집이 없는 이들, 집을 빌려 쓰는 이들은 누가 대표하고 있나? 용산구 성장현 구청장은 본인이 인허가권을 갖고 있는 관내 재개발 구역 공동주택을 구입했다. 마포구에서는 마포구 구의회 조영덕 의장이 관내 재개발조합의 조합장이 됐다. 서울시 구청장 25명의 평균 재산은 16.7억 원이고, 서울시의원 중 다주택자 상위 5명은 평균 16채를 가지고 있다.*

세입자보다 소유주나 재개발조합과 더 가까운 이들이 정치를 한다. 지역사회에서 일어나는 중요한 사안은 이들의 손으로 결정된다. 전 국민의 40%가 무주택자이지만 이들을 위한 정치는 실종상태다.

현재 서울에는 308개의 전면 철거형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1970년대에 대량으로 공급된 아파트가 노후화하면서 세입자 대책이 전무한 공동주택 재건축 사업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도 더 많아질 것이다. 이대로라면 가까운 시일 내에 서울에서는 재건축에도 아무런 대책 없이 밀려나는 이들이 늘어날 것이다.

유권자가 던져야할 질문

그저 공급하면 집 가진 사람이 늘어나는가? 아니다. 60제곱미터 이하 소형주택의 전국 평균 가격은 4억 4천만 원이다. 순자산 통계에 따르면 전체 자산 순위 가운데 중간에 위치한 3분위의 평균 자산은 2억 원이니 대다수 무주택 서민은 집이 공급되더라도 집을 사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하물며 서울의 집은 말 할 것도 없다. 허망하게 오르는 집값과 월세에 미래를 담보 잡힌 이들은 언젠가 내 집 마련할 길을 꿈꾸며 '존버'하면 되는가. 이렇게 굴러가는 세상에서 집 없는 사람은 그저 월세 내는 기계로 이 세계의 가장 낡아 빠진 부속품이 되는 것은 아닐까.

전봇대마다 '실투자금 3천만 원, 월 150 수익 보장'이라는 역세권 오피스텔 홍보전단지가 나부낀다. 개발로 집값이 올라가면 모두에게 이익이라는 듯 입을 모으지만, 실상 오르는 집값에 대한 입장은 분명히 둘이다. 3천만 원의 투자로 150만 원의 월세를 기대할 수 있는 사람과 150만 원의 월세를 내야 하는 사람, 이 둘의 입장은 단일할 수 없다.

오르는 집값이 누구의 주머니를 내어 누구의 주머니를 채우는 일인지 다시 묻는다. 역대 최고로 오른 집값과 최고로 투표하고 싶지 않은 선거를 바라보며 한탄과 걱정을 보탠다. 다들 그렇게 집값을 올려서 지구라도 하나 더 살 작정이냐고.

*'서울시 구청장·시의원, 부동산 얼마나 가졌나?', 윤은주, 월간경실련 2020년 7~8월호(2020.7.31.)
**차별과 배제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도시빈민 정책 요구안 발표대회, '대책없는 재개발·재건축 규제완화 반대, 강제퇴거 없는 서울을 만들기 위한 요구',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202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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