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이 챔피언 결정전으로 가기 위한 힘찬 첫 걸음을 내딛었다. 

박미희 감독이 이끄는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는 2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 알토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1(25-20,23-25,25-18,25-21)로 승리했다. 여자부 역대 15번의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지 못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흥국생명이 챔프전 진출을 위한 '100%의 확률'을 선점한 셈이다. 

흥국생명은 '여제' 김연경이 왼손 3득점을 포함해 서브득점과 블로킹을 각각 1개씩 곁들이며 29득점으로 공격을 주도했고 외국인 선수 브루나 모라이스가 19득점, 김미연과 이주아가 나란히 9득점으로 뒤를 이었다.

기업은행은 안나 라자레바가 27득점으로 분전했지만 국내 선수의 도움이 부족해 1차전을 아쉽게 내주고 말았다. 양 팀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오는 22일 기업은행의 홈구장인 화성종합 실내체육관에서 열릴 예정이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있는 한 흥국생명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배구여제' 김연경이 있는 한 흥국생명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 한국배구연맹

 
브루나-라자레바 폭발, 1,2세트 '장군멍군'

흥국생명은 17승 3패로 시즌을 시작했다가 마지막 10경기에서 2승 8패로 부진했다. 지난 2005년 V리그 출범 후 남녀부 그 어떤 팀도 시즌 도중 흥국생명처럼 (나쁜 쪽으로) 극적인 반전(?)을 일으키지 못했다. 쌍둥이 자매의 복귀시기가 불투명하고 김연경도 18일 미디어데이를 통해 "(앞으로) 한국에서 배구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힌 만큼 흥국생명 입장에서는 이번 시즌 봄 배구에서 챔프전 우승을 차지하고 싶은 열망이 간절하다.

4라운드까지 흥국생명을 상대로 4경기에서 승리는커녕 승점 1점도 따내지 못했던 기업은행은 5,6라운드에서 흥국생명에게 연승을 거두며 승점 6점을 따냈다. 시즌 후반 흥국생명에게 따낸 연승이 3시즌 만에 플레이오프에 복귀한 원동력이었다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5,6라운드 완승으로 흥국생명을 상대로 자신감이 부쩍 올라간 데다가 기복이 심했던 윙스파이커들의 활약도 점점 좋아지고 있어 기업은행은 내심 챔프전 진출까지 기대하고 있다.

손가락 부상으로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김세영 대신 김채연과 이주아를 중앙에 세운 흥국생명은 김채연, 브루나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공격을 앞세워 1세트 초반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 세트 중반까지 접전을 이어가던 양 팀은 세트 후반 흥국생명 이주아의 속공과 라자레바의 범실, 김연경의 후위공격을 묶어 승기를 잡았다. 결국 흥국생명은 브루나의 호쾌한 후위공격을 통해 5점 차이로 첫 세트를 따냈다.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도 초반 기세를 내주는 듯했지만 브루나와 김연경의 공격, 김미연의 블로킹을 묶어 단숨에 스코어를 뒤집었다. 흥국생명은 표승주를 끈질기게 공략한 목적타 서브로 점수 차이를 벌렸지만 기업은행도 조송화의 서브득점과 흥국생명의 실책을 묶어 추격을 이어갔다. 기업은행은 세트 후반 브루나의 연속 범실과 라자레바의 블로킹, 김미연의 범실을 묶어 역전에 성공했고 24-23에서 육서영의 공격득점으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승부처마다 김연경 폭발, 기업은행 홀렸다

사이 좋게(?) 한 세트씩 주고 받은 양 팀은 3세트에서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흥국생명은 김채연의 서브득점과 이주아의 블로킹, 브루나의 공격으로 점수 차이를 벌렸지만 기업은행도 김연경의 범실과 표승주의 블로킹으로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3세트 중반 이후 이주아의 블로킹과 김연경의 왼손공격으로 승기를 잡은 후 김연경의 연타 공격을 통해 7점 차이로 여유 있게 3세트를 따냈다.

3세트까지 혈전을 치르느라 피로가 쌓인 양 팀은 4세트 초반 서브범실을 연속으로 2개씩 주고 받았다. 흥국생명은 어수선한 틈을 타 김미연의 서브득점과 김채연의 블로킹으로 리드를 만들었고 기업은행도 김수지의 속공과 서브득점으로 추격을 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서브득점과 김미연의 공격으로 승기를 잡았고 세트 후반 브루나의 공격과 육서영의 범실, 브루나의 연타를 묶어 25-21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은 '역시 김연경'이라는 5글자로 설명이 가능한 경기였다. 쌍둥이 자매 이탈 후 동반 부진에 시달린 김연경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서브득점1개와 블로킹1개를 포함해 29득점을 올리며 흥국생명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양 팀 출전 선수 중에서 김수지와 함께 가장 나이가 많았던 김연경은 29.80%의 공격점유율과 60%의 성공률을 책임졌고 덕분에 흥국생명의 공격은 적절하게 분산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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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배구 도드람 2020-2021 V리그 플레이오프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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