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와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 경기 모습. 전북 일류첸코가 골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1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 모터스와 대구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5라운드 경기 모습. 전북 일류첸코가 골세레머니를 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새 시즌 두 번째 주중 게임으로 이어진 K리그 1 화요일 게임에서 가장 흥미롭다는 펠레 스코어 기록이 처음 찍혔다. 봄을 시샘하는 쌀쌀한 바람이 불었던 화요일 저녁 전주성에는 거리두기 입장 제한 조치가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2378명의 적잖은 축구팬들이 찾아왔고 끝까지 손에 땀을 쥐게 만든 다섯 골 잔치를 맘껏 즐겼다.

김상식 신임 감독이 이끌고 있는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가 16일 오후 7시 전주성에서 벌어진 2021 K리그 원 대구 FC와의 5라운드 홈 게임에서 3-2 펠레 스코어 짜릿한 승리를 거두고 선두 자리로 올라섰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검증받은 독일 국적의 골잡이 일류첸코가 멀티 골을 터뜨려 멋진 승리 소식을 홈팬들에게 선물한 것이다.

멀티 골 '일류첸코' 득점 랭킹 공동 선두

게임 시작 후 5분도 안 되어 골이 들어갔으니 화요일 저녁 축구장을 찾은 팬들은 예상보다 일찍 가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홈 팀 전북의 측면 프리킥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골문을 지키던 대구 FC 골키퍼 문경건이 잡기 실수를 저질러 골을 내준 것이다. 상대 골키퍼가 완전히 공을 잡지 못한 순간을 놓치지 않은 일류첸코의 과감한 도전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고 바로 옆에서 세컨드 볼 집중력을 발휘한 이성윤이 대구 FC 수비수 김진혁과 조진우 사이에서 미끄러지며 밀어넣기를 성공한 것이다.

이성윤은 전북 현대의 U-22 자원(2000년 10월생)이기에 더 뜻깊은 시즌 첫 골 감격을 누렸고 마침 이 골은 이번 시즌 K리그 1 최단 시간(4분 16초, 골 라인 통과 기준) 득점 기록으로 찍혔다. 지난 일요일 수원 빅 버드에서 열린 4라운드 강원 FC의 새 외국인 공격수 실라지가 홈 팀 수원 블루윙즈 골문에 넣은 골(9분 49초)보다 5분 이상을 단축시킨 골이다.

이렇게 좋은 게임 분위기를 이어가던 전북은 시즌 첫 승리가 간절한 대구 FC의 반격에 흔들리고 말았다. 30분에 동점골을 내준 것이다. 대구 FC 오른쪽 윙백 장성원의 패스를 받은 정치인이 왼발로 찬 공이 동료 츠바사의 몸에 맞고 공 방향이 살짝 바뀌어 들어갔다. 하지만 VAR(비디오 판독 심판) 온 필드 뷰로 츠바사의 오른팔에 공이 맞은 것이 확인되면서 이 골은 취소됐다. 

이에 대구 FC는 의기소침해질 수 있었지만 전반전 끝무렵 끝내 동점골을 뽑아냈다. 43분에 프리킥 세트 피스 기회 2차 공격으로 안용우의 왼쪽 크로스가 넘어갔고 공격에 가담했던 키다리 수비수 정태욱이 욕심내지 않고 헤더 어시스트를 넘겨줘 츠바사가 마무리 다이빙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13분 전 아쉬운 핸드 볼 판정을 씻어낼 수 있는 멋진 작품이었다.

하지만 전북에는 본격적으로 물 오른 골잡이 일류첸코가 버티고 서 있었다. 그는 후반전에 바꿔 들어온 김보경과 눈이 맞아 귀중한 두 골을 몰아넣으며 단숨에 득점 랭킹 선두권에 올라섰다. 61분에 홍정호의 역습 패스를 받은 김보경이 밀어준 공을 잡은 일류첸코는 대구 FC 간판 수비수 정태욱을 가볍게 따돌리는 방향 전환 드리블 실력을 뽐냈고, 그의 오른발 마무리 슛은 상대 골키퍼가 도저히 막을 수 없는 오른쪽 톱 코너로 빨려들어갔다.

일류첸코는 그로부터 10분 뒤에도 '바로우-김보경'으로 이어진 왼쪽 역습 기회를 놓치지 않고 아름다운 결승골을 왼발 인사이드 킥으로 넣었다. 김보경의 감각적인 원 터치 어시스트도 일품이었지만 자신에게 달라붙는 세 명의 대구 FC 선수들(김진혁, 정태욱, 이용래) 사이를 통과하자마자 왼발로 가볍게 툭 차서 넘기는 골 순간은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터치-킥 감각의 절정이었다. 이 멀티 골 활약으로 일류첸코는 울산 현대의 날개 공격수 김인성, 대구 FC의 골 넣는 수비수 김진혁과 나란히 득점 랭킹 공동 1위(3골)에 올라섰다. 

2골 차로 패색이 짙던 대구 FC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83분에 1골을 따라붙었다. 교체 선수 오후성의 역습 패스를 받은 팀 기둥 세징야가 오른발 중거리슛을 터뜨렸을 때 수비수 다리에 맞고 살짝 뜬 공을 전북 골키퍼 송범근이 쳐낸다고 했지만 포물선을 그리며 떠오른 공이 아슬아슬하게 골 라인 안쪽에 떨어졌다. 이 게임으로 개인 통산 100번째 게임 도장을 찍은 송범근이 다시 한 번 몸을 날려 그 공을 끌어냈지만 제1부심의 깃발이 올라가며 골 라인 통과 여부를 확인시켜 주었다.

남아있는 시간이 약 10분이나 되었기 때문에 대구 FC의 마지막 안간힘이 이어졌지만 끝내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고, 오히려 대구 FC 수비수 조진우가 추가 시간 3분도 다 끝날 순간에 전북 수비수 홍정호에게 위험한 파울을 범하는 바람에 정동식 주심으로부터 직접 퇴장 명령을 받았다. 갈 길 바쁜 대구 FC 수비 조직력에 구멍이 생기는 결과가 된 셈이다.

이제 전북 현대는 오는 20일(토) 수원 FC를 전주성으로 불러 6라운드 홈 게임을 펼치며, 아직 시즌 승리 기록이 없는 대구 FC(2무 3패 6득점 11실점)는 그 다음 날(20일) 리그 2위 울산 현대를 DGB 대구은행파크로 불러들인다.

2021 K리그 원 5라운드 결과(16일 오후 7시, 전주성)

전북 현대 3-2 대구 FC [득점 : 이성윤(4분 16초), 일류첸코(61분,도움-김보경), 일류첸코(71분,도움-김보경) / 츠바사(43분,도움-정태욱), 세징야(83분,도움-오후성)]
- 퇴장 : 대구 FC 조진우(90+3분)

2021 K리그 1 상위권 순위표
1 전북 현대 5게임 13점 4승 1무 10득점 4실점 +6
2 울산 현대 5게임 11점 3승 2무 10득점 2실점 +8
3 수원 블루윙즈 4게임 8점 2승 2무 3득점 1실점 +2
4 포항 스틸러스 4게임 7점 2승 1무 1패 6득점 4실점 +2
5 성남 FC 4게임 7점 2승 1무 1패 3득점 2실점 +1
6 제주 유나이티드 5게임 7점 1승 4무 3득점 2실점 +1

K리그 원 5라운드 남은 일정(3월 17일 수요일, 왼쪽이 홈 팀)
포항 스틸러스 - 수원 블루윙즈 (오후 7시 스틸야드)
강원 FC - 성남 FC (오후 7시 강릉 종합)
FC 서울 - 광주 FC (오후 7시 30분 서울 월드컵)
인천 유나이티드 FC - 수원 FC (오후 7시 30분 인천 축구전용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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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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