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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 30년' 김성학 고대 학자추위원장의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
 "실종 30년" 김성학 고대 학자추위원장의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
ⓒ 김성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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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과 14일 <오마이뉴스>가 연속해서 보도한 '실종 30년 고대생 김성학 이야기'와 관련, 김성학 고려대 학원자주화추진위원회 위원장(아래 학자추위원장) 가족이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아래 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김성학 학자추위원장의 동생인 김성진(52)씨는 15일 오후 1시 30분 광주시청을 방문해 진실규명신청서를 제출했다. 김씨는 진실규명신청서에 <오마이뉴스>에서 보도한 기사들을 참고자료로 첨부했다. 

김성학 학자추위원장은 지난 1991년 3월 '학교에 다녀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자취방을 나간 뒤 실종됐다. '실종 30년' 동안 김 위원장의 행적이 전혀 드러나지 않아 자살설, 타살설, 월북설 등이 제기됐다.      

김씨가 이날 진실규명신청서를 제출함에 따라 진실화해위원회는 이날부터 90일 이내에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진실화해위원회가 조사개시를 결정하면 최초 김성학 위원장의 실종신고를 접수한 성북경찰서와 당시 공안정국의 핵심기관인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진실화해위원회는 지난 1945년 8월 15일 이후부터 권위주의 통치시까지 일어난 '부당한 공권력에 의한 사망·상해·실종사건, 중대한 인권침해사건과 조작의혹 사건' 등을 조사하는 독립기관이다.
 
'실종 30년' 김성학 고대 학자추위원장의 동생인 김성진씨는 15일 오후 1시 30분 광주시청을 방문해 진실규명신청서를 제출했다.
 "실종 30년" 김성학 고대 학자추위원장의 동생인 김성진씨는 15일 오후 1시 30분 광주시청을 방문해 진실규명신청서를 제출했다.
ⓒ 김성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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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 김성진씨 "조직사건 조작을 위한 납치 의심"

김성진씨는 이날 제출한 진실규명신청서에서 "1991년 3월 상순, 고려대 수학과에 재학중이던 김성학 학자추위원장이 저녁시간 자취방에서 동거인들에게 학생회관에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선 후 행방불명된 사건"이라며 "이후 종적을 확인할 수 없던 상황에서 장기 불명 후 실종처리된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당시 김성학은 총학생회 간부로 활동하며 등록금 투쟁을 주도하고 있었고, 이때 약 800여 명의 고대생들이 총학생회에 등록금을 납무하며 사학민주화, 교육민주화, 독재교육 타파를 주장해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되던 상황이었다"라고 당시 고려대 상황을 전했다. 

김씨는 "당시 경험자 또는 종적을 마지막으로 확인해주는 동료들인 최홍재, 조웅익, 김규환 등을 통해 경찰 및 공안기관에서 발생한 의문사건으로 의심되는 부분들이 있다"라며 "금번 진실규명을 통해 해당 대상자의 신병과 당시 불명상황에 관한 명쾌한 본질적 진실이 규명되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특히 진실규명이 필요한 이유와 관련, 김씨는 "김성학과 같은 정의감이 강하고 기득권에 미련을 두지 않으며, 오로지 역사의 의미있는 수레바퀴가 되고자 노력했던 학생운동가들은 헛되이 자신의 목숨을 포기하는 경우가 결코 없었다"라고 우선 '자살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씨는 "또한 당시 고려대 총학생회에서 활동했던 간부들은 동지적 유대감이 끈끈하고 학내외 문제에 맞서 싸우기 위해 거의 학생회관에서 숙식을 같이하며 동지적으로 연대되어 있기에 아무말도 없이 행방불명될 사유가 전혀 없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종합적으로 미루어 보면 공안기관의 조직사건 조작을 위한 납치가 의심되며 이후 30년간 김성학의 행방이 전혀 드러나지 않음을 볼 때 외력에 의해 목숨을 잃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이로 인해 30년째 김성학의 행방을 찾고 있는 가족들에게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다"라고 '공권력에 의한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2월 22일 광주에서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김씨는 "몇 년 전에 아는 사람을 통해 옛날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에 근무했던 직원한테 알아보니 형의 요주의 인물 리스트에 있어서 바위를 달아 바다에 수장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첫 보도] 30년 실종 '고대생 김성학'을 찾습니다 
[증언1] "안기부가 바위 달아 수장했다는 얘기 들었다" 
[증언2] 이렇게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을까?" 
 
실종되기 전인 1990년 11월 18일 가족들과 함께 군복무중인 동생(김성진)을 면회하러 간 김성학 고대 학자추위원장.
 실종되기 전인 1990년 11월 18일 가족들과 함께 군복무중인 동생(김성진)을 면회하러 간 김성학 고대 학자추위원장.
ⓒ 김성진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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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김성학, #실종 30년 고대생 , #고대 학자추위원장, #김성진,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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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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