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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휴먼스 오브 경기(Humans of Gyeonggi)'에서는 특별한 활동을 하거나 삶을 살고 있는 '경기도민'을 만납니다. [편집자말]
지난 2월, 다음 뉴스홈에서 '김포는 볼 게 없다? 여기 오시면 깜짝 놀랍니다'란 제목의 기사를 우연히 읽게 됐어요. 클릭해보니, 오마이뉴스에 '경기별곡'을 연재하는 작가 운민님의 연재물이었습니다. 글 앞머리 '경기도의 31개 도시 하나 하나를 새롭게 조명하고 여행의 매력을 새롭게 알아가보고자 합니다'란 문구가 눈에 띄었어요.

오마이뉴스 쪽지로 '휴먼스 오브 경기' 인터뷰 요청을 드렸습니다. 다음은 작가 운민님과 3월 초, 이메일과 전화로 나눈 일문일답.

-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역사 여행작가 운민입니다. 여행 팟캐스트 '캡틴 플래닛과 세계여행', '탁PD의 여행수다'에서 세계사와 세계문화, 삼국지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있습니다. 또 다음 브런치에 '경기유랑'(https://brunch.co.kr/@ugzm87/), 오마이뉴스에 '경기별곡'(http://omn.kr/1s31k)이란 제목으로 경기도 여행기를 연재하고 있어요. 그동안 쓴 경기도 여행기를 책으로 내기 위해 취재를 보강하고, 출판사를 찾는 중입니다."
 
역사 여행작가 운민님. 경기도 31개 시·군 여행기를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고 있다.
 역사 여행작가 운민님. 경기도 31개 시·군 여행기를 오마이뉴스에 연재하고 있다.
ⓒ 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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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울산에서 경기 김포로 이사를 왔다고요. 김포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일자리가 서울쪽에 생겨서 집값이 그나마 저렴한 곳을 찾다보니 김포에 집을 구하게 됐습니다.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훌쩍 오게 된 김포지만 생각보다 매력이 있는 도시더라고요. 김포의 매력 덕분에 경기도의 도시 탐방을 한번 해봐야겠단 결심도 하게 됐습니다.

김포는 한강신도시로 급격하게 발전한 도시지만 아직 농촌 지역도 넓게 남아있어요. 그래서 도시적인 풍경과 자연풍광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있습니다. 강화도와 서울 사이에 위치한 요충지라 덕포진이나 문수산성같은 관방유적도 꽤 남아있고요. 장릉, 김포성당 등 스토리가 있는 문화재도 있습니다. 또 한강신도시엔 운하의 도시 콘셉트로 지어진 라베니체가 있는데요. 경인운하가 지나가는 수변 상가인데, 밤에 정말 아름답습니다. 앞으로의 김포가 더욱 기대됩니다."

- 울산과 경기도의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같은 경기도라도 수도권에서 가까운 도시인지, 북부인지 남부인지, 혹은 의정부, 동두천, 오산처럼 특정한 목적에 의해 생겨난 도시인지에 따라 특징이 다 달라요. 김포와 비교했을땐, 일단 동해안과 서해안의 차이가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서해안의 갯벌 풍경은 울산 출신인 저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왔습니다. 해산물도 다른 점이 많아요.

또 경기도엔 젊은 사람들이 비교적 많아 활기가 넘치고 변화가 빠릅니다. 이런 점이 경기도의 정체성을 조금 모호하게 만들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울산도 1970년대 조성된 중화학 공업단지로 일을 찾는 타지 사람들이 몰려들면서 급속하게 발전한 도시이거든요. 그렇다보니 제가 학교에 다닐 적만 해도 '울산 사람'이란 자부심이 거의 없었어요. 경기도도 마찬가지 상황 아닌가 싶어요."

- 많은 분들이 '경기도는 너무 넓다'고 하는데요. 김포에서 경기 동부를 취재하러 다니기 힘들진 않나요.
"경기도는 사통팔달로 길이 뻗어있고, 자차를 이용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습니다. 다만 서울을 돌아가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요. 또 경기 동부는 주말과 공휴일이면 항상 사람들로 북적여요. 남양주, 가평, 양평이 특히 그래요. 인파를 피해 평일에 다니면 한적하고 괜찮은 풍경이 동부 쪽에 많습니다. 남한강의 양평과 북한강의 가평, 그리고 그 둘이 만나는 팔당호가 있는 남양주가 그렇지요."

- 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경기도의 도시가 있다면.
"대답하기 제일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에겐 전부 애정이 가는 도시라서요. 여행작가의 기본 미덕은 모든 여행지를 열린 마음으로, 편견없이 좋아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그래도 인상적이었던 도시를 꼽자면 우선 '여주'를 꼽고 싶습니다. 아름답게 흐르는 남한강과 절벽 위에 있는 신륵사, 그리고 그 앞을 유유히 흐르는 황토돛배의 풍경이 정말 절경이거든요. 그리고 연천을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남한에서 유일하게 고구려 성곽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곳이에요.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사진 맛집'으로 유명한 호로고루도 연천에 있습니다."
 
운민님이 경기도 취재중 찍은 사진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주 회암사지, 연천 호로고루, 구봉도 낙조전망대, 중남미문화원.
 운민님이 경기도 취재중 찍은 사진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양주 회암사지, 연천 호로고루, 구봉도 낙조전망대, 중남미문화원.
ⓒ 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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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년 3월 기준 취재를 마친 경기도 도시는.
"김포를 시작으로 파주, 연천, 고양, 강화, 부천, 의정부, 시흥, 안산, 양주, 동두천, 남양주, 구리까지 총 13개의 도시 취재는 모두 마쳤고요. 수원, 용인, 가평, 양평, 화성, 여주, 포천 등 도시는 취재를 이어가는 중입니다. 오는 5월까지 취재를 모두 마치고 탈고해서 8월쯤 책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많은 출판사가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습니다."

- 경기도를 모르는 분들에게 경기도의 매력을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많은 이들에게 경기도는 '서울에 살지 못해서, 서울로 출퇴근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사는 도시'로 인식되고 있는데요. 서울처럼 경기도에도 조선시대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온 도시가 많아요. 대표적으로 정조가 쌓아 올렸던 수원화성이 있습니다. 또한 '경기 이천쌀' 하면 훌륭한 쌀로 인식돼 다른 지방의 쌀보다 비싸지 않습니까? 농산물이 풍부해 먹을거리도 정말 훌륭합니다. 조선왕가의 왕릉은 물론, 역사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의 발자취도 많이 남아있지요.

또 경기도 도시들은 최근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도시로서의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습니다. 공업도시였던 시흥과 안산이 생태도시와 다문화도시로 변화하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서울과 가까운 31개 도시의 다양한 얼굴들을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여행작가 일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작년에 정말 우연히 시작하게 됐어요. 2019년 연말, 저는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었죠. 그러다가 가수 양준일씨가 약 30년 만에 다시 공연을 펼치는 모습을 보고 제 마음 속의 열정이 꿈틀하더라고요. 그래서 당시 자주 듣고 있던 팟캐스트 '캡틴플래닛과 세계여행'에 저도 참여해보고 싶다고 이메일을 보냈어요. 진행자 고덴님 덕분에 실제 출연으로 이어졌고, 이후에도 게스트로 몇 번 활동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이 모멘텀을 이어가고 싶어서 여행작가 일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팟캐스트 '탁피디의 여행수다'에서 삼국지 이야기를 하고 있고요. 다음 브런치와 오마이뉴스에 경기도 여행기를 연재하고, '운민과 함께하는 세계여행'이란 티스토리 블로그(https://wonmin87.tistory.com/)도 운영합니다. 한국관광공사 홈페이지축제 기고란에서도 제 글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https://bit.ly/38qP74f)"

- 어렸을 때부터 여행을 좋아했나요.
"네, 어렸을 때부터 여행은 인생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울산에서 초등학교를 다닐 땐 친구들을 모아 함께 경주에 다녀오기도 했고요. 이후 대입 수험생활 중에도 유럽여행 계획을 짜면서 마음에 위로를 받곤 했어요. 특히 대학생 시절엔 '삼국지'에 나온 도시 위주로 중국 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는데요. 이 경험이 지금 여행작가 커리어를 이어가는데 큰 바탕이 되고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젊었을 때 여행작가 일을 시작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후회도 있지만 지금이라도 이런 기회가 생겨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여행작가 일을 전업으로 하고 있나요.
"일단 전업은 아니고요, 무역일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행작가 일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여행업 관련 일을 하면서 작가 일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도 볼 수 있듯 '부캐(부 캐릭터)'의 시대잖아요. 여행작가라고 해도 글만 쓸 순 없고, 유튜버, 제작자, 강의자 등 다양한 수입원이 뒤를 받쳐줘야 해요. 자신만의 확실한 개성을 가지고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한다면 꼭 여행작가로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여행작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여행을 정말 좋아하나요?' 저도 아직 초보 여행작가이기 때문에 감히 조언을 드리기보단 이렇게 묻고 싶어요. 여행에도 수많은 형태의 여행이 존재합니다. 단지 일상에서 도피하기 위한 여행이라면, 여행작가의 꿈은 허황된 것일지도요. 그리고 본인만의 확실한 아이덴티티가 있어야 할 것 같아요. 저는 여행작가로서 저를 소개할 때 항상 '역사'란 말을 붙입니다. 저는 역사 이야기가 담긴 곳을 특히 좋아하거든요."
 
여행작가라면 모든 여행지를 편견없이, 열린 마음으로 좋아해야 한다고 믿기에, 경기도의 모든 도시에 애정이 간다.
 여행작가라면 모든 여행지를 편견없이, 열린 마음으로 좋아해야 한다고 믿기에, 경기도의 모든 도시에 애정이 간다.
ⓒ 이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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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의 꿈과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여행작가일을 시작하게 되기까지 감사한 분이 많습니다. 저에겐 부모님 같은 분이라 할 수 있는 탁재형 피디님과 고덴님께 특히 감사드립니다. 일단 목표는 확실합니다. 현재 수많은 시간과 발품을 들여 취재하고 있는 '경기도 프로젝트'가 책으로 출판되어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선 좋은 출판사를 만나고 싶고요. 이후 강원, 충청, 경상도 등 국내 다른 도시 뿐만 아니라, 역사를 테마로 해외 도시도 취재하고 싶습니다.

코로나19 시국이 빨리 풀렸으면 좋겠네요. 훗날 기회가 된다면 EBS <세계테마기행>에도 출연해보고 싶네요. 제가 여러 고마운 분들의 조언과 격려로 이 일을 시작했던 것처럼, 저도 많은 분들께 좋은 영향력을 선사하고 싶습니다. 포털 검색창에 제 활동명 '운민'을 치면 제 블로그와 그간의 활동 기록들이 나와요. 더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곧 공개할 온라인 매체 '좋아지지(JOAGG, 경기도가 좋다)'에도 실립니다.


태그:#휴먼스오브경기, #경기도민, #좋아지지, #JOAGG, #경기도민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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