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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 제2공항 관련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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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갈등 해소를 위해 숱한 논의와 표류 끝에 간신히 성사된 제주 제2공항 도민 여론조사가 제주도정의 '입 맛대로 식' 취사 선택에 의해 휴지조각으로 전락했다. 공정성을 확보한 조사였으나, 제주도 스스로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는 오점을 남겼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0일 오후 3시 제주도청 4층 탐라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난 제주 제2공항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뒤집고 제2공항 강행 의지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제주도정의 여론조사 해석 방법에 논란이 일고 있다.

최초 제주도와 제주도의회의 협의로 진행된 제2공항 찬반 여론조사는 성사에 이르기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찬반 양측이 모두 수긍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다.

지난해 9월 국토교통부와 제주도, 도의회가 3자간 협의를 통해 도민여론수렴 방안의 필요성에 의견을 모았지만, 그 방법에 있어서는 쉽사리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론조사의 문항과 대상을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고, 해를 넘어 올해 초가 되어서야 그 방법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특히 '선거 관련 여론조사가 아닐 시 안심번호를 제공할 수 없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해석에 따라 제주도나 도의회가 여론조사의 주체가 될 수 없었고, 결국 제주도내 언론사가 주관하는 방식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역시 특정 언론사가 주관할 경우 공정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수용해 제주도기자협회 소속 9개 언론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가까스로 여론조사를 실시하게 됐다.

판단 근거를 보다 명확하게 하기 위해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각기 다른 2곳의 기관에 의뢰해 도민 각 2000명씩, 총 4000여명을 대상으로 2개 여론조사가 동시에 실시됐다. 실시 여부를 두고 이견이 오간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도 '참고용'이라는 전제로 함께 실시됐다.

그 결과 2개 기관의 여론조사 모두 반대 의견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엠브레인퍼블릭이 실시한 도민 여론조사에서는 제2공항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51.1%로, 찬성 43.8%에 오차범위를 벗어나 7.3%p 높았다.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반대 47.0%, 찬성 44.1%로 반대 의견이 2.9%p 높았다. 오차범위 내에 있긴 했지만 도민여론이 전반적으로 반대 의견이 높았음은 자명했다.

그러나, 원 지사가 이날 발표한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한 제주도의 입장'에는 성산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수치만 언급됐다.

함께 실시된 성산 주민을 대상으로 한 엠브레인퍼블릭의 조사에서는 찬성이 65.6%에 반대 33.0%, 한국갤럽 조사는 찬성 64.9%, 반대 31.4%로 각각 집계됐다.

원 지사는 "성산지역 주민들은 제2공항 건설에 압도적으로 찬성했다"는 결과를 인용해 "성산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제2공항 입지에 대한 지역주민 수용성은 확보된 것으로 이해한다. 적극 추진하라는 요구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내 행정 단위 14개 마을 중 제2공항의 직접 피해지역인 4개 마을을 제외한 나머지 10개 마을은 '개발 이익에 따른 수혜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찬성이 우세할 것이라는 결과는 익히 예상돼 왔다. 원 지사는 정작 피해지역 마을의 의사와는 관계 없이 '주민 수용성이 확보됐다'며 판단 근거를 내세웠다.

도민 여론조사의 반대 의견이 우세했던 것에 대해서는 "전체 도민 찬반 여론의 가장 큰 특징은 공항 인근 지역은 압도적으로 찬성하는 반면, 공항에서 먼 지역은 반대가 우세하다는 점"이라며 "이는 제2공항에 대한 접근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고, 기존 공항과의 조화로운 운영에 대한 염려가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또 "제2공항 계획 발표 당시 현저하게 우세하던 찬성 비율이 추진 과정에서 낮아진 이유 중 하나는 관광객 급증에 따른 제주의 환경관리 역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절차적 문제, 환경수용력에 대한 불일치, 개발과 보전에 대한 이해관계 등이 입체적으로 얽혀있는 제2공항 반대 의견을 단순 '접근성'과 '환경관리' 문제로 치부하며 도민의 판단을 애써 외면한 꼴이다. 

결과적으로는 당초 참고용으로만 활용키로 했던 성산 주민들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 결과에는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 오히려 도민의 민의를 모은 여론조사 결과는 '참고용' 곁가지로 전락시켰다.

이 같은 해석은 '전문가 집단의 자문'이라는 한 마디로 뭉뚱그려졌다. 원 지사는 '전문가 집단'의 실체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론조사 내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았다. 집단별로 응답 내용에 대해 분석 의견을 받은 것"이라며 구체적인 답변은 피했다.

한편, 앞서 인용된 여론조사는 한국갤럽과 엠브레인퍼블릭 등 2개 여론조사 기관이 제2공항 건설 찬·반 의견 등을 묻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한국갤럽은 만 19세 이상 남녀 도민 2019명(표본오차 ±2.2%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4명(표본오차 ±4.4%,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엠브레인퍼블릭은 도민 2000명(표본오차 ±2.19%, 신뢰수준 95%), 성산읍 주민 500명(표본오차 ±4.38%, 신뢰수준 95%)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여론조사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https://www.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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