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숨죽이고 울부짖고, 휴대폰 든 저항의 미얀마

연일 SNS 통해 잔혹한 군부 모습 드러나... 스포츠 전문 계정도 "불의 앞에 중립 없다"

등록 21.03.09 17:41l수정 21.04.21 11:55l소중한(extremes88)

잔혹한 미얀마 군부, 울부짖는 목격자들 . ⓒ 페이스북 'Highlights Myanmar 2' 등


시민 한 명이 쓰러져 있다. 얼마나 두들겨 맞았는지 미동조차 없다. 그런 시민을 향해 군홧발이 날아들었다. 축 늘어진 몸에 곤봉질도 계속됐다.
 
군부는 질질 끌려가는 이들까지 반복해 폭행했다. 자신들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거나 힘이 부치면 머리에 가차없이 발길질을 가했다. 이렇듯 저항할 수 없는 이들에게까지 무지비한 폭력이 이어졌다.
 
그들은 시민을 인간이 아닌 짐승으로 취급했다. 오로지 '때려잡은' 이들을 '효율적'으로 옮기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아이히만으로 상징되는, 홀로코스트를 효율적으로 해내기 위해 노력한 나치의 수족들처럼.
 
이러한 행위에 '진압'이란 강압적인 말이 붙는 것도 과분하다. 폭력을 표현할 수 있는 최악의 단어가 있다면 그 말을 붙이는 게 마땅하다.
 

미얀마 경찰이 저항할 힘이 없는 시민을 각목으로 집단 구타하고 있다. ⓒ 페이스북 'Highlights Myanmar'

 

미얀마 경찰이 집단 구타를 당해 몸이 축 늘어진 이의 손을 묶은 뒤 고개를 들어올리고 있다. ⓒ 페이스북 'Highlights Myanmar'


위 영상은 '시민 불복종 운동'이 벌어진 미얀마의 모습을 담고 있다. 쿠데타에 저항하는 미얀마 시민들에게 SNS는 큰 무기다. 총을 든 군부에 맞서 휴대폰을 든 시민들은 SNS를 통해 미얀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잔혹한 폭력을 전 세계에 전하고 있다.

영상을 통해 군부의 갖가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건물을 부수고 들어가 시민들에게 발길질을 해대고, 사복경찰까지 동원해 잔혹하게 시민들을 폭행·연행했다. 화풀이인지, 시민들의 발을 묶기 위해서인지 거리의 오토바이를 돌로 내려치며 훼손하는 모습도 보였다.
 
영상에는 '목격자들'의 음성도 그대로 담겨 있다. 때론 숨죽이고, 때론 울부짖는 그들의 모습에는 간절함이 가득 묻어 있다. 평소 스포츠 영상을 게시하던 한 미얀마 페이스북 계정은 군부의 잔혹한 모습이 담긴 영상을 올리며 이렇게 썼다.
 
"스포츠와 정치를 혼동해선 안 되지만, 불의 앞에서 중립을 유지할 수 없습니다. 가만히 있지 마십시오. 군사 독재는 끝나야 합니다." 
 

미얀마 군경이 쓰러져 움직이지 못하는 시민을 발로 구타하고 있다. ⓒ 페이스북 'Highlights Myanmar'

 

사복을 입은 미얀마 경찰이 시민을 무자비하게 연행하고 있다. ⓒ 페이스북 'Highlights Myanmar'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