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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공사 전 민가 바로 뒤에서 벌목작업이 이루어졌다. 지난 2월 4일 벌목 작업 도중 민가 창고로 바위가 굴러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공사 전 민가 바로 뒤에서 벌목작업이 이루어졌다. 지난 2월 4일 벌목 작업 도중 민가 창고로 바위가 굴러오는 사고가 발생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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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홍씨 창고를 덮친 바위. 바위는 사고 직후 서부내륙고속도로 8공구 현장 작업자들이 철거했다.
 이석홍씨 창고를 덮친 바위. 바위는 사고 직후 서부내륙고속도로 8공구 현장 작업자들이 철거했다.
ⓒ 이석홍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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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부여-익산을 잇는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벌목과정에서 낙석 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노선 주변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서부내륙고속도로는 총연장 137km로 오는 2024년 12월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민간투자방식으로 진행되면서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노선이 민가와 생활권을 집중 관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부내륙고속도로는 환경영향평가에서도 반려 1회, 보완 3회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4일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의 나무를 자르는 벌목과정에서 돌덩이가 민가창고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창고 지붕을 뚫고 들어온 돌덩이는 창고 내부에 있는 오토바이와 자전거 2대, 휘발유통 3개를 파손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가 발생한 곳은 서부내륙고속도로 8공구 '천태리 갱도구간'이다. 이에 앞서 주민들은 "천태산의 경우 산 전체가 갱도이다. 공사 중 각종 사고 위험성이 크다"며 "공사 시작 전에 마을주민들을 집단 이주시켜 줄 것"을 요구해 왔다. 주민들의 이 같은 우려는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지난 7일 홍성군 천태리를 찾았다. 천태산에는 베어 놓은 잡목들이 그대로 방치되고 있었다. 초록색 그물이 설치돼 있었지만 그마저도 위태로워 보였다. 실제로 천태산에서는 언제라도 돌덩이와 잡목들이 민가 쪽으로 쓸려 내려갈 수 있는 상황이다. 서부내륙고속도로 노선 공사도 아니고 노선의 벌목 작업 과정에서 사고가 났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돌덩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마을주민 이석홍(78)씨를 만났다. 이석홍씨는 "지난 2월 4일 오후 3시 무렵이었다. 나는 바닥에 누워있고, 아내는 쇼파에 앉아 있었다. 갑자기 벼락치는 소리가 났다"며 "밖으로 뛰어 나와 보니 창고에 커다란 돌덩이가 굴러 내려와 있었다. 자전거와 오토바이, 휘발유통이 부서져 있었다. 공사를 중단시키고 나가라고 말했다. 그날 공사를 중단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바위가 5미터만 더 옆으로 떨어졌어도 사람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할 뻔했다"며 "바로 옆에 있던 집을 덮칠 수도 있었다"고 호소했다.

이석홍씨는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당장 이주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며 "이주 대책도 없이 공사를 강행하다가는 앞으로 무슨 일이 더 벌어질지 모른다. 불안해서 살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사고로 이석홍씨 소유의 창고 슬레이트 지붕이 내려 앉았다.
 사고로 이석홍씨 소유의 창고 슬레이트 지붕이 내려 앉았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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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대전청 "현장 작업 긴급 중단, 주민과 협의 중"  

이에 대해 대전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현재 (벌목)작업은 중지가 된 상태이다. 8공구 현장사무실에서 피해 당사자와 합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해당 현장에 암파쇄방호시설(안전시설)을 오는 오는 3월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의 이같은 해명에도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김오경 서부내륙고속도로 주민대책위 사무국장은 "본격적인 노선 공사도 아닌데, 벌써부터 사고가 터지고 있다"며 "환경부에도 사고 내용을 고발한 상태이다. 천태리뿐 아니라 청양 온직리 등 마을 뒤편으로 고속도로가 건설될 예정인 마을이 많다. 이런 사고는 앞으로도 언제든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그:#천태리 사고 , #서부내륙고속도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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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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