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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얀마 군경의 치알 신 묘지 도굴을 폭로하는 동남아 민주화 연대 "미얀마 밀크티 동맹" 트위터 갈무리.
ⓒ 미얀마 밀크티 트위터	관련사진보기

 
쿠데타에 항의하며 민주화 시위에 나선 19세 소녀를 총으로 쏴 죽인 미얀마 군부가 그 시신까지 도굴한 것으로 알려졌다.

AP,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6일 미얀마 현지 매체를 인용해 미얀마 군경이 치알 신의 묘지를 파내고 시신을 꺼냈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군경을 비롯한 30여 명이 미얀마 제2도시 만달레이 있는 한 공동묘지에 들이닥쳐 입구를 폐쇄한 뒤 현장에 있던 직원과 시민들이 다가오지 못하도록 총을 겨누고 치알 신의 묘지를 파냈다. 

이들은 묘지에서 시신을 꺼내 벤치에 올려놓고 검시를 한 뒤 다시 매장하고 떠났다. 현장에는 이들이 버리고 간 수술 가운과 장갑, 부츠 등이 발견됐다.

군부의 보복을 우려해 익명을 요구한 목격자들은 "의사로 보이는 사람들이 치알 신의 시신을 꺼내 머리를 만지는 듯했다"라며 "시신에서 무언가 작은 조각을 꺼내 서로 보여주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치알 신은 지난 3일 쿠데타 항의 시위를 하다가 머리에 총탄을 맞고 숨졌다. 태권도와 춤을 좋아했던 치알 신은 '모두 잘 될 거야'(Everything will be OK)라고 쓴 티셔츠를 입고 시위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치알 신의 옷에 쓰인 문구는 군부 쿠데타에 맞선 시민 저항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미얀마 시민들은 그를 민주화 영웅으로 추앙하며 전날 열린 장례식에 수많은 인파가 모였다.

그러나 군부가 통제하는 미얀마 국영 언론은 치알 신이 경찰이 사용하는 무기에 의해 다쳤을 개연성이 낮다며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군부 측 대변인은 시신 도굴 여부에 답하지 않았다. 

시민들은 치알 신을 죽이고 시신까지 도굴한 군부의 잔혹한 행각에 분노하며 더 많은 시민이 시위에 동참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전날 비공개 회의를 열어 미얀마 사태를 논의했다. 하지만 미얀마 군부와 관계가 깊은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의안 채택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슈래너 버기너 유엔 미얀마 특사는 회의에서 "안보리의 단결과 강력한 행동이 군부의 폭력을 멈추고 민주주의를 복원하는 데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 시민들이 유엔에 거는 희망이 약해지고 있다"라며 "국제사회는 원칙을 저버린 군부의 행동을 규탄해야 하고, 군부 정권을 인정하거나 정당성을 부여해서는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