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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새 학년 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고등학교에서 1학년 학생들이 등교하며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새 학년 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한 학교 1학년 학생들이 등교하며 발열체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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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2021년이 드디어 시작됐다. 학교의 시작은 1월 1일이 아니라 새로운 아이들이 입학하는 3월 2일이다. 예년 같았으면 '새 아이들 맞이'로 바쁠 테지만 코로나19 때문에 2020년에 이어 축 가라앉아 새 시작의 '들썩거림'은 찾을 수 없었다.

그래도 첫날 아닌가? 애써 밝은 마음으로 잘 바르지도 않는 로션을 바르고 나름 깨끗한 옷을 입고 집을 나서니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 2021년에도 코로나19 학교 방역 담당자를 맡아 신입생 아이들이 오기 전 아이들의 발열체크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선생님이 출근하며 말했다.

"선생님, 일찍 나오셨네요?"
"네, 열화상 카메라와 자동 손 소독 분사기 점검하려고요."
"오늘이 입학식인데... 이번 신입생들은 참 안됐어요. 코로나19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식도 못 하고, 입학식도 못 하고..."
"그러네요. 그래도 작년보다는 희망이 보이는 것 같아요. 지금은 교육부 지침에 따라 유치원, 초1~2학년, 고3, 특수학교만 매일 등교 가능하고 나머지 학년은 1/3만 등교하지만 점차 등교 학년을 늘린다잖아요."

"우린 1학년만 오죠? 언제나 다 올 수 있으려나... 확진자 숫자가 줄어야 하는데... 너무 안 줄고 있어서..." 
"그래도 작년에는 4월 중순까지 전 학년이 등교 못 했잖아요. 코로나19가 뭔지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뭐 아는 게 없어 공포에 사로잡혀 어쩔 줄 몰랐잖아요. 지금은 백신 접종도 시작했고..."


정해진 등교 시간이 한참 남았는데 아이들이 현관 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쭈뼛쭈뼛했다. 반가운 마음에 최대한 웃는 모습으로 부드럽게 말했다.

"안녕하세요. 입학을 축하합니다." 
"안녕하세요. 근데 저 어디로 가야 해요?" 
"몇 반이니?" 
"모르는데요."


1월에 알려준 임시반을 잊어버린 아이였다. 큰일이다 싶었다. 자기 반을 모르는 아이들이 분명 한두 명이 아니리라. 마침 출근하는 1학년 담임선생님에게 말하니 임시반 편성 결과를 교실 앞에 붙이겠다고 했다.

"얘야, 이 선생님 따라갈래? 그럼 네가 몇 반인지 알려주실 거야."
"네."
 

선생님을 따라가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며, 코로나19 감염되면 어쩌나 걱정만 했지 아이들 맞을 준비는 부족했구나 싶었다.

학교폭력의 책임

반성할 틈도 없이 아이들이 쏟아져 들어왔다. 정신없이 인사하고 안내하고 있는데 코앞에서 한 아이가 신발주머니로 친구를 때렸다.

"왜 친구를 때리니?" 
"선생님, 얘가 자꾸 놀리잖아요." 


그러자 맞은 아이가 "미안해" 한다. 

"실컷 놀리고 미안하다고 하면 다야?"

놀린 아이도, 그렇다고 그것을 참지 못하고 때린 아이도 문제였다. 코앞에서 싸우는(?) 모습에 순간 화가 나서 이야기하다 문득 이 아이들이 제대로 배우지 못했음이 떠올랐다. 나쁜 아이들이 아니라 제대로 배우지 못한 아이들이다. 지금이라도 가르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 상대가 그만하라고, 놀리지 말라고 하면 멈춰야지 계속 놀리면 되니? 그리고 성의가 느껴지지 않는 사과를 하고... 그리고 너도 친구가 놀린다고 친구를 때리니? 좋게 말하고 그래도 말을 안 들으면 선생님에게 말하든 해야지 폭력을 쓰는 건 놀린 것보다 더 큰 잘못을 하는 거야. 진지하게 사과하고 잘 지내도록 해. 알겠니? 그럴 수 있니?"
"네. 선생님."
"네. 선생님 죄송해요."


가르치면 된다. 요즘 매일 쏟아지는 학교폭력 문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은 선생님들과 부모들의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요즘 부쩍 '학력 격차'를 걱정하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물론 나 역시 '학력 격차'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학생들의 '사람다움'이 걱정이다. 가르치면 되는데 그 시기를 놓칠 것 같아 걱정이다. 인성교육을 강화한다고 자료를 내라고 하지만 극히 형식적인 것 같아 안타깝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2021학년도 신학기 첫 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울산시 남구 울산공고에서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2021학년도 신학기 첫 등교가 시작된 2일 오전 마스크를 쓴 학생들이 등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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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발열체크 지도를 마치고 1학년 교실로 올라가 봤다. 중학생들에게서 보기 어려운 바른 자세로 TV 화면으로 교장선생님의 훈화를 듣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니 '얼마나 오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괜스레 울컥했다. 지난 1년간 화면상으로 많은 것을 경험해서인지 아이들의 모습에서 낯설거나 적응이 안 돼 어리둥절해 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더 안타까웠다.

교육부 등교 지침에 따라 등교하지 못한 2학년, 3학년 교실에선 담임선생님의 훈화 말씀과 학교폭력 예방교육이 이어졌다. 화면을 보며 최대한 밝은 목소리로 아이들과 이야기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고 또 안타까웠다.

반가운 소란 

쉬는 시간이 되었는지 복도가 소란스럽다. 전에는 쉬는 시간만 되면 옆 선생님과 대화가 불가능할 정도로 시끄러워서 수시로 복도로 나가 떠들지 말라고 소리쳤었는데... 지금은 이 소란이 반가웠다.

"선생님, 역시 학교는 아이들이 있어야죠?" 
"그렇긴 한데... 전 좀 불안하기도 해요. 아이들은 감염이 잘 안 된다고 하지만 아예 안 걸리는 게 아니잖아요? 제가 아이들을, 또 그 반대로 감염시킬까봐 걱정이에요." 
"어제 뉴스를 보니 교사들을 백신 우선 접종할지 검토 중이라니 기다려 봐야죠."


'낯섦'이 주는 어색함에도 삼삼오오 모여 밝게 웃고 떠드는 아이들, 불안한 마음에도 반갑게 아이들을 맞는 선생님들을 보며 나는 우리를 괴롭히는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

돌이켜 보면 작년 이맘때보다 훨씬 많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내가 희망을 갖는 것은 코로나19에 대해 알게 된 것, 백신 접종이 시작된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분명 앞으로 집단 면역이 생길 때까지 우리에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난 1년간 그래왔듯 우린 서로에 대한 신뢰로 코로나19를 극복해 올해 졸업식은 그리고 내년 입학식은 예전처럼 시장통인지 학교인지 구분되지 않는 흥성거림 속에서 행해질 것이라고 믿고 싶다. 아니,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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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소재 중학교에서 근무하고 있는 교사입니다. 또 학교에 근무하며 생각하고 느낀 바를 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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