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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상장2리 마을회관에 지난 2월 1일부터 17일까지 대기질 측정 이동차량이 상주하며 대기질을 측정했다.
 충남 예산군 상장2리 마을회관에 지난 2월 1일부터 17일까지 대기질 측정 이동차량이 상주하며 대기질을 측정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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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가 예당일반산업단지 일원에 예당2일반산업단지 추가 조성을 검토 중인 가운데, 기존 산단 인근 마을에서 발암물질인 벤젠이 기준치 이상으로 검출된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지역민들의 '건강 피해' 우려가 현실로 드러난 것이다.

해당 지역 주민들은 "기존 산단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와 악취로 피해를 입고 있다"며 추가 건설을 반대해 왔다. 앞으로 산단 규모가 더 확장될 경우 마을의 벤젠 농도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예당2산단은 기존 예당산단과 연계해 90만5181m² 규모의 조성사업을 계획됐다. 오는 2024년까지 1294억 원을 투자하는 민간개발방식이다. 건설 부지는 예산군 고덕면 지곡리와 상장리 등 일원이다. (관련기사 : 한 지역에 산업단지가 4개... "여기서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 http://omn.kr/1oh71)

조사지역 세 곳 모두 벤젠 기준치 초과 측정

<오마이뉴스> 취재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 1월 22일 충남도와 예산군은 예당2산단이 추가로 조성될 고덕면 상장리·지곡리, 기존 산단이 있는 오추리 주민들의 반대에 따라, 지역 대기질을 조사하고 굴뚝 오염도를 측정하기로 결정했다. 조사 권한은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 위임했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2월 1일부터 17일까지 상장1리 마을회관과 도랑골(상장1리)노인회관, 상장2리 마을회관 등 3곳에 대기질을 측정할 수 있는 이동차량을 배치했다. 조사 위치는 지역 주민들이 정했다. 그 결과 세 곳 모두 기준치(충남도 기준치 3.0㎍/㎥)를 초과하는 벤젠 성분이 측정됐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예당산단 인근 마을에서 기준치 이상의 벤젠이 검출됐다.
 충남보건환경연구원 조사 결과 예당산단 인근 마을에서 기준치 이상의 벤젠이 검출됐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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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결과가 담긴 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상장1리 마을회관의 경우 일평균농도는 0.7~1.8㎍/㎥, 측정기간 평균농도는 1.0㎍/㎥였으나, 대기정체기인 2월 7일 오후 12시~1시 사이에는 벤젠 농도가 3.5~3.7㎍/㎥까지 올랐다. 충남도 환경기준인 3.0㎍/㎥를 초과한 것이다.

상장1리에 속하는 도랑골 노인회관에서도 2월 10일부터 14일까지 총 4회에 걸쳐 기준치(3.0㎍/㎥)를 초과하는 벤젠이 측정됐다. 같은 기간 상장2리 마을회관에서도 3회에 걸쳐 기준치 이상의 벤젠 성분이 확인됐다.

앞서 2019년 예산군이 예당산단 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모니터링에서 벤젠 등 오염물질이 검출된 적 있지만, 인근 주거지역에서 벤젠 성분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같은 측정 결과는 충남도와 예산군에도 전달됐다. 대기질 조사 결과에 따른 추후 조치 사항은 아직 정해진 바 없다.

다만 같은 기간 예당산업단지와 인근 신소재산업단지 안 5개 사업장 굴뚝 측정에서는 특이점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충남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측정 기간 동안 미세먼지가 발생해 빠져나가지 못하는 시기가 있었다"며 "그 시기를 대기정체기라고 하는데 바로 그때 벤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당산단과 인근 산단에 있는 5개 사업장의 굴뚝을 측정한 결과에서는 특이 사항이 없었다"며 "다만 측정기간 중 공장(굴뚝)시설이 모두 가동됐는지, 일부만 가동됐는지는 파악할 수 없다. 굴뚝만 측정하다 보니 전반적인 가동상태를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공장의 전면 가동 여부에 따라 측정수치가 다를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벤젠 불검출, 신뢰성 의문"

   
예당2산단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벤젠이 불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서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당2산단 환경영향평가서에서는 벤젠이 불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주민들은 환경영향평가서를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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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단 추가 조성 예정지 인근에서 벤젠이 측정되자, 예당2산단 조성을 반대해온 주민들은 당장이라도 사업계획을 중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입장이다. 특히 산단이 추가 조성되기 전인데도 벤젠 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했기 때문에, 만약 예정대로 산단 규모가 더 늘어날 경우 오염물질 농도 수치가 훨씬 높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한편, 상장리와 지곡리 주민들은 예당2산단 환경영향평가서의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해당 환경영향평가에서는 벤젠이 '불검출'로 나와서다.

이근식 예당2산단 조성사업 반대 주민대책위원장은 "벤젠이 측정되면서 예당2산단의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해서도 믿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암 환자가 많이 나온 상장1리 주민 사이에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환경영향평가서는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금강유역환경청에도 민원을 넣고 문제제기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그:#예당2산단 , #산업단지 건설 , #벤젠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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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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