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 오프 시간 기준으로 2일 16시간 30분만에 맨시티 선수들은 주심의 휘슬 소리에 따라 또 뛰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팀 구성원 중에서 부상 선수가 적어서 더블 스쿼드에 가까운 로테이션을 가동할 수 있는 형편이라지만 목요일(25일 오전 5시, 헝가리 부다페스트) 열린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어웨이 게임에 이어 토요일(27일 오후 9시 30분, 잉글랜드 맨체스터) 열린 프리미어리그 홈 게임 일정은 벅찰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맨시티 선수들은 쉽지 않은 이번 고비를 골 넣는 수비수들 덕분에 넘어섰다.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끌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한국 시각으로 27일 오후 9시 30분 맨체스터에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에서 이례적으로 센터백 두 선수의 결정적인 득점에 힘입어 2-1로 이기고 최근 20게임 연속 승리(27게임 연속 무패)의 대기록을 이어나갔다.
'디아스, 스톤스' 나란히 1골씩, 수트라이커 빛나다
요즘 맨시티 선수들에게는 승승장구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웬만하면 중간에 한 두 게임 비길 수도 있었지만 놀라운 집중력으로 20게임을 내리 이겨냈다. 게다가 여기에 이어진 일곱 게임 중 겨우 3게임만 비긴 것이니 최근 27게임 연속 무패(24승 3무, 63득점 8실점)의 놀라운 역사를 쓰는 중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을 눈앞에 두었고, 잉글리시 FA(축구협회)컵 8강 진출, 리그 컵(카라바오 컵) 결승 진출은 물론 2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보다 승점 13점이 많은 압도적 리그 1위로 두 시즌만에 프리미어리그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이런 맨시티에게 2월 마지막 게임 일정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게임을 뛰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다녀와서 제대로 쉬지도 못하고 리그 4위로 추격중인 웨스트햄을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이 두 게임 모두 골문을 지킨 골키퍼 에데르송은 포지션 특성상 예외로 두고 센터백 후뱅 디아스는 만 23살 젊은 나이를 자랑하듯 이 두 게임을 모두 선발로 나와 끝까지 임무를 완수하는 놀라운 체력을 자랑했다.
그런데 3개월 뒤 만 31살이 되는 카일 워커가 더 놀랍다. 그 역시 후뱅 디아스와 함께 후반전 교체도 안 하고 포 백 라인을 두 게임 연속 지켜준 것이다. 그리고 미드필더로서 최근 물 오른 득점 감각을 자랑하고 있는 일카이 귄도안도 두 게임 모두 선발로 나와 지난 게임 풀 타임에 이어 이번 게임 89분을 뛰어냈다.
이들 중에서 센터백 후뱅 디아스의 맨시티 데뷔골이 마침 귀중한 시간에 나왔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맨시티의 자랑 케빈 데 브라위너가 30분에 오른쪽 측면에서 기습적인 왼발 크로스로 후뱅 디아스의 헤더 첫 골을 도운 것이다. 이틀 전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독일)와의 챔피언스리그 16강 첫 게임에서도 주앙 칸셀루의 크로스 정확도가 특별히 빛난 것처럼 이번 게임 케빈 데 브라위너의 왼발 크로스 궤적은 보는 이들에게 아름다움과 놀라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 주었다.
그래도 피곤할 수밖에 없는 맨시티 선수들은 전반전 끝무렵 동점골을 내줬다. 웨스트햄에서 요즘 가장 잘 나가고 있는 두 선수에게 빈틈을 내준 것이다. 43분에 비교적 높은 위치에서 공 소유권을 확보하여 역습을 전개한 웨스트햄은 블라디미르 쿠팔의 오른쪽 얼리 크로스로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낮게 깔린 크로스를 받은 제시 린가드가 오른발로 방향을 살짝 바꾼 공을 미카일 안토니오가 반대쪽에서 달려들어 왼발 밀어넣기를 성공시켰다.
이대로 연승 기록 이어가기가 결코 쉽지 않아 보였던 맨시티는 68분에 또 한 명의 센터백이 천금의 결승골을 터뜨렸다. 미드필더와 공격수들이 웨스트햄의 겹수비에 꽁꽁 묶여 있었기 때문에 좀처럼 골문을 열지 못할 듯 보였지만 이번에는 존 스톤스가 오른쪽 측면에서 리야드 마레즈가 찔러준 왼발 패스를 받아 감각적인 오른발 돌려차기를 기막히게 차 넣었다. 현대축구의 포지션 구분은 어디까지나 상대적 역할을 표시한 것일 뿐 필요에 따라 여러가지 역할을 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결과물을 맨시티 센터백 두 선수가 보여준 셈이다.
이렇게 한숨을 돌리며 20게임 연승, 프리미어리그 기준 14게임 연승 휘파람을 불게 된 맨체스터 시티는 다음 달 3일(수)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홈 게임에 이어 8일(월)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더비 매치를 준비해야 한다. 반면에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는 다음 달 9일(화)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홈 게임이 있기 때문에 체력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게 됐다.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결과
(2월 27일 오후 9시 30분, 에티하드 스타디움, 맨체스터)
★ 맨체스터 시티 2-1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득점 : 후뱅 디아스(30분,도움-케빈 데 브라위너), 존 스톤스(68분,도움-리야드 마레즈) / 미카일 안토니오(43분,도움-제시 린가드)]
◇ 2월 27일(토) 오후 9시 30분 프리미어리그 맨시티 선수들 기록
FW : 페란 토레스(65분↔필 포든), 세르히오 아게로(61분↔가브리엘 제주스), 리야드 마레즈
MF : 일카이 귄도안(89분↔로드리고), 페르난지뉴, 케빈 데 브라위너
DF : 올렉산드르 진첸코, 후뱅 디아스, 존 스톤스, 카일 워커
GK : 에데르송
◇ 2월 25일(목) 오전 5시 챔피언스리그 맨시티 선수들 기록
FW : 베르나르두 실바, 가브리엘 제주스(80분↔세르히오 아게로), 라힘 스털링(69분↔리야드 마레즈)
MF : 필 포든(80분↔페란 토레스), 로드리, 일카이 귄도안
DF : 주앙 칸셀루, 아이메릭 라포르테, 후뱅 디아스, 카일 워커
GK : 에데르송
◇ 2020-2021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순위표
1 맨체스터 시티 26게임 62점 19승 5무 2패 52득점 16실점 +36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5게임 49점 14승 7무 4패 53득점 32실점 +21
3 레스터 시티 25게임 49점 15승 4무 6패 44득점 27실점 +17
4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26게임 45점 13승 6무 7패 40득점 31실점 +9
5 첼시 FC 25게임 43점 12승 7무 6패 41득점 25실점 +16
6 리버풀 FC 25게임 40점 11승 7무 7패 45득점 34실점 +11
7 에버턴 FC 24게임 40점 12승 4무 8패 37득점 33실점 +4
8 아스톤 빌라 23게임 36점 11승 3무 9패 37득점 26실점 +11
9 토트넘 홋스퍼 24게임 36점 10승 6무 8패 37득점 27실점 +10
10 리즈 유나이티드 25게임 35점 11승 2무 12패 43득점 43실점 0☞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