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라디오방송 진행자의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종차별적 비난 논란을 보도하는 독일 공영방송 DW 뉴스 갈무리.

독일 라디오방송 진행자의 방탄소년단에 대한 인종차별적 비난 논란을 보도하는 독일 공영방송 DW 뉴스 갈무리. ⓒ 독일 DW

 
독일의 한 라디오방송 진행자가 방탄소년단(BTS)을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비유하며 인종차별적인 비난을 퍼부었다가 거센 역풍을 맞았다.

독일 공영방송 DW에 따르면 26일(한국시각) 독일 라디오방송인 '바이에른3'(bayern3)의 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마티아스 마투쉬케는 BTS의 공연을 혹평했다.

BTS는 지난 24일 한국 가수로는 처음으로 미국 음악전문방송 MTV의 어쿠스틱 사운드 라이브 프로그램인 < MTV 언플러그드 >에 출연해 영국 유명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인기곡인 '픽스 유'(Fix You)를 불렀다. 

BTS의 공연은 전 세계 팬들은 물론이고 원작자인 콜드플레이도 자신들의 트위터에 한글로 '아름다운 @bts'라며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마투쉬케는 아이돌그룹인 BTS의 < MTV 언플러그드 > 출연을 "너무 모순적"이라고 비난하며 콜드플레이의 노래를 부른 것에 대해 "신성 모독"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나는 무신론자이지만 BTS가 '픽스 유'를 커버한 것은 신성 모독"이라며 "이들을 앞으로 20년간 북한으로 휴가를 보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BTS는 코로나19를 뜻하는 COVID-19처럼 축약어"라며 "이들로부터 보호할 백신이 곧 나오니 희망적"이라고 황당한 비난을 했다.

원작자도 칭찬한 무대가 신성 모독? 
 
 자신들의 노래를 커버한 방탄소년단에게 감사를 전하는 콜드플레이 트위터 계정 갈무리.

자신들의 노래를 커버한 방탄소년단에게 감사를 전하는 콜드플레이 트위터 계정 갈무리. ⓒ 콜드플레이 트위터

 
마투쉬케는 논란을 의식한 듯 "나는 한국에 대해서는 전혀 악감정이 없다"라며 "BTS가 한국 출신이라고 해서 나를 인종주의자라고 비난할 수 없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나는 아주 근사한 한국 차를 가졌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 세계 BTS 팬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투쉬케의 발언을 비판하고 나섰다. 팬들은 그의 발언이 명백한 인종차별이라며 '#RassismusBeiBayern3' '#Bayern3Racist' 등의 해시태그를 달아 비판 여론을 일으켰다.

한 팬은 트위터에 "반아시아적인 마투쉬케라는 사람이 BTS를 코로나19에 비유한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며 "그런 발언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와 폭력을 부추긴다"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바이에른3 방송은 성명을 내고 "해당 발언은 진행자 개인의 의견"이라며 "마투쉬케가 과장된 방법으로 의견을 제시했다가 BTS 팬들에게 상처를 줬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마투쉬케는 BTS의 커버 무대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려는 것이었고, 팬들에게 상처를 줄 의도는 전혀 없었다"라며 "그는 난민을 돕고 극우 반대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인종차별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진행자의 의견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취지"라며 "그럼에도 팬들이 상처를 받고, 인종차별을 느낀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기 때문에 앞으로 마투쉬케와 이번 문제를 놓고 깊이 논의하겠다"라고 밝혔다.
방탄소년단 콜드플레이 인종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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