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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대로 생각한다'의 글처럼, 나 스스로 농부의 삶을 생각하고 결정했다. 그리고 그 삶의 과정과 결과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지거나 후회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 그러나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충돌하는 두 자아가 지금까지의 삶을 밀어왔다.
 
 전라북도 남원 실상사
 전라북도 남원 실상사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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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년 전, 삶의 방향을 바꾸려고 인드라망 불교귀농학교를 찾은 것도 우연은 아니었다. 귀농학교에서 만난 다양한 연령과 직업의 사람들 중에는 나와 비슷한 생각으로 삶을 전환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귀농교육의 첫 강의는 실상사 주지 도법스님이었다. 맑고 잔잔하면서도 때로는 파도처럼 호통치듯이 허상에 얽매인 귀농은 하지 말라고 했다. 삶을 바꿔보려는 사람들에게 격려가 아니라 냉철하게 실상을 보라고 하는 것이 어리둥절했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그 말을 자각할 수 있었다.

그 후로 농부의 길을 돌고 돌았지만 뒤돌아 보면 내 생각과는 다른 방향으로 헤매고 있었다. 또 한 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었고, 여러 개의 이정표가 있었지만 마음이 가리키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양파와 마늘밭에서 올해 첫 농사를 시작했다
 양파와 마늘밭에서 올해 첫 농사를 시작했다
ⓒ 오창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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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살림의 농사를 시작하다

흰눈을 털어내지 못한 지리산 천왕봉이 보이는 남원 실상사 농장에서 새로운 농부의 삶을 시작한 지 열흘이 되지 않았다. 함께 하는 공동체의 생활에 익숙해지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반짝이는 별과 달빛을 보고 고요한 새벽을 맞이하는 하루가 너무 좋을 뿐이다.

날씨가 조금씩 풀리면서 월동을 한 양파와 마늘밭을 돌보는 것으로 올해의 농사를 시작했다. 농사는 농장의 농부들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찰의 여러 공동체 식구들이
울력으로 참여한다.

아직은 바쁜 때가 아니지만 양파와 마늘의 기운을 붇돋아주려는 스님은 밭으로 나와 일손을 보탰다. 새싹들이 솟아오르는 때에 맞춰 천천히 움직이며, 비와 바람과 태양에도 지치지 않는 농부의 몸과 마음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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