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이용자들에 한정된 음성 기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럽하우스가 유명해지고 있다. 초대장을 받아 초청된 사람들이 클럽하우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가입하게 되면 각자 사용 가능한 초대장을 두 장씩 받게 된다. 이런 폐쇄적인 플랫폼 특성상 초대장을 받으면 특별해진 기분이 든다. 초창기에 비해 현재 유저들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곧 안드로이드 버전도 출시될 예정이라고 하니 사용자들은 더욱 늘어날 추세다.
 
클럽하우스는 특정 주제로 방을 개설하여 그 주제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유입을 끌어내 새로운 대화의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배우고 싶은 사람, 관심 있는 사람, 그저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 등등 방으로 유입되는 사용자들은 각양각색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유명 셀럽이 여는 방을 쫓아다니기도 하고, 사업을 함께 운영할 협력업체를 찾기 위해 방을 개설하기도 하고, 그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는 방, 성대모사를 뽐내는 방 또는 좋아하는 노래를 부르는 방을 열기도 한다. 몇몇 방에서는 창업자의 고민을 들어주며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기반해 유익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모더레이터들을 만나기도 했다. 아무런 거리낌 없이 기꺼이 손을 내미는 모더레이터들이 '선순환' 그 자체였다. 지속적으로 함께 성장하자는 상생의 문화에 대한 모델을 본 것 같았다.
 
개성적이고 독창적인 각각의 방은 방을 운영하는 방장, 보조 운영자들 그리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화자, 조용히 듣고만 있는 청취자로 구성된다. 방에 들어가면 손을 흔드는 버튼과 조용히 퇴장하는 버튼이 있다. 스피커로 이야기에 참여하고 싶으면 언제든 손을 흔들면 된다. 스피커가 너무 많다거나 방의 운영시간이 다 되어 방을 닫아야 할 때를 빼고는 대부분 모더레이터들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스피커들을 환영한다. 또한 방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언제든지 조용히 퇴장버튼을 누르고 나갈 수 있다.
 
초대장을 받은 사람들만 가입할 수 있었던 플랫폼들은 과거에도 존재했다. 그러나 클럽하우스만이 가지는 차별화된 매력과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장점은 무엇일까?
 
줌(Zoom)이 사람들을 화상채팅으로 이어주었던 플랫폼이었다면 클럽하우스는 오로지 음성만으로 연결시키는 플랫폼이라 할 수 있다. 만나고 싶었던 나의 우상, 클럽하우스가 아니면 말 한 번 섞어보지 못했을 동종업계 종사자들, 혹은 취향이 비슷한 누군가를 실시간으로 목소리로 함께하는 경험은 굉장히 특별하다. 언택트 시대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 대화를 나누고 싶은 누군가와 실시간으로 접촉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위안과 유익을 동시에 주고 있다.
 
클럽하우스는 목소리로 전달되는 누군가의 존재를 독립적이고 인격적인 한 개체로 '존중'한다. 방 안에서 말하고 듣고 경청하는 순간, 사용자들은 어떤 판단이나 평가, 선입견으로부터 벗어난 상태로 '연결'된다. 물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사용자들의 프로필을 타고 들어가게 되고 그 사람에 대한 정보들을 알아낼 수는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누구든 동등한 입장에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산뜻한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불쾌한 언사, 무례한 언행을 하는 사람은 모더레이터들에 의해 말할 자격을 박탈당한다. 클럽하우스에 존재하는 많은 유저들이 공통적으로 입을 모아 말하는 단어는 '존중'이다. 오로지 음성으로만 소통하고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 이야기의 흐름을 놓치기 쉬운 클럽하우스에서 사람들은 '경청'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유저들 대부분이 암묵적으로 '존중'의 중요성에 동의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이, 직업, 성별 등에 전혀 상관없이 유저들은 누구에게나 존중의 태도를 보인다. 클럽하우스의 방들에 '상냥한 반말' '친절한 반말' '예의있는 반말'이라고 적힌 방이 종종 눈에 띠는 것도 평등하고 수평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하나의 흐름이라 볼 수 있다.

모더레이터, 스피커, 리스너의 경험을 아우르며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들은 말은 하나였다. "클럽 하우스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거예요." 오프라인 세상도 마찬가지다. '나 한 사람이라도'라는 마음가짐만이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동력이다. 우리가 만들어가는 세상이 우리가 만들어가는 SNS세상에 스며든다. SNS 세상에서 경험하는 일들이 오프라인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된다. 클럽 하우스라는 새롭게 등장한 이 음성기반 사회 관계망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수평적인 존중의 문화를 현실화할 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모든 것은 유저들에게 달렸다.

물론 우려되는 점도 존재한다. 클럽하우스에도 위계와 서열은 존재한다는 비판적인 시각, 목소리 큰 사람들의 장이 되고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 또한 클럽하우스에서 나누는 이야기들의 보안을 위협하는 해킹 문제도 논란이다. 클럽하우스 대변인은 보안 우려와 관련해 재발 방지를 위한 새로운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말했지만 전문가들은 대변인의 말에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언택트 시대의 연결의 플랫폼이 되어준 클럽하우스, 앞으로 어떻게 성장하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나갈지, 많은 우려들을 어떻게 대처하며 발전할 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덧붙이는 글 이 글은 양윤미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claire1209)에도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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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화예술기획자/ 『오늘이라는 계절』 (2022.04, 새새벽출판사) 울산북구예술창작소 감성갱도2020 활동예술가 역임(2022) 『사는 게 만약 뜨거운 연주라면』 (2023.10, 학이사) 장생포 아트 스테이 문학 레지던시 작가(2024) (주)비커밍웨이브 대표, (사)담문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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